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암치료] 방사선 쏘면 종양 완치·재발 방지·통증 완화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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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병원이 최근 도입한 2019년형 방사선치료기 '엘렉타 인피니티'. 동아대병원 제공 동아대병원이 최근 도입한 2019년형 방사선치료기 '엘렉타 인피니티'. 동아대병원 제공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를 말한다. 방사선을 몸에 쏘면 세포막이나 핵산에 화학적 변성을 일으켜 암세포가 사멸된다.

방사선 치료는 외과적 수술, 항암 요법과 함께 암치료의 표준 치료법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사선 치료만 단독으로 시행하거나 수술 또는 항암 요법과 병용하기도 한다.

치료 후에 몸에 방사선 남지 않고

항암요법과 달라 탈모 걱정 NO

보험 적용돼 의료비 5%만 내면 돼

입체조영·세기조절 기능 향상

호흡 연동 방사선 치료 가능해져

정상 조직 최대한 보호할 수 있어

방사선 치료의 목적

예전에는 암의 박멸에 주안점을 두고 치료에 치중하다 보니 부작용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치료법의 발전으로 치료 뒤 삶의 질에 대한 환자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암 치료를 진행한다.

그리고 환자의 상태과 암의 종류 등에 따라 방사선 치료의 목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우선 근치적 방사선 치료는 수술과 마찬가지로 완치를 목적으로 한다. 종양이 비교적 국소 부위에 제한돼 있으며 원격 전이가 없을 때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후두암을 비롯해 방광암, 항문암 등은 암의 완치뿐만 아니라 원래의 기능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과적 수술 후에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조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한다. 수술에 앞서 방사선 치료를 하면 수술 범위를 줄여 수술 부위의 기능을 유지할 수도 있다. 조기에 발견된 유방암의 경우에 수술, 항암 요법,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유방의 보존과 암의 완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도 있다.

암으로 인한 통증 완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고식적 방사선 치료도 있다. 방사선 치료를 통해 뼈 전이로 인한 통증과 종양 자체로 인한 출혈과 폐색 증상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뇌종양환자에게 고선량의 방사선을 쏘는 정위적 방사선 치료 장면. 뇌종양환자에게 고선량의 방사선을 쏘는 정위적 방사선 치료 장면.

부작용에 대한 오해

방사선 종양학과 진료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자주하는 질문이 있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몸에서 방사능이 나와서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냐’라는 물음이다.

동아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영민 교수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이 순간적으로 인체 세포에 작용하므로, 치료기간 중이나 후에도 몸에 방사선이 전혀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족들과 마음 놓고 시간을 보내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항암 치료에 대한 정보와 혼동하면서 ‘머리가 빠지나요’라는 질문도 많이 한다.

전신에 영향을 주는 항암요법과는 달리 방사선치료는 국소적 치료법이다. 때문에 방사선이 조사되는 부위 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두피에 있는 종양을 방사선 치료하는 경우 외에는 탈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방사선 치료기가 고가 장비라 치료비도 매우 비쌀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의료보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암 환자는 의료비의 5%에 해당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6주 동안의 방사선 치료에 소요되는 치료비가 이제 수십만 원 정도 수준이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원거리를 통원하는 일부 환자들은 치료비보다 교통비와 숙박비가 더 많이 들기도 한다.

척추암 환자에게 세기를 조절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하는 모습. 척추암 환자에게 세기를 조절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하는 모습.

일반 방사선치료 대 특수 치료

암은 주변 조직과 림프절 등으로 전이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반 방사선 치료는 암조직뿐만 아니라 인접한 부위까지 포함하여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일반 방사선 치료는 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손상될 수 있는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5~8주에 걸쳐 방사선을 분할해서 쏜다.

동아대병원이 최근 도입한 2019년형 엘렉타 인피니티 HD는 기존의 3차원 입체조영 치료와 세기조절 기능이 더욱 향상됐다.

엘렉타 인피니티는 CT 영상을 기반으로 하여 종양과 주변 정상조직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한 후, 여러 방향에서 종양의 모양대로 방사선을 쏜다. 평면상의 방사선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방향에서 방사선을 전달시켜 입체적인 치료를 시도한다.

또 종양 주위에는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고, 정상조직에는 적은 양을 조사하는 세기 조절이 가능하다. 세기 조절로 인해 암의 완치율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폐암과 간암 등은 일반적인 장기에 비해 호흡에 따라 움직임이 크다. 이로 인해 방사선 치료 때 불가피하게 치료 범위가 넓어져 주변의 정상 조직이 손상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종양의 위치를 호흡에 따라 분석하는 호흡 연동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져 정상 조직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일반 방사선 치료가 수주에 걸쳐 진행되는 반면 특수 방사선치료는 아주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다. 고선량의 방사선을 해당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쏘게 된다. 5회 이내로 조사하며 위치 오차범위도 1~2㎜ 미만이다.

정위적 방사선 치료가 특수 방사선치료에 해당한다. 감마 나이프와 사이버 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가 대표적이다.

환자들은 어떤 방사선 치료가 좋은지, 어떤 방사선 장비가 좋은지 궁금해 한다. 어느 방법이나 장비가 좋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음으로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영민 교수는 “방사선 종양학은 표준화가 잘 된 학문이고 치료기의 품질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안전한 치료법이다. 부작용 발생률을 5% 미만으로 잡고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굳이 멀리 다른 지역에까지 가서 방사선 치료를 받을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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