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띠 의사들이 전하는 새해 건강 유지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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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처럼 길게 사는 기초 체력 다지는 원년 되길…"

뱀의 해를 맞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4마리의 뱀 조형물. 부산일보 DB

뱀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뱀을 썩 달가워하지 않지만 의학에서의 뱀은 죽은 자를 살려내는 힘을 가지고 있는 영물이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우스와 그의 지팡이를 휘감고 올라가는 뱀의 형상은 지금까지도 의술의 상징이 되고 있다. 2013년 새해를 맞아 영험한 뱀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뱀띠 의사 7명의 신년 건강 덕담을 들어봤다.

염하용핵의학의원 염하용 원장(41년생)

"최소 투자로 최고 효과 건강검진 받으세요"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암에 걸릴 확률이 있다. 그러나 10년간 암을 앓다가도 회복되는 생존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요즘은 암을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평생 관리하면서 스스로 점검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최첨단 진단 장비인 PET-CT의 개발로 초기 단계에서 암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은 물론이고 암의 재발 여부도 미리 알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이며 살 수 있다는 얘기이다.

병원과는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지만 건강검진은 그렇지 않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검진이다.

라틴어에 '아모르 파티(내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말이 있다. 어떤 고난이나 어려움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희망찬 계사년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한 한해가 되기를 축원한다.

부산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치만 교수(53년생)

"재미있게 사십시오! 한마디가 건강 비결"


나의 건강법은 '재미있게 살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이다. 진정한 건강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

나는 항상 주위 어르신들한테 '오래 사십시오' 혹은 '건강하게 사십시오'라기보다 '재미있게 사십시오'라고 말을 건넨다. 거동도 못하고 오래 사는 안타까운 현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재미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맛있게 식사하고, 좋아하는 운동을 습관적, 지속적으로 하고, 좋은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것이 좋다. 식사는 약간 부족할 만큼의 양이 적당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 더 작은 양으로 속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운동은 자신에게 맞고 좋아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하는 습관을 들이자. 이와 함께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 이웃들 혹은 좋은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기를 권한다.

고신대병원 피부과 서기석 교수(53년생)

"겨울철 찾은 목욕 오히려 피부 늙게 만들어"


피부는 인생의 지도다. 나이와 계절, 심지어 유행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최근 웰빙 바람에 피부 관리가 주목을 받는 것은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건강하게 사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절기, 찬바람이 불면 건강에 더욱 유념해야 한다. 겨울철 잦은 목욕과 무리하게 때를 벗기는 것은 몸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피부를 거칠고 늙게 만든다. 샤워는 가볍게 하고 때를 벗겨내는 목욕은 1주일에 1차례 정도로 충분하다.

피부 노화와 관련이 깊은 것은 햇빛이다. 자외선을 많이 쬐면 주름이 7배까지 늘어날 확률이 있다고 한다. 겨울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또 겨우내 실내에만 있어 잔뜩 웅크린 피부의 건강과 탄력을 회복하려면 적당한 운동과 영양 보충이 필요하다.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65년생)

"담배 피우면 눈 건강 악화… 금연 꼭 실천하자"


새해가 시작될 때 건강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눈 건강에 대해 몇 가지 조언하고 싶다.

우선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야 한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외출이나 야외활동 때 선글라스나 모자로 자외선을 차단시키는 것이 좋다. 둘째,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자. 적당한 운동과 함께 과일과 채소, 오메가3 지방산 등이 함유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당뇨 예방과 관리에 신경을 쓰자. 당뇨망막증은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힐만큼 위험하다. 당뇨병 예방은 물론이고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실명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혈압과 당수치 관리에 나서야 한다.

넷째, 금연을 실천하자. 담배는 황반변성 발병률을 4배 이상 높인다. 아울러 가족력을 알고 이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성원 교수(65년생)

"겨울철 무리한 운동 관절에 악영향"


며칠 사이에 날씨가 쌀쌀해졌다. 추우면 관절이 아픈 사람은 더 고생하게 되는데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염이 악화돼 관절의 통증과 강직을 더욱 더 잘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절 뿐아니라 몸 전체의 보온에 신경을 쓰고 늘 따뜻하게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 겨울철에는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기보다 걷기나 가벼운 달리기로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아침 운동을 한 사람이라도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는 피하고, 그래도 운동을 하고 싶다면 보온에 신경을 써주기를 당부한다.

사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 자신도 정작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새해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해봐야겠다. 아울러 환자들에게 늘 추천했던 '다소 빠른 속도로 걷는 것'도 실천하고 싶다.

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이병주 교수(65년생)

"스트레스 적절히 해소 정신 건강 챙겨야"


나를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다른 암에 비해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갑상선암 환자이다. 갑상선암의 경우 예후가 매우 좋기 때문에 실제로 사망하는 환자는 극히 드물다. 물론 수술 후 철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재발 방지를 위한 정기검진이다. 다음으로 부갑상선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칼슘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 정기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젊은 환자일수록 자신의 생활 방식을 지나치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민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면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사실 이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에 2박 3일 동안 지리산을 종주했다. 그때 아들과 둘이서 산속에서 생활하면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신체 건강도 중요하지만 새해에는 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정신 건강을 증진시켰으면 좋겠다.

양산 부산대병원 소화기 내과 강대환 교수(65년생)

"위.대장 내시경 정기적으로 꼭 받아야"


소화기 건강은 상식 수준의 식생활에서 시작된다. 음식도 특별히 몸에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규칙적이고 과하지 않은 식사가 중요하다. 나이를 먹게 되면 병원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화기 질환은 정기검진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굶고, 약 먹는 것이 귀찮겠지만 정기적으로 위와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내시경 한 번으로 위암과 대장암은 최소 1~2년, 최대 5년까지 안심할 수 있다. 간은 특별한 지병이 없으면 초음파로, 췌장과 담도는 조기 진단이 어렵지만 CT, MRI로 검사해야 한다. 다행히 췌장과 담도는 발생 빈도가 낮다.

병원발, 약발, 운동발 도움으로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뱀처럼 길게 사는 기초체력을 다지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리=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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