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전원’ 교향곡과 미디어 아트의 만남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부산을 비롯한 전 세계 도시에서 베토벤을 기리는 공연이 열린다. 부산에선 베토벤 음악과 4개국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이 어우러진 복합 예술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 베토벤 음악이 주는 공감과 위로가 주제다.
공연 기획사 융프라우시스가 기획한 ‘예술가의 편지’가 그 공연이다. 20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 야외 중정에서 관객과 만난다. ‘예술가의 편지’는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자 절망하며 실행은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결심하며 남긴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에서 따온 말이다. 고통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갈망을 뿌리칠 수 없었던 위대한 예술가의 글이다.
망미동 F1963서 ‘예술가의 편지’
정진경과 청년 음악가 5명 연주
4개국 아티스트 작품 어우러져
부산에서 에델 현악 4중주단으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진경과 동생인 큐레이터 정선경이 이번에도 뭉쳤다. 연주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진경과 촉망 받는 청년 음악가 5명이 ‘전원’을 현악 6중주곡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손혜림, 비올리스트 조우태 서주영, 첼리스트 변유진 김경수가 힘을 모았다.
공연장에 설치한 미디어 아트 4개 작품은 베토벤과 연관이 있다. 미국 작가 메건 벤트는 ‘No Longer Be a Secret’(2020)에서 자가 면역 관절염으로 수술하기 전과 후의 재활 모습을 비디오로 담았다. 베토벤처럼 예술을 통해 희망을 놓지 않는 작가의 의지를 표현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정재봉 작가는 ‘안 마이너 카’(2016)를 통해 예술가로서 자신과 그 예술 행위에 대한 사랑 편지를 띄운다.
이스라엘의 다나 레비 작가는 ‘사물의 무게’(2019)에서 실제 지진 소리와 함께 프랑스 베르사유궁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구현했다. 우리를 둘러싼 사물의 무게를 뒤집어 보면 절망의 무게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영국의 듀오 비디오 아티스트 세미컨덕터의 ‘화려한 소음’(2006)은 태양계 천문학 자료실에서 찾은 태양의 멋진 순간을 모은 작품이다. 끊이지 않는 에너지 원천인 태양이 만드는 백색 소음은 베토벤이 열정으로 만든 음악과 어우러진다. ▶융프라우시스 베토벤 시리즈 2 ‘예술가의 편지’=20일 오후 7시 F1963 중정. 3만 원. 예매 인터파크. 문의 010-3308-3501.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