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어도 흡수통합
사라진 옛동독 언어 많다
동서독의 언어통합은 정치 경제 사회부문과 마찬가지로 옛 서독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정리됐다고 독일의 시사주간지 데어 슈피겔이 17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언어학자 만프레트 헬만 박사의 연구를 인용,통일 이후 옛서독인들은 옛 동독의 단어중 10여개만을 받아들인 반면 옛 동독인들은 2천~3천개의 옛 서독 단어들을 새로 암기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고 공개했다.
만하임에 있는 독어학연구소의 헬만 박사는 또 "동독에서 온 8백여개의 단어들이 언어사의 쓰레기통속으로 들어갔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 대부분의 단어들은 서독지역에 똑같은 의미의 단어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일독일에서는 사어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옛 동독인들이 통일 직후 "하루아침에 학생으로 전락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했으며 실업수당,소득세신고,파산,중개인,주식소득,강제경매 등과 같이 인생에서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단어들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슈피겔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근 한달 동안 동독지역 신문의 편집국에는 언어 불안을 느낀 많은 동독인들이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했다는 것.독자 상담란에는 옛 서독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 연일 게재됐다면서 지난 93년 할레대학 독일어연구소에 설립된 언어상담전화에도 지금까지 무려 7천여통의 상담전화가 걸려왔다고 전했다.
이 주간지는 그러나 옛 동독인들은 "40년간의 사회주의에서 훈련된 철저함으로 이제는 그들의 공부를 모두 끝냈다"고 말하고 "전문가들 조차도 말하는 것만 듣고는 동서독 출신을 구별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베를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