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약 이야기] 먹는 탈모약, 기형아 출산 위험
탈모 고민으로 약국으로 문의하는 남자들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들이 탈모 증상으로 조심스럽게 문의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탈모 증상이라 하지 않고 헤어 로스(Hair Loss)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헤어 로스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두피의 굵고 검은 머리털(성모)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모는 색깔이 없고 굵기가 가는 머리털과는 달리 빠질 경우 미용상으로나 외모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남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여성 헤어 로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01~2008년 7년 사이 여성 헤어 로스 환자가 73%나 증가해 같은 기간 남성 증가율 49%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의 헤어 로스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스트레스나 유전적인 영향 이외에도 호르몬 변화, 면역 관련, 출산 및 다이어트 등이 있다. 호르몬 관련 헤어 로스는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작용이 강해질 때 많이 발생한다. 출산 후 헤어 로스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 젊은 여성들인 경우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모발에 대한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헤어 로스가 발생한다.
여성 헤어 로스 치료를 위한 약물로는 머리에 직접 바르는 치료제와 먹는 경구용 치료제가 있다. 경구용 치료제는 안드로겐 호르몬 영향을 차단해 헤어 로스를 치료하지만,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어 가임여성은 사용할 수 없다. 약용효모와 모발구성성분으로 만들어진 경구용 제품이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머리에 직접 바르는 치료제로는 '미녹시딜 액'이 대표적이다.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던 중 머리, 팔, 다리 등에서 털이 자라는 부작용이 발견돼 발모제로 개발됐다. 모낭에 혈액공급을 개선해 효과를 나타낸다. 효과는 없고 턱없이 가격만 비싼 미용제품도 있고, 효과는 뛰어나지만 부작용이 있는 의약품도 있다. 의사나 약사와 꼭 상의해서 본인 체질에 맞고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선택하자.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