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CEO아카데미] 안희배 동아대병원장 강연“중년의 뇌 더 영리하고 지혜롭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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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배 동아대병원장이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기 부일CEO아카데미 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안희배 동아대병원장이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기 부일CEO아카데미 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나이 들어 연예인 등 사람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건 뇌의 노화 탓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산 동아대병원 안희배 병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7시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강연에서 ‘슬기로운 중년의 뇌’를 주제로 중년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과 이미지를 바로잡는 다양한 연구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먼저 안 병원장은 고집 세고 위축되고 우울한 기존 ‘중년의 위기’란 부정적 인식은 근거가 없음을 지적했다(미국 맥아더 연구 네트워크). 오히려 중년 여성의 경우 더 자신 있고 단호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밝혔다(레버나 핸슨 박사 연구).

안 병원장은 “이름 같은 고유명사를 깜빡깜빡하는 건 정보 인출의 문제다”며 “얼굴과 이름을 묶는 연결고리가 약해져서 인출이 느려질 뿐이다. 크게 동요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뇌 신경세포들은 떼지어 죽는 게 아니라 10년에 단 2%씩 수축될 뿐이라 뇌의 노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리 윌리스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가 성인 6000명을 대상으로 40년간 추적 관찰한 바에 따르면 ‘어휘, 언어(단어)기억, 공간정향, 귀납적 추리’ 영역에서 40~65세 연령대가 20대를 능가하는 최고의 수행력을 나타냈다고 한다.

안 병원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중년을 보내면서 뇌는 더 영리해지고 있다. 현재 74세의 뇌가 16년 전 59세의 뇌 지능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다”며 “많은 정보와 경험이 축적되면서 중년은 요점 기억, 상황 판단력, 분별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실무지식, 대인관계, 문제 해결과 수행력이 강화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안 병원장은 “뇌의 미엘린이 증가하고 거울 뉴런이 향상되면서 큰 그림을 잘 보며, 자신 외의 것에 초점을 맞추고 공감하는 지혜로운 중년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똑똑한’ 중년의 뇌 회로를 건강하고 더 탄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안 병원장은 신문 읽기, 단어 게임, 음악 레슨 등 인지적 자극 활동과 걷기, 달리기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함을 강조했다. 조정기술을 다루는 비디오 게임 훈련도 양쪽 뇌 사용 능력 향상에 좋다며 권장했다. 단, 고스톱이나 글자 맞추기 퍼즐, 스도쿠는 뇌력 상승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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