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실감 콘텐츠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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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동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인간의 오감 자극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여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실감 콘텐츠 기술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그리고 홀로그램(HR) 등이 있으며, 현재 이들과 미래에 나타날 신기술을 포함하여 XR(Extended Reality)기술이라고 한다.

가상현실은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머리 부분 탑재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여 컴퓨터가 만든 상상의 세계와 사운드를 체험하며, HMD에서 제공하는 컨트롤러로 가상공간 안에서 조작하고 움직일 수 있다. 컴퓨터 그래픽스와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직접 체험하기 힘든 경험이나 환경을 제공해 인체의 오감을 자극함으로써 마치 실제와 같이 느끼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실례로 출입이 제한된 문화재의 내부모습이나 파괴된 유적지의 복원 모습을 체험할 수도 있고, 산업 전반에 걸쳐서 사용하고 있는 도장, 용접 기술교육의 경우, 가상현실 기술을 융합하여 실제와 같은 훈련이 가능하도록 교육용 시스템을 개발하여 조선업체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교육 비용 절감과 안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통하여 생산성 향상과 고급 인력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증강현실(AR)은 실제 현실을 바탕으로 부가 세부 정보를 현실에 보완한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곳에 디지털 정보를 증강하기 위해 보통 투명한 디스플레이 장치 또는 AR 글래스를 사용한다. 자동차 앞면 유리에 장치(HUD)를 이용하여 내비게이션 정보를 부가하는 서비스를 하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환경이 되는데, 이는 증강현실이 적용된 좋은 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맞아 수업이나 전시회 등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실감 콘텐츠 사용이 늘고 있고, 이러한 실감 콘텐츠는 이제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Meta)’,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1992년에 첫 출간 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등장하는 데 이 소설은 2005년 <타임> 지에서 1923년 이후 가장 뛰어난 영문소설 100개에 선정된 바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하여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 속 ‘나’를 대체하는 아바타를 통하여 대리경험을 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메타버스에서 신입생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치르기도 하고,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세계 석학들을 만날 수 있게 하였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은 전 세계 99만여 명이 시청했다. 여기에도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을 활용하여 볼거리를 제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사회 전 분야에서 비대면 상황이 불가피했는데 원격 수업, 재택근무, 온라인 콘서트 등이 메타버스와 같이 발전하고 있다. 대중이 이를 경험하고 정착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을 코로나19로 인하여 최근 2년 동안 많은 사람은 강제적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마 ‘위드 코로나 시대’로 바뀌어도 원격 회의,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다. 일부 생산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실행해 본 결과 오히려 직무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대학의 경우 공학 쪽 수업에서는 학생과 교수 모두 실시간 원격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제한된 공간에서만 사용되던 가상·증강·혼합 현실 기술은 이미 보다 다양한 생활공간에 사용되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사회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곧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가져온 것과 같은 커다란 사회변혁의 혁명이 실감 콘텐츠 메타버스에서 다가오고 있다. 10월 8일 CNN은 미국 페이스북이 유럽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1만 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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