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시절 “임대아파트 손해라 안짓는다” 이재명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13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지면) 임대 아파트를 지어 운영하고 이런 것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한 영상 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이 후보가 당시 추진한 성남 대장동,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임대 아파트 비중이 처음보다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 야당으로부터 “서민 주거 안정보다 민간업자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2일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13년 1월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새해 인사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것(임대 아파트)은 손해가 나니까, 그것(임대 아파트) 때문에 적자가 나는 것인데 (성남시) 의회가 동조를 안 할 것이니까”라고 부연했다. 그는 당시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 그해 9월 성남도개공이 공식 설립됐다. 해당 발언은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이 ‘도시개발공사가 수익을 왜 꼭 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의 발언이 낮은 수익성 때문에 임대 아파트 건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취지인지, 아니면 임대 아파트 사업에 대한 시의회의 반발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한 발언인지는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의원은 애초에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지을 구상 없이 민간 분양 아파트를 늘려줄 계획 아니었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약자 편이라는 환상을 깨게 해주는 고백”이라며 “대장동을 거쳐 백현동까지 이 후보가 꾸준히 민간 개발업자의 세대 수는 늘려주면서 서민들의 임대 주택을 줄인 배경을 이제야 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집 없는 서민의 임대 주택은 수익의 관점이 아니라 주거 안정과 공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게 기본이자 상식”이라며 “이 후보의 30년 임대 기본주택 공약도 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의문을 갖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 등 주거약자가 서울의 좋은 입지에서 합리적인 임대료로 30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기본주택’ 공약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도 ‘부동산 대개혁’ 추진을 강조하면서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기본주택을 대대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