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가계빚 증가율 세계 최상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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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2.7%P 오른 93.9% 홍콩 등 이어 네 번째로 높아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전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빠른 편이 아니지만, 성장률이 낮은 탓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은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1790조 521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어났다.

BIS가 집계한 수치에는 가계의 빚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이 포함돼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로 빌린 돈도 부동산 구매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요 연구기관들은 전체적인 부채 흐름을 평가하거나 국가 간 비교를 할 때 BIS 조사 결과를 보곤 한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폭(4.5%)은 조사 대상인 전 세계 43개국 가운데 25위로, 빚이 급증하는 여타 국가에 비해 작은 편이다.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면 프랑스의 가계부채가 1년 전보다 6.1% 늘었고 벨기에는 5.5%, 독일은 4.6% 불어났다. 신흥국 중에서는 러시아가 20.8%, 중국이 16.0%, 홍콩이 14.0%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세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부담이 크고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 또한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2.7%포인트(P) 오른 93.9%였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겪은 2008년 미국(95.9%)에 준하는 수준이다.

상승 폭 역시 홍콩(7.7%P, 중국(3.5%P), 노르웨이(2.9%P)에 이어 네 번째로 컸다.

이는 우리나라의 명목 성장률이 주요국과 비교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가계 빚 규모를 소폭 웃도는 1913조 9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쳐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아직 다른 나라의 명목 GDP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9년 한국의 명목 성장률이 36개 회원국 가운데 34위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00조 13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2003년(1.6%)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 가계신용통계에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제외한 일반 가계의 빚만 포함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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