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의 기지’ 새벽 차량 털이범 현장서 검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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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요원이 차량 털이범을 현장에서 검거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 해운대경찰서는 한 초고층 빌딩 아파트 주차장에서 승용차 안 물품을 훔치려 한 혐의(절도미수 등)로 A(31) 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14일 오전 2시 40분께 부산 해운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지하 주차장에서 승용차 15대 안에 있는 물품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를 붙잡은 것은 다름 아닌 아파트 경비업체 직원이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관리사무소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0분 아파트 주차장(지하 3층)을 순찰하던 경비요원 김민식(28) 씨가 승용차 주변을 기웃거리는 A 씨를 발견했다. 김 씨는 A 씨를 처음 발견하는 순간 차량 털이범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정확한 증거가 없었다. 자칫 입주민을 도둑으로 몰았다가 뒷감당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김 씨의 눈에 주차장 CCTV가 들어왔다. 김 씨는 즉시 아파트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주차장 CCTV에 담긴 A 씨의 행적 확인을 요청했다. CCTV 영상에는 A 씨가 주차된 승용차 15대의 손잡이를 열어 보고 창문 안을 확인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를 확인한 김 씨는 현장에서 곧바로 A 씨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5분여 만에 도착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상황실에서 ‘A 씨가 승용차 문을 여는 모습을 확인했다’는 말을 듣고, 붙잡아야 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두려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입주민 안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 피해를 막고 범죄를 예방한 김 씨에게 감사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경비요원의 기지와 24시간 운영되는 상황실의 협업으로 입주민 피해를 막았다”며 “2017년에는 아파트 직원이 로비에서 보이스피싱 운반책을 검거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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