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역 선수들이 펜싱 꿈 펼칠 수 있도록 실업팀 창단에 힘 쏟겠다”
김용완 부산펜싱협회장
지난달 열린 회장배 전국펜싱선수권대회에서 대학부를 비롯해 초·중·고등부까지 부산 선수들은 무더기(20개) 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도 부산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해 많은 메달을 획득한 종목이 펜싱이다. 어엿한 ‘펜싱 강국’인 한국, 그중에서도 부산은 국가대표를 지속적으로 배출한 ‘펜싱의 화수분’이다.
“50년 넘는 부산 펜싱 역사 동안 많은 선수와 지도자, 펜싱인들이 노력한 덕분에 이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인적 자원 확보 실패 등으로 다소 침체하기도 했지만, 부산 펜싱은 꾸준히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엘리트 선수뿐만 아니라 생활스포츠로 펜싱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산펜싱협회 김용완(42·천우제이와이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해 4년 임기의 협회장직을 맡았다. 그에게 지난 1년은 협회 운영과 실태를 파악하고, 부산 펜싱의 현주소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펜싱 도시’ 부산에 실업팀 고작 1곳
유망주 국제교류·대회 파견 계획
펜싱 저변 확대 생활체육 정착에 앞장
김 회장이 가장 아쉬워한 점은 전국 최강 수준의 ‘펜싱 도시’ 부산에 실업팀이 1곳(부산시청)뿐이라는 사실이다. “부산 출신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땄지만, 그들의 현 소속팀은 대부분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 있습니다. 지역의 소중한 자원을 지켜내지 못하는 게 부산 펜싱의 현실입니다. 지역 선수들이 ‘펜싱 꿈’을 지속하기 위해 실업팀은 반드시 창단돼야 합니다.”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송세라(부산시청)를 제외하고 지역 학교 출신인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 김지연(서울시청), 윤지수(서울시청), 최수연(안산시청)은 모두 부산을 떠나 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현재 부산시체육회(회장 장인화)에서도 ‘실업팀 창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부산시에서도 긍정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한다.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은 상황이라, 끝까지 ‘힘을 다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의지다.
어린 유망주의 발굴·성장도 김 회장에겐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부산지역 어린 선수들이 국제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국제교류와 국제대회에 자체적으로 파견할 계획입니다. 부산시 관련 공모사업에도 신청한 상황입니다.”
김 회장은 비영리단체인 펜싱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후원·수익사업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협회장을 맡으면서 중·고교 지도자의 임금이 현저히 낮은 것을 알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펜싱교실이나 전문클럽 운영 지원, 동호인 대회 유치 등을 통해 지도·강의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또 대회 성적에 따른 장학금·포상금도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시민들이 더 쉽게 펜싱을 즐길 수 있고, 동호회도 형성되며 펜싱이 생활체육으로 한층 더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회원 7만여 명을 둔 스포츠클럽을 경영한 바 있고, 현재 신개념 인공지능형 스마트 트레이닝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그래서인지 생활체육으로서 펜싱의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펜싱은 수 싸움 또는 두뇌 싸움이 치열합니다.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면 어린 선수도 베테랑을 이길 수 있는 게 펜싱의 묘미입니다. 유럽에서 유래한 귀족·고급 스포츠란 인식이 있지만, 의외로 비용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