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교수가 마스크의 안쪽 면에 파란색 염료를 떨어뜨린 결과. KF94마스크는 안쪽(A)에서 겉면(B)까지 염료가 비쳐 보였고, 덴탈마스크는 안쪽(C)에서 확산됐지만 겉면(D)은 건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대한의학회지 제공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으로 접어들고 마스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마스크 착용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말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KF80이나 덴탈 마스크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 오피니언난에 코로나19 유행 시기 일반인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KF80, KF94, N95처럼 공기정화 필터를 장착한 마스크보다 외과용·덴탈 마스크가 더 적합하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교수 권고

“KF94 호흡 곤란 발생 가능성

날씨 더워진 만큼 새 기준 필요”

김 교수는 마스크 선택 기준이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유효성)과 호흡 등에 문제가 없는 편안한 착용감(안전성)이라고 할 때, 덴탈 마스크는 통풍이 잘 되면서도 속감의 필터와 겉면의 방수 처리가 비말이 튀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준다고 분석했다.

KF94 같은 고성능 마스크는 안면부와 마스크 접촉면이 밀착돼 황사 같은 미세입자 유입을 차단하고 착용자의 비말을 가두는 기능도 뛰어나다. 반면 필터는 습기에 약해서 특히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스크가 젖어 필터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KF94 마스크와 덴탈 마스크 안쪽에 파란색 염료를 떨어뜨려 본 결과도 제시했다. KF94 마스크는 필터가 젖어 마스크 겉면에서도 염료가 비쳐 보였지만, 덴탈 마스크는 마스크 내부에서만 퍼지고 겉면은 건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전문의)도 “덴탈 마스크의 비말 차단 기능은 KF8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에어컨이 잘 작동되는 밀폐된 공간이라면 KF94 마스크를 착용하되, 그 외 장소에서는 덴탈 마스크로 충분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또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약국에서도 KF94와 호흡이 좀 더 쉬운 KF80 가운데 선택해서 구매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면 마스크는 어떨까. 김 교수는 “면 마스크는 착용자 비말이 타인에게 전파되는 걸 막아 주는 효과는 덴탈 마스크의 3분의 1에 그치지만, 대중교통과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써야 한다면 외과용 마스크가 없을 때 면 마스크를 쓰는 게 낫다”면서 “면 마스크를 여러 개 휴대하고 다니면서 한 번 착용 후 교체해서 쓰면 하루 종일 황사 마스크 한 개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위생적이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7일 2차 등교수업과 등원에 맞춰 마스크와 에어컨 지침을 포함한 생활방역 지침 개정 사항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지침은 발표 즉시 적용된다. 개정 지침에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언제 꼭 쓰고 언제 벗어도 좋을지,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에어컨 가동과 환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혜규 기자 iwill@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