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 개막 “독일 재생에너지 비중 40%… 한국도 2030년 20% 달성 가능”
한국·대만·독일 3개국 사례 공유 해외인사 초청 에너지전환 좌담회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9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Seoul 2019)’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대만, 독일 3개국의 에너지전환 사례를 공유하고 에너지전환의 기회와 도전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만
2025년 재생에너지 20% 추진
전력회사도 목표치 일일이 공유
국민들 에너지전환 수용도 높여
한국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 등 정책 소개
재생에너지 증가도 중요하지만
낭비 에너지 줄이도록 더 노력해야
독일
2030년 재생에너지 65% 이상
석탄 발전 기관과 소비자위 구성
투명한 정보 공개가 가장 중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대만·독일 3국의 사례 공유를 통해 본 에너지전환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2019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 해외인사 초청 에너지전환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는 이태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부교수가 좌장을 맡고,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홈타이 리(Hom-Ti Lee) 대만 공업기술연구원 그린에너지환경연구소 부소장, 만프레드 피셔딕(Manfred Fischedick) 독일 부퍼탈연구소 부소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먼저 윤순진 이사장과 홈타이 리 부소장, 만프레드 피셔딕 부소장이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기관·연구소에 대해 소개했다. 각 기관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들어 본 후 본격적인 좌담회가 시작됐다.
윤순진 이사장은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정책 중심)에 대해 소개했다. 윤 이사장은 “(한국은)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를 37%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연도별 배출량은 해마다 목표 대비 2.3~15.4%가량 초과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다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전문가인 만프레드 피셔딕 부소장은 “독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00년 5%에 불과했으나 작년 처음으로 40%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발전원이 됐다. 기술발전에 따라 한국도 (현재 7∼8%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65% 이상으로 늘리는 데 한층 가까워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피셔딕 부소장은 “독일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올해 주요 이해당사자인 석탄 발전 관계기관과 소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발족했다”고 소개한 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지원해 법안을 마련하고 산업계를 망라해 단계별로 진행하면 2038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한다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홈타이 리 부소장도 “대만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현재 5%에서 20%로 높이고 석탄은 45%에서 30%로 낮추며 액화천연가스(LNG)는 50%로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면서 “현재 10% 수준인 원자력에너지는 그때까지 점차 줄여서 중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전문가는 한국에서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탈원전’ 정책 논란이 지속되는 것과 관련해 투명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셔딕 부소장은 “시민들과 마주해 더 투명한 토론을 진행하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면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것”이라면서 “독일 정부도 과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곧바로 원전 중단 조치를 단행했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없다 보니 일부 반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후 투명한 정보 제공에 노력한 결과 지금은 시민 대부분이 호의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리 부소장도 “대만에서 원전정책과 관련된 국민투표를 진행할 당시 국민의 50% 이상이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을 몰랐다”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대만 유일의 전력회사는 매일 에너지 관련 정보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상황을 일일이 공유하면서 국민의 에너지 전환정책 수용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들 전문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가는 정책과 함께 에너지 효율화를 꾀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피셔딕 부소장은 “독일 산업계는 지난 20년간 에너지 수요를 3분의 1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탄소배출의 비용을 t당 5유로에서 30유로로 높여 지불하게 하고 시장도 깨끗한 청정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 각 기업이 에너지 효율성 증대에 동참하게끔 유도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독일 철강회사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전력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전원으로 사용할 정도로 큰 변화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대만 정부도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업들에 2025년까지 전력집약도를 2%씩 줄이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리 부소장은 밝혔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신산업 육성과 고용 창출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대만의 경우 태양광 생산량이 중국에 이어 전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전했고 독일에선 신재생 에너지 설치와 유지·보수, 연구 등과 관련해 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최근 2038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는 정책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기 위한 ‘2030 기후변화 종합대책(Climate Action Programme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세계 8위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로, 에너지원 단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3위를 기록하고 있고, 에너지 다소비·저효율 소비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 8월 △고효율 기기·제품 등 시장 전환 촉진 △플랫폼을 활용한 에너지 관리 △규제와 인센티브 조화로 정책전환 등을 담은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윤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첫 번째로 나왔던 게 소비구조의 혁신이었다. 수요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재생가능 에너지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낭비되던 에너지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사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2040년까지 에너지소비효율을 2016년에 비해서 38% 개선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이런 목표가 어떻게 보면 힘든 목표라고 할 수 있지만 세계적인 흐름이나 추세에 비하면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이사장은 한국의 주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동아시아 최초로 전국 단위 배출권 거래제 시행 △석탄화력발전소 4기 감축 및 2022년까지 6기 추가 감축 △녹색기후기금 공여액 2배 확대(1억 달러→2억 달러) △2020년 제2회 P4G 정상회의(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한국 개최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발전량 비중 2030년 20%, 2040년 30~35%) 등을 소개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