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건립, 부지는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2곳 후보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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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7일 이건희 소장품 활용 방안 발표
‘정부 문화분권 외면’ 지역 강력 반발 예상

6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컬렉션 도상봉의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과 '정물A'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컬렉션 도상봉의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과 '정물A'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인근 송현동 부지 2곳이 결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한 곳에 모아서 전시하는 기증관 건립 계획을 담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올 4월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이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 3181점을 기증한 이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운영해왔다.

문체부는 우선 기증품 2만 3000여 점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분야와 시대를 넘나드는 조사·연구·전시·교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증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기증품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새로 건립되는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 국립 박물관·미술관 운영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계획도 같이 내놓았다.

황 장관은 “위원회에서 총 10차례 논의를 거쳐 기증품 활용에 대한 주요 원칙을 정립하고 단계별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을 통합된 별도의 공간으로 건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가 최적이라는 의견을 문체부에 제안했다.

문체부는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반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있어 연관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 상승효과를 기대할만한 충분한 입지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앞으로 관계기관과의 협의,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문체부는 지역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기증관 건립과는 별도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더욱더 강화하고, 권역별 분포와 수요를 고려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황 장관은 지역의 문화시설 확충과 함께 이건희 기증품 관련 전시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지역에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의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는 고인의 뜻을 고려해 방대한 기증품에 대한 국가적인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규명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하고, 이들 간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기증품의 조사와 연구, 보존처리, 전시·교류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증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문서와 서적 등 전적류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국립중앙도서관 등과 협력하고,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박물관·미술관과 협력해 다양한 교류, 전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문체부의 이건희 소장품 활용 방안과 관련해 지역에서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5월 2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SNS를 통해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 의사를 밝힌 이후 현재까지 30여 곳의 지자체가 국립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선 상태이다.

문화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활동을 펼쳐온 각 지역에서 수도권 일극화 현상 심화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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