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까지 최소 1년… 부산 방역관리 더 촘촘히 해야”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실장
“지금은 안정세가 아니라, 초기 진행 단계입니다. 최소 1~2년은 더 간다고 봐야 합니다.”
동아대병원에서 감염관리실장을 맡고 있는 정동식 교수(사진·감염내과 전문의)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또 두 차례 개학을 미룬 교육 당국을 비롯해 사회와 시민 모두가 장기전을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외 유입 1명이라도 놓치면
언제든 집단감염으로 확산”
올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두 달, 지난달 21일 부산 첫 환자가 발생한 날로부터 한 달을 앞둔 지난 20일, 동아대병원은 출입구에서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해외나 대구 등 방문 여부를 체크하고 발열검사를 하고 있었다. 전날 코로나19 환자 1명이 이 병원에서 완치해 퇴원했다.
정 교수는 “환자가 퇴원한 뒤 병원 내 음압격리병상 3개를 풀가동할 수 있도록 보완 조치를 하고 있다”며 “지역의 확진자가 더 늘어날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동아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이자 대한감염학회 이사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부산의료원의 병동 준비 전반을 자문하는 등 부산 첫 환자가 나오기 전부터 부산시 보건당국과 함께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발 입국자가 1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해외 유입 위험은 규모도 커졌고 예측하기도 더 어려운 상황이 됐지요.” 정 교수는 지금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해외 유입 환자를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집단감염으로 언제든지 확산할 수 있다”며 “지금은 방역을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가 환경 영향을 일부 받는다고 하더라도 북반구를 지나 남반구까지 유행이 도는 데 최소한 1년은 걸릴 것이고, 백신 개발은 빨라야 내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 차단과 조기 발견·격리 전략을 병행해야 하고, 부산시 보건당국은 공공병원이 앞서고 민간병원이 협력하는 의료전달체계를 보다 원활히 운영해야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장기전에 대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 그 다음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상화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서는 밀폐된 공간을 최대한 피하고 불가피하게 밀접 접촉이나 감염 위험이 높은 공간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사람 간 접촉이나 공간을 들고 날 때, 또는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에도 손을 씻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일상화하려면 ‘아프면 쉰다’는 원칙이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도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외에도 몸이 좋지 않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서도 3~4일은 집에 머물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하고,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교육당국을 포함한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일상 속 실천을 위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최혜규 기자 iwill@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