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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공직을 사퇴하고,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경선에 마지막 주자로 합류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노무현 정권 임기 마지막해 대통령 의전행정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와 노 전 대통령과의 숨겨진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변 전 대행은 지난 26일 27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퇴임식에 이어 '정치인'으로서 첫 일정으로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로서 상징성이 큰 첫 행보를 자신이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총력을 쏟아온 코로나19 대응 민생 현장이 아닌 봉하마을을 선택한 것을 놓고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민주당 김영춘 박인영 예비후보가 '노무현 정신 계승'을 앞세워 봉하마을을 참배한 것과 달리 그의 이날 행보는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원들을 의식한 다소 의례적인 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변 전 대행이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서 묵념한 뒤 추모의 글이 새겨진 1만 5000여 개의 박석 중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박석을 들여다보면서 이 같은 의문은 풀렸다.
비서실 직원 명단 속에 변성완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국에서 근무하던 변 전 대행은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청와대로 소속을 옮겨 대통령비서실 행사의전팀 의전행정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했다.
그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남북군사분계선을 걸어서 직접 넘어가는 역사적인 현장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참여정부 실패론이 제기된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개혁 정책들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고뇌하는 모습도 곁에서 지켜봤다.
그는 방명록에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 ''민생이란 말은 저에게는 가슴아픈 송곳이다'라고 하시던 대통령님의 말씀이 무겁게 사무친다. 부산시민의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시정 연설 때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변 전 대행은 "옆에서 바라 본 노 대통령은 정말 소탈하고 인간적인 분이었다. 따뜻하고 살갑게 말씀을 해 주시곤 하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며 "그분이 비운에 돌아가셨을 때는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모셨던 어른이니까 공직을 퇴직하면서 당연히 제일 먼저 가서 뵈야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영면해 계시지만 열심히 해서 대통령님께 부끄럽지 않은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덧붙였다.
변 전 대행과 노 대통령의 '숨겨진 인연'이 알려지면서 SNS에서는 그의 이날 참배 사진이 공유되는 등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 민주당 지지자는 "노 대통령님께 비수를 던지고 죗값을 치러라 등떠밀던 인간들도 노무현 이름 석자 팔아 묻어가기 바쁜데 묵묵히 박석으로 그 곁을 지킨 사내의 모습이 듬직하다. 박석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행보를 보이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