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핸드볼 감독 "이렇게 창피한 일" 질책 논란…시청자 "과하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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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자 강재원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일본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자 강재원 감독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이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에서 스웨덴에 패하며 탈락한 가운데, 경기 도중 전파를 탄 강재원 감독의 발언을 두고 시청자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8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스웨덴에 30-39로 졌다. 경기 초반부터 10골차 이상으로 벌어진 채 우리 대표팀은 경기 내내 스웨덴에 끌려다녔고, 후반에도 별다른 소득없이 결국 완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려운 대회였다"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유럽과 격차가 더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코트에 넘어지는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밖에 없다"고 아쉬워하며 "연습량이나 훈련 방법 등을 다시 준비해야 세계적인 수준에서 다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경기의 답답하고 무기력했던 분위기가 드러난 듯 후반전에는 작전타임을 요청한 강재원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창피한 일이야. 야, 창피한 일이다. 한국 핸드볼이 이렇게 창피하다고. 어?"라며 "야, 7분 지났어 지금!"이라고 질책하는 장면까지 올림픽 중계화면을 통해 전해졌다. 강 감독은 "뭐 하는 건데? 지금. 피하잖아. 붙어줘야지"라며 "2분간 퇴장 당해도 상관없어!!"라고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쳤다. 풀리지 않는 경기에 이미 사기가 떨어진 선수들의 표정은 강 감독의 발언 이후에도 여전히 어두웠다. 그리고 해당 경기가 끝나자 당시 생중계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 장면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갔다.


4일 일본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8강 한국 대 스웨덴 경기. 한국 강경민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일본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핸드볼 8강 한국 대 스웨덴 경기. 한국 강경민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누리꾼들은 "격려해줘도 모자랄 판에 화내고 윽박지르는 옛날 코칭 방식" "지휘를 하랬더니 선수들에게 윽박만 질러대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열정과 좋은 분위기, 흐름, 기세 전부를 꺾는다" "카메라 있는 데서도 저런데 카메라 없으면 얼마나 더 심한 건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 "화내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이해할 수도 있지만 힘내자고 말해줘도 되는 거잖아"는 등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지난 2012년 런던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강 감독이 할 수 있는 독려로도 볼 수 있지만,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의 작전타임 모습과 대비를 이루면서 일각에서는 '폭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4년 로스엔젤레스 대회부터 2012년 런던까지 금메달 2개와 함께 8회 연속 올림픽 4강에 진출하는 성적 덕분에 '효자 종목'으로 불려왔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뒤 9년 만에 올림픽 4강 복귀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열악한 여건에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개최국 일본에도 승리했지만, 아프리카 팀인 앙골라에 간신히 무승부를 거두고 유럽 팀들을 상대로는 4전 전패를 당했다. 특히 상대 선수들의 체격과 수비를 이겨내기에는 한국 특유의 개인기나 스피드가 이전 대회에 비해 올라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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