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보존술,방사선 치료 땐 재발률 감소”
유방암 수술
유방암으로 항호르몬 치료약을 복용하면서 난소기능 억제제를 배꼽 주변에 한 달에 한번 투여하는 환자들이 있다. 주사 투여 시간은 5초다. 이 주사를 맞기 위해 KTX를 타고 수도권까지 가기에는 환자들의 불편이 너무 크다. 교통 숙박에 따른 경제적 비용도 만만찮다.
유명한 의사가 감당할 수 있는 진료시간은 제한돼 있다. 수술도 무한정 진행할 수 없다. 유방암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충분한 에너지를 쏟아 암조직을 얼마나 꼼꼼히 제거할 수 있냐는 것이다.
좋은문화병원 외과 유동원 과장은 "지역 의료기관도 표준화된 치료법과 시스템이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치료 경험과 의료진의 열정이 치료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암 세포 발견 안 된 ‘안전 마진’ 부분
수술 땐 1~2mm 포함해서 절제해야
항호르몬제·표적치료 환자따라 달라
림프절 전이 유무 확인하는 게 중요
■유방암 치료 잘 받을 수 있는 레시피
유방암은 크기와 발병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암조직의 크기에 따라 병기를 나누는데, 지름 2cm 정도의 500원짜리 동전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2기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이며 1기는 그보다 작다. 3기는 500원짜리 동전 2개 이상이며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4기로 본다.
유방암의 원인에 따라서도 치료에 대한 접근이 달라진다. △여성호르몬 수용체 과증식이 유방암의 원인인지 △암의 분열지수가 높은지 △사람표피성장인자 수용체의 과증식이 원인인지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인지 여부를 잘 진단해야 한다.
유방암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3가지가 가장 기본이다. 여기에다 표적 치료와 항호르몬 치료를 추가할 수 있다. 항암제 투여 여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결정하기도 한다. 항호르몬 치료제 복용 기간은 이전에 5년에서 최근에는 10년까지 복용이 권고되고 있다.
수술 전 항암 표적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병이 진행된 경우 종양의 절제범위를 줄이기 위한 치료 과정이다. 항암제만 투여했을 경우에 10% 정도인 완전관해율이 표적치료를 병행하면 50~60%까지 올라간다. 재발 위험이 낮은 유형의 유방암은 항암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항호르몬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다른 정기로 전이가 되었을 때는 전이 위치에 따라 세밀하게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환자 상태와 발병 원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안전 마진 확보와 전이 여부 확인을
암 주변 조직 중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부분이 '안전 마진'이다. 유방암 수술을 하게 되면 암조직을 완전히 제거하고 안전마진까지 포함해서 절제를 한다. 수술 후 재발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안전 마진의 크기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도 문제다. 안전 마진을 충분히 확보하면 결손이 심해지고 너무 작게 확보하면 재발 위험성이 커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안전 마진은 1~2mm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2mm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더 이상 절제할 부위가 없는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거나, 피부 침윤이 있을 때는 방사선치료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유방암은 주로 림프 전이를 하는 암으로 림프절의 전이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드랑이 림프절을 흉근을 기준으로 3개 그룹으로 나눈다. 1그룹에 암이 전이되었는지를 확인해서 암이 전이됐으면 2그룹 3그룹까지 확인해서 적절하게 림프절을 절제해야 한다. 1그룹에서 전이가 없으면 더 이상의 림프절 절제를 하지 않는다. 1그룹에 몇 개의 림프절을 확인할 것인가는 이견이 있지만, 대개 4~5개 정도 확인하면 충분하다.
유방암 수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선 신속 정확한 진단과 안전한 수술이 관건이다. 우선 검진 과정에서 미세석회화를 발견해 0기 단계에서 유방암 유무를 정확히 진단해 내어야 한다. 유동원 과장은 "유방암 절제는 안전 마진까지 충분히 해주고 결손 부위 보완도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륜 절개창 1개로 종양 제거와 유방 재건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선 치료, 항호르몬제 복용 대상은?
수술 후에 유방이 보존되어 있으면 방사선치료 대상자이다.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받았어도 3기 이상이면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방보존술을 하게 되면 남아 있는 유방에 국소재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30~40% 정도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국소재발률이 10% 정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방보존술이 가능하게 된 결정적인 치료법이라 할수 있다.
항호르몬제 복용은 유방암 원인이 여성호르몬 수용체 과증식형일 때 적용한다.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차단하거나 여성호르몬의 합성을 방해해서 유방암 재발률을 낮추고 나아가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모든 유형의 유방암에 대해 표적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제2형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과증식이 유방암 원인일 때 이 수용체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투여한다. 보통 3주에 1번 투여해 총 18회 정도 투여하며 종양의 크기가 1cm 이상이면 보험이 적용된다. 5mm 이상 크기의 유방암도 표적 치료를 하면 생존율이 향상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선별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 식이조절도 중요하다. 유동원 과장은 유방암 환자들이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자는 취지로 치료와 예방법을 담은 ‘가슴을 지키는 식단의 정석’을 출간한 바 있다.
유동원 과장은 “환자 상태에 따라 면역치료 대상이 되는지, 즉시 유방 재건이 가능한지,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시도할 것인지 등에 대해 최선의 선택을 내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건수의 수술을 하는가보다는, 수술방에서 안전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에 따라 치료성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