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윤흥신 장군 석상 올해도 답 없는 동상 교체 요구
부산 임진왜란 영웅 윤흥신 장군 석상(사진)을 동상으로 교체하자는 요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부산시는 올해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씨 종친회 줄곧 교체 요청에도
부산시 예산 문제로 해결책 못 찾아
석상 곳곳 녹물 얼룩지는 등 훼손
부산 동구 중앙대로 333번길 쌈지공원 안쪽에는 다대첨사 윤흥신 장군의 석상이 놓여 있다. 윤흥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다대진성 전투 도중 전사한 인물로, 정발 장군, 송상현 부사와 함께 부산의 임진왜란의 3대 영웅으로 꼽힌다. 하지만, 영웅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윤흥신 장군 석상 곳곳은 철골에서 흘러나온 녹물로 붉게 얼룩졌다. 석상의 이음매도 벌어져 안전성마저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윤흥신 장군 석상은 정발 장군 동상과 송상현 부사 동상이 건립된 이후인 1981년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시민들에게 좀더 친근감을 주기 위해 동상이 아닌 석상으로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흥신 장군의 후손인 파평 윤씨 종친회는 석상이 동상과 달리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며, 석상을 동상으로 만들어 줄 것을 부산시에 줄곧 요청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동구청도 부산시에 석상을 사하구로 이전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석상 이전과 동상 교체 등의 논의는 2015년부터 이어졌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번번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부산시는 올 5월, 석상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석상을 동상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올해도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올해는 격년마다 확보돼 온 석상의 세척 비용마저 마련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느 곳에 동상을 세우면 좋을지 역사·조형물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에게서 의견을 받은 후에 예산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면서 “방침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석상 관리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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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