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초 LTV 80%라더니"… 은행들, 지역별 상한선 차등 적용

지방, 수도권보다 5~20%P 낮아
지역 차별·형평성 문제 등 제기
현장에선 가이드라인 작동 못 해
서민 주거 안정 정책 취지 ‘무색’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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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때 LTV 80%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지역마다 적용 LTV가 달라 ‘지역 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 동래구 일대 도심. 부산일보DB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때 LTV 80%를 적용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지역마다 적용 LTV가 달라 ‘지역 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 동래구 일대 도심. 부산일보DB

울산 동구에 사는 직장인 A(38세) 씨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를 적용해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집 근처 은행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A 씨가 사는 지역은 LTV 75%까지만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LTV 차이가 나는 것이냐’는 A 씨 질문에 은행원은 “담보 회수율이 낮은 지역이라 어쩔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A 씨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혜택을 준다고 들어 집을 마련하겠다고 큰마음을 먹었는데,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이 같은 혜택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한해 LTV를 80%까지 인정해 주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LTV를 대폭 완화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오히려 강화하며 나타나는 실효성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지역별 차등’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잇따른 논란에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 지역별로 차등화된 LTV 상한선을 적용하고 있다.

B은행의 지역별 LTV 상한선 현황을 살펴보면 전라북도 고창군은 60%, 충청북도 보은군과 경상북도 군위군은 70%를 적용받는다. 울산 동구, 경남 거제, 강원 동해·삼척 등도 상한선이 75%로 책정됐다. C은행도 일부 지방의 경우 LTV 상한선을 70%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C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정한 LTV 이내로 대출을 취급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은행이 판단하는 담보회수율이 당국 기준보다 낮은 경우 담보회수율 이내에서 대출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5~20%포인트 낮은 LTV를 적용받게 되는 셈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정책 발표 당시 소득과 지역, 집값과 무관하게 생애 처음 집을 사는 사람에게는 LTV 8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보할 때는 누구에게나 최초 구입인 경우 LTV 80%를 적용해 준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지역별로 차등된 LTV를 적용하다면, 이것이 바로 지역차별 아니겠느냐”며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정책 자체가 희망고문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서울보증보험(SGI)에서 취급하는 모기지보험을 활용하면 LTV를 80%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모기지보험은 대출기관에 차주의 주담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다만 모기지보험을 이용할 경우 보험료가 추가돼 차주의 상환 부담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또 모기지보험을 이용한다고 해도 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모기지보험을 들어도 대출액이 은행 규정상 최대 담보인정비율 이상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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