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라동 사는 청춘의 사랑 그린 영화에 2억 지원
부산영상위, 9편에 5억 3200만 원 지원
장편다큐 별도 심사, 제작·기획개발 분리
“대중성 높은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대 커”
부산 사상구 모라동을 배경으로 하는 젊은 청춘의 사랑 이야기, 아동학대를 주제로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 프레임을 벗어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 지질한 인물들이 실은 독특한 능력을 갖춘 히어로라는 설정의 웹드라마….
부산영상위원회(부산영상위)의 2021년 ‘부산제작사 영화·웹드라마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다. 부산영상위는 올해 극영화, 웹드라마를 비롯해 장편다큐멘터리까지 40편의 지원작 중 총 9편을 선정, 5억 3200만 원을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장편극영화 부문에 선정된 작품은 2편이다. 김진태 감독의 ‘모라동’(영화사 질주)이 2억 원, 손경원 감독의 ‘요한’(방과후 필름)이 1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모라동’은 젊은 남녀의 현실적 사랑을 다뤘는데, 소재 자체는 사회적이지만 코믹한 요소가 많아 대중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부산영상위 장편극영화 지원작이 대부분 무겁고 사회적 현실을 지적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과 결이 다른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블랙 코미디 ‘운동회’(2018)로 장편 데뷔한 김진태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요한’은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 ‘요한’을 주인공으로 하는데, ‘요한’이 아동학대의 피해자만은 아니었다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심사위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웹드라마 지원작은 웹드라마다운 흥미로운 상상력을 담은 2편이 선정됐다. 각 5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김백준 감독의 ‘기묘한 히어로’(J-ONE)는 현실에서는 루저지만, 알고 보니 사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을 통해 현시대를 표현하는 방식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부산영상산업센터 입주기업이었던 ㈜영화맞춤제작소영화공장의 ‘문제적 탐정사무소’(오인천 감독)는 소소한 사건을 탐정과 변호사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간다는 미스터리 탐정물이다. 두 작품 모두 시리즈로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다큐 강세’를 보이는 부산 실정에 맞게 올해 처음으로 장편 다큐멘터리 분야를 극영화 부문과 분리해 심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작단계와 기획개발 단계로 나눠 지원한다. 제작 단계의 다큐 2편, 기획개발단계의 다큐 3편이 선정됐다.
손태훈 감독의 ‘4R’(필름상가 509호)은 4라운드밖에 뛰지 못하는 아마추어 복서를 다룬 스포츠 다큐로 6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김승후 감독의 ‘카메라를 든 계엄군’(㈜팰리스)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활동했던 사진작가를 통해 5·18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지원금은 4200만 원이다.
다큐 기획개발단계 지원작으로 선정돼 1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 3편도 기대를 모은다. 오승진 감독의 ‘바이러스와 파스타’(베이직 브레스)는 코로나19 시대를 견디는 자영업자 이야기를, 전찬영 감독의 ‘Next Step(가제)’은 비혼 여성의 고민과 대안을 다룬다. 오지필름 문창현 감독의 ‘#With You’는 부산문화예술계 반(反)성폭력연대 투쟁기를 꼼꼼하게 담은 작품이다.
부산영상위원회 김인수 운영위원장은 “모두 시나리오가 탄탄한 작품들로 대중성을 띠는 작품도 있어서 흥행 가능성도 크다”면서 “다큐 분야의 경우 부산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극영화와 분리 지원을 결정한 만큼 수준 높은 작품의 완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