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8. 간이식(간암) / 동아대병원 외과 김관우 교수(영상)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기증자 위험도 감소, 2 대 1 간이식도 성공”

우리나라의 생체 간이식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관우 교수의 로봇수술 장면. 부산일보DB 우리나라의 생체 간이식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관우 교수의 로봇수술 장면. 부산일보DB

간이식 수술은 말기 간경화, 간질환 환자, 간암, 급성 간기능부전 환자에게 시도한다. 특히 간암 환자에게 적용하는 간이식 수술은 다른 치료방법에 비해 월등히 성적이 좋다. 동아대병원 외과 김관우 교수는 간동맥 재건과 중간동맥 재건 때 확대경을 사용해 수술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다. 복강경 간절제 수술 케이스가 부산지역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3월에는 로봇을 이용한 선천성 담도 낭종 절제수술을 성공시켰다.


면역 측면에서 관용성 넒은 장기

혈액형 부적합 이식 수술도 가능

로봇팔 원격 활용 간 절제술 시행

“기증자의 안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



-이식수술은 현대의학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정교하고 어려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간 이식은 외과수술 중에서도 까다롭고 어렵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


“간이식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미세수술을 포함해 외과 수술 영역에서 적용되는 모든 테크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술 케이스는 10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하기에 엄청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특히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혈액의 응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출혈이 심해 수술이 힘들어진다. 수술 이후에도 감염예방 등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수술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모든 과정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


-동아대병원은 부산지역에서 최초로 생체 간이식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동안의 실적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리고 우리나라의 간이식 성적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인가.


“동아대병원에서 정갑중 김영훈 교수가 1995년 부산지역 최초로 간이식을 시행했다. 그후 잠시 주춤하다가 2010년부터 부산에서 간이식이 활발히 재개됐다. 생체 간이식 영역은 우리나라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생체 이식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어느 나라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수술방에서 안좋을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 우리나라가 뇌사자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보니 뇌사이식 기회는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생체 간이식 기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과 서구는 뇌사이식이 80%를 차지한다면 우리의 경우는 생체 이식이 80%를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생체 간이식과 뇌사 간이식은 어떻게 다른가.


“뇌사자 간이식은 어떤 이유로 뇌사가 발생한 환자에서 전체 간을 적출하여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생체 간이식은 살아있는 기증자(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4촌이내의 관계)로부터 부분 간적출을 시행하여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다. 뇌사와 생체 간이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체 간이식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증자의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적으로 생체 간이식이 뇌사 이식보다 더 어렵다.”


-2명으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환자에게 이식하는 2대1 성인 생체 간이식도 성공시켰다고 들었는데.


“생체 간이식 과정에서 기증자의 안정성을 100%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증자를 선정하는데 제한이 많다. 이런 이유로 기증자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2명으로부터 간을 각각 얻어 한명의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2대1 성인 생체 간이식이라는 수술방법이 고안됐다. 이전 수술보다 더 많은 인력과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데 국내에서 성공한 기관은 우리를 포함해서 몇 군데 없을 정도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전에는 혈액형이 적합한 경우에만 간이식을 시도했다. 하지만 10년전부터는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도 수술전 처치와 수술후 관리를 통해 안전하게 간이식이 시행되고 있다. 면역억제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같은 혈액형일 때에 비해 담도 합병증의 빈도가 높게 보고되고 있지만 계속 극복되고 있는 과정이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면 거부반응이 생기게 마련이다. 2대1 간이식을 하게 되면 거부반응이 더 클텐데 문제가 안생기나.


“의사들도 그런 고민을 하는데 간이라는 장기는 면역 측면에서 아주 관용성이 넓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장기가 들어와도 잘 거부를 안한다. 그래서 2대1 이식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 간 절제술을 최근에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데 어떤 수술인가.


“기증자의 안전과 상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화두였다. 지금도 그런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100% 로봇을 이용하여 간 기증자 수술을 성공했는데 국내에서 두 번째이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처럼 배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수술하는 방식이나 의사가 직접 수술 기구를 조작하는 복강경 수술과 달리 의사가 로봇팔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방법이다.”


-간 이식 이후에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없나.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인가.


“수술 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빈도가 크게 달라진다. 가장 조심해야 할 부작용이 감염이다. 이식 후에 면역억제제를 쓰기 때문에 호흡기 감염, 혈관합병증 등을 조심해야 한다.3~6개월 사이가 중요한 시기이며 그 후에는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기증자가 수술 이후에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을 것인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체 간이식 건수를 갖고 있는데 기증자가 간기능 부전에 빠진 경우는 아직 없다. 이식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미래에 대해 장담하긴 어렵지만 기증자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아직도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고 장기기증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