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정자쉼터 선풍기 10대 설치 예산 1억 원… ‘선심 논란’
부산 기장군청이 공원 정자쉼터에 선풍기 10대를 설치하는 비용으로 예산 1억 원을 추경안에 반영해 논란이 되고 있다. 표지석 설치에도 예산 5000만 원을 올려 선심성 사업에 과도한 예산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장군의회는 기장군청이 제출한 2021년도 1차 추경안에 ‘공원 정자쉼터 선풍기 설치’ 예산 1억 원이 포함됐다고 17일 밝혔다. 공원 정자쉼터를 여름철 ‘폭염대피소’로 만들기 위해 선풍기, 전자시계·온도계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기장군 기장읍 사라수변공원과 용소웰빙공원, 정관읍 소두방공원 등 공원 정자쉼터 10곳이 대상이다.
1곳당 선풍기 등 원가 51만여 원
전기 설치에 최대 1000만 원 소요
일부 군의원들 “과도한 선심 예산”
공원 정자쉼터에 선풍기 1대와 전자시계·온도계 설치에 평균 1000만 원을 편성하자 해당 예산안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천장에 부착할 산업용 선풍기 14만 3000원, 전자시계·온도계 16만 5000원, 제어판 2개 20만 3500원 등 원가는 총 51만 15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장군청은 대신 전기를 끌어오는 비용이 공원마다 600만~1000만 원 정도 필요해 총예산 1억 원을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심사를 위해 추경안을 받아본 기장군의회 일부 의원들은 ‘선심성 사업’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기장군의회 우성빈 의원(정관읍)은 “전기를 끌어오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해도 선풍기 1대를 달겠다고 예산 1000만 원을 쓰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며 “야외 공원 정자에 선풍기와 온도계를 설치하면 폭염대피소가 된다는 것도 한심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청은 선풍기 설치는 폭염에 대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정자쉼터 선풍기는 폭염에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라며 “주민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비용 논의는 기장군에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자쉼터 선풍기뿐만 아니라 ‘정관읍 관문 표지석’ 예산도 이번 추경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을 상징하면서 경계를 알릴 표지석 설치에만 예산 5000만 원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기장군청이 지역 주민들 요구에 선심성 예산을 제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표지석 예산을 건의한 정관읍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 위치를 알기 위해 방문객들에게 필요한 시설이며 지역민 자긍심 고취를 위해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