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 탓에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돌파 감염이 생기고 있다. 60세 이상에서는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증가해 사망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백신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백신 무용론을 제기하며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나오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3차 접종, 즉 부스터샷이 현재로서는 이 높은 파고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잡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일부 예방하고 위중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최선의 방책이다. 3차 접종을 통해 델타 변이 유행을 통제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례는 좋은 본보기이다.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역부족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2차 접종률 80%라는 높은 수치를 달성했는데도 불구하고 돌파감염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가? 백신 효과가 정말 없는 게 아닌가? 여기서 우리가 하나 놓치고 있는 것이 있었다. 백신 면역지속기간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철 사이 전국의 요양병원이나 요양관련 시설에는 집단감염이 심심찮게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시설에 대한 2차 접종이 대부분 마무리됐던 올해 5월 이후 집단감염이 거의 발생되지 않았다는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백신은 예방효과와 중증 악화를 확실히 떨어뜨려 주었다.

하지만 7월 이후 기존 알파 변이를 밀어제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중화 항체가가 더 높은 수치가 되어야 예방효과를 담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백신 2차 접종 이후 4~5개월이 지나면서 급격히 떨어지는 중화 항체가로 인해 돌파감염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던 정부는 1단계부터 너무 많은 완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4~5개월이 지난 분들의 돌파감염이 10월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전 회의에서 11월 중 60세 이상에게 먼저 3차 접종(얀센은 2차접종)을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했던 기억이 있다. 이들이 더 높은 면역력을 형성해야 감염 예방과 함께 위중증 환자 수를 줄여 단계적 일상회복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차 접종률이 오르지 않은 채 일상회복이 시작되었고,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수가 11월 중순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차로 접종이 완료됐다고 기대하던 시민들로서는 추가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을 또 겪어야 한다는 불편감과 두려움이 3차 접종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지금은 변이가 많고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3차 접종으로 더 높은 중화항체가를 만드는 면역력이 필요하다. 특히 돌파감염이 되면 위중증으로도 쉽게 이어지는 60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2차 접종의 면역 지속기간인 3~4개월이 경과하고 있어 돌파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접종자가 많은 소아와 청소년의 경우 감염이 되어도 위중증 진행이 적다는 이유로 자녀의 접종을 망설이는 부모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들에게도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며, 위중증 사례도 늘고 있다.

3차 접종을 하게 되면 25배 높은 중화항체가 몸 안에서 형성돼 델타 변이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까지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물론 이 효과를 유지하는 면역지속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4차 접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항체면역 뿐 아니라 세포면역까지 형성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돌파감염으로 확진된 고령층 환자의 경우 폐렴이 악화되어도 미접종자에 비해 눈에 띄게 치료반응이 빠르고 회복되는 비율도 높았던 것을 직접 치료하며 경험하였다. 3차 접종을 받으면 감염을 줄일 뿐 아니라 병증이 악화되는 것도 상당 수준 줄여줄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결국 현재의 코로나19 유행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백신 접종이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