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두통·마비 시력장애가 전조증상…타질환으로 오인 잦아"
[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⑫ 뇌종양/동아대병원 신경외과 송영진 교수
송영진 동아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내시경과 수술 현미경을 갖춘 뇌신경 수술해부실습실을 부산 경남 울산에서 최초로 운영해 왔다. 까다롭고 위험한 뇌기저부 뇌종양 수술에 일가견이 있다.
안과 정신과 질환과 구분 어려워
가능하면 종양 절제가 원칙
내시경으로 최소 침습 수술도
10년 이상 재발 없어야 ‘완치’
-뇌종양 종류가 다양한데 어떻게 분류되나.
“두개골 안에 생기는 종양을 뇌종양이라고 하는데 악성과 양성이 있다.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것은 별아교세포종 계열이며, 이중 가장 악성도가 높은 것이 교모세포종이다. 그 다음으로 역형성 별아교세포종 등이 있다. 양성 뇌종양에는 수막종, 뇌하수체 선종, 두개인두종, 신경초종 등이 있다. 신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종양세포가 뇌로 침투 또는 전이하여 발생한 경우를 전이성 뇌종양이라고 한다. 전이성 뇌종양은 악성으로 보면 된다.”
-환자에 따라 시력의 장애로 인해 안과에 가기도 하고, 구토와 소화 불량 등으로 소화기내과에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치매나 정신병으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과 신경마비이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전두엽과 측두엽에 종양이 생기면 인지기능 저하와 성격 변화 등이 발생해 치매나 정신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다. 안장 주위 종양이나 소뇌교각부에 발생하면 시야 결손이나 안면마비, 청력 소실, 삼킴 장애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뇌척수액 순환장애가 일어나면 머리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이 유발될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흔한 증상 중 하나인데 뇌종양에 의한 두통과 일반적인 두통은 어떻게 다른가.
“-스트레스와 나쁜 자세로 인해 목주위 근육이 뭉칠 때 흔히 말하는 일차성 두통이 일어난다. 뇌의 기질적 이상이 없이 발병하는 긴장성 두통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머리와 목부위에 조이는 듯 한 통증이 발생한다. 편두통의 경우 박동성의 통증으로 혈관이 뛰는 듯 한 지끈거리는 형태의 통증이 특징이다. 뇌종양에 의한 두통이 이차성 두통인데 서서히 진행하며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신경학적 마비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후보다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심하다. 그 이유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뇌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위치에 따라 종양을 제거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래도 수술을 진행하나.
“악성이든 양성이든 가능하면 최대한 종양을 절제하는 것이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뇌수막종이나 조직학적 등급이 1등급인 양성 뇌종양의 경우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안되면 전절제를 시도한다. 종양이 뇌기저부와 깊은 곳에 있는 경우 신경학적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악성 뇌종양 경우에는 완전 제거가 힘든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에도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향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악성종양인 경우에는 바로 수술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면서 지켜볼 수도 있나.
“증상은 없으나, 크기가 클 경우 향후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에 이러한 경우 수술을 시도한다. 반면 영상 검사에서 진단을 내리기 애매한 경우와 양성 뇌종양이 의심되고,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통해 지켜볼 수도 있다. 영상 검사에서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수술을 권유한다.”
-어떤 경우에는 20시간 넘게 수술을 하기도 하던데 왜 이렇게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나.
“일반적인 외과 수술과는 달리 시작 전 준비과정이 많이 필요하다. 마취 후에 수술하기 편한 자세를 잡거나, 수술에 필요한 뇌항법장치나 신경계 감시장치 등을 환자에게 부착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미세 현미경을 이용해 종양을 뇌혈관 및 뇌신경 등과 박리하여 제거하고 두개골을 복원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두개기저부 뇌종양은 어떤 질환이며 왜 위험한가.
-두개기저부란 뇌를 떠받치는 두개골의 바닥뼈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표적인 두개기저부 뇌종양으로 뇌수막종, 두개인두종, 신경초종 등이 있다. 대개 양성 종양으로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신체 활동을 주관하는 주요기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위험한 수술이다. 중추 신경계를 주관하는 뇌간을 비롯해 뇌신경과 뇌동맥이 주변을 지나기 때문에 여차하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심한 경우 의식 회복 없이 사망할 수도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은 어떤 장점이 있나.
“이전에도 뇌하수체 종양 수술을 할 때 현미경을 사용해 코를 통해 종양을 제거하기도 했다. 현미경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내시경을 보조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내시경 카메라의 발달로 인해 내시경만을 사용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팀이 많아졌고, 수술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내시경을 사용하면 정상 코 조직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현미경보다 더 나은 시야를 확보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두개골을 열지 않고 수술을 하는 무혈 뇌수술도 시도되고 있다. 뇌정위 방사선 수술은 무엇인가.
“고용량의 방사선을 암세포에만 쏘아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뇌정위 방사선 수술이다. 노발리스와 감마나이프 등의 장비를 이용한다.”
-뇌종양 환자가 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나.
“양성 뇌종양의 경우에는 10년 이상 재발 소견이 없어야 치유되었다고 본다. 수술 후 2년간은 매년, 그 이후에는 2년에 한번씩 MRI 촬영을 시행한다. 악성 뇌종양의 경우, 수술이 잘 되었다 하더라도 항암 혹은 방사선 치료 후 2개월째 MRI를 찍으며, 일반적으로 1년에 2회 정도 MRI 촬영을 한다.” -끝-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