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아빠 탈출하기] 자녀 옷 입는 취향 인정해야 자꾸 간섭하면 갈등만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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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보는 눈이 꼭 그렇더라.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디자인이 복잡하기만한 외투를 사겠다는 딸에게 한마디 했더니, 쇼핑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는 말이 없었다. 내 눈에는 이 추운 겨울에 보온도 전혀 되지 않을 것 같은 옷인데, 그 옷이 마음에 든다니 참 알 수없었다. 결국 옷은 사지도 못하고 기분마저 상해서 모두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내는 나를 탓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말에 화를 내고 말았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싶어 마음이 착잡했다.

△ 이렇게 해 보세요

"우리 엄마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활동하기에 불편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대학생에게 왜 그렇게 입었냐 물었더니 어머니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더군요.
 
대학생 정도 되면 옷은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니냐는 말에 어머니께서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다녔으면 하시는데 저는 청바지 입는 걸 좋아하니 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옷을 구입할 때 부모님들의 의견이 많은 부분 반영됩니다. 조금 더 따뜻하고 입고 벗기 편한 옷, 이왕이면 건강에도 좋은 옷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자녀들이 커가면서 선택권은 자연스레 아이들의 몫이 됩니다.
 
친구가 입고 있는 걸 보는 경우도 있고, 텔레비전에 나온 디자인이라서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의 안목을 스스로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녀들은 옷 선택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때부터 '취향'에 따른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이른바 '상상적 청중'을 경험합니다.
 
이로 인해 특이한 옷차림이나 개성을 강조해서 자신의 매력을 상상적 청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청소년들은 패션 스타일에서 자신들의 선택권을 주장하게 됩니다.
 
이때 부모님에게는 아이들의 취향을 인정해 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만약 구입한 옷이 보온이 잘 안 된다면, 이를 스스로 경험한 아이들은 다른 선택을 하거나 자신만의 방안을 찾아낼 것입니다.
 
이 역시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거지요. 부모님의 스타일을 계속 주장하다보면 대학생이 되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보다는 부모님의 선택에 의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옷 선택만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취향의 인정은 사소하게 여겨지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는 감정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부모의 몫은 자녀들이 선택에 대한 도움을 청할 때 멋진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장문숙·부산시양정청소년수련관 청소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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