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간지럽히는 단색화, 회화의 본질을 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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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준의 '균질공간' 전시장 모습. 갤러리데이트 제공

격자무늬의 기하학적 평면 추상이 펼쳐진다. 붓 터치가 보이지 않는 극도로 단순화되고 절제된 단색조의 화면(畵面)은 다시 가는 선으로 수평, 수직으로 분할되고 면으로 나뉘어 건축적 공감각을 전하며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갤러리데이트(부산 해운대구 중동 팔레드시즈 2층)에서 오는 5일까지 열리는 '균질공간(Universal space)'에서는 점(點)과 선(線), 면(面)을 사용해 평면 위에 새로운 질서의 회화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교준(63) 작가 특유의 단색화를 마주할 수 있다.

이 작가의 작품 속 '사각(四角)'은 수직과 수평의 숫자나 배열의 방식에 따라 형태와 구성을 달리하며 변주된다. 복잡한 것을 단순히 바라보는 이순(耳順)을 넘긴 작가의 삶을 관조하는 태도와 원숙한 세련미가 녹아 있는 듯하다. 대상의 일반적인 이미지를 만들거나 개념을 연출하지 않고 회화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인 선과 색(色)에 근거해 실체적으로 접근한다.

대구를 기반으로 30년째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 작가는 1970년~80년대 실험적 설치를 시작으로 2000년대 회화의 본질을 추구하며 최소한의 형태로 구성과 색채만을 남긴 기하학적 평면 추상 작업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미니멀리즘 작가이자 비평가인 도널드 저드의 영향을 받은 그는 이번 전시에서 회색조의 평면이 특징인 최근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균질공간'=4월 5일까지 갤러리데이트. 051-758-9845.

박진홍 선임기자 j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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