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년 지연, 가정 풍비박산” 오피스텔 분양자 분통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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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A오피스텔 분양 사무소 앞에서 입주 예정자 280여 명이 시공사 측에 빠른 준공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A오피스텔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18일 부산 부산진구 A오피스텔 분양 사무소 앞에서 입주 예정자 280여 명이 시공사 측에 빠른 준공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A오피스텔비상대책위원회 제공

부산의 한 오피스텔이 준공을 코앞에 두고 1년 넘게 공사를 중단해 입주 예정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분양을 받았던 700여 세대는 “시공사 측 홍보와 달리 매달 수십만 원에 달하는 중도금 이자까지 강제로 내기도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1일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부산진구 범천동 A오피스텔은 2016년 1월 공사를 개시했다. 이 사업장은 상권이 밀집한 서면 인근에 위치한 데다 중도금 무이자 등 조건도 좋아 당시 오피스텔 680세대, 상가 88세대가 분양을 받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4년 전 분양 700세대 오피스텔

공정 96% 상태서 공사 스톱

준공 지연 탓 입주예정자 고통

매월 수십만 원 이자까지 떠안아


“월세방 전전한 지 벌써 1년

가족 간 불화로 이혼까지 생각”


시행사 “빠른 시일 내 준공 계획”


그러나 예정대로라면 2018년 11월 공사를 마쳤어야 할 이 오피스텔은 아직도 미준공 상태다. 시행사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공정 96%인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준공일에 맞춰 이사를 준비했던 계약자 중 일부는 단기 월세방을 전전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8일엔 입주 예정자 280여 명이 서면 A오피스텔 분양 사무소로 몰려가 시행사 측의 빠른 준공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입주 예정자 B 씨는 “‘다음 달에는 준공된다’는 시행사 말만 철석같이 믿고 가족과 함께 단기 월세방을 전전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면서 “주거 불안으로 가족 간 불화가 심해져 급기야 최근에는 이혼까지 고려 중”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최근 이들은 중도금 이자 때문에 큰 고통을 겪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사가 매달 적게는 80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중도금 이자 납부를 계약자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A오피스텔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라는 말을 믿고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은행으로부터 시행사 측이 이자 납부를 거부했다며 계약 당사자가 이를 대납하라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내 집 마련의 꿈은커녕 매월 수십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내면서 요즘은 우울증약을 먹어야 잠이 들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회사 자금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정이 연기됐다며 이른 시일 내 준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준공이 지연되면 매달 수억 원에 달하는 부대 비용이 발생한다. 회사 자금난 탓에 피치 못하게 준공이 미뤄진 것”이라면서 “공사는 지난 14일 재개했으며, 다음 달 안에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1월과 12월에 발생한 중도금 이자는 최근 계약자들에게 모두 지급했고, 이달 이자는 신협 측에 납부를 유예했다”고 해명했다.

관할 지자체도 입주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입주가 미뤄져도 오피스텔이 준공되기 전에는 지자체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면서 “공사가 끝나는 대로 남은 행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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