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장애 어머니 위한 50주년 금혼식 전통혼례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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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뜻깊은 50주년 금혼식 14일 함양군 안의면 허삼둘 고가에서 전통혼례로. 함양군 제공 부부의 뜻깊은 50주년 금혼식 14일 함양군 안의면 허삼둘 고가에서 전통혼례로. 함양군 제공

안심센터 이날 금혼식 위해 한복 대여, 신랑 신부 화장 등 끝가지 같이했다. 함양군 제공 안심센터 이날 금혼식 위해 한복 대여, 신랑 신부 화장 등 끝가지 같이했다. 함양군 제공

강 어르신 전통혼례로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만들어. 함양군 제공 강 어르신 전통혼례로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만들어. 함양군 제공

경남 함양문화원과 함양군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이하 치매안심센터)가 뜻깊은 전통혼례를 주관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함양문화원과 치매안심센터 등에 따르면 부부의 연을 맺은 지 50년이 된 안모(80) 어르신과 강모(72) 어르신 부부의 뜻깊은 50주년 금혼식을 지난 14일 함양군 안의면 허삼둘 고가에서 전통혼례로 올렸다. 금혼식 혼례는 안심센터에서 처음 실시한 '인지장애 황혼 결혼식' 사업과 함양문화원이 펼치고 있는 '꼬신 내 풍기는 잔칫날' 사업이 합작해서 추진됐다.

안 어르신 부부는 함양군 안의면에서 조그마한 빵집을 운영했다. 2남 1녀의 자녀들은 모두 결혼하고 예쁜 손주까지 얻었다. 또한 3년 전인 2019년부터는 운영하던 빵집을 접고 행복한 노년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어머님 강 어르신한테 인지장애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이에 안심센터는 안 어르신 부부를 '인지장애 결혼식' 사업에 초대하기 위해 자녀들과 상의를 시작했다. 어머님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할 때 의미 있고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자녀들과 안심센터의 마음을 함양문화원에 전달해 금혼식이 추진됐다.

안심센터는 이날 금혼식을 위해 한복을 대여하고 신랑 신부에게 화장을 해주는 등 끝가지 같이했다. 이날 함양문화원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자녀와 친지, 지인들의 축하 속에 아름다운 전통혼례를 주관했다. 강 어르신은 전통혼례로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안 어르신 부부는 “예전 어릴 적 혼례를 치르던 생각이 나서 새롭고 즐거웠다”며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혼례를 다시 한번 치르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옛 생각도 나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웃음 지어 보였다. 안 어르신 부부는 강 어르신의 인지장애로 기억을 점점 잃어 가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한 노년을 함께하고 있다.

함양문화원 정상기 원장은 "5월 가정의 달에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오늘의 기쁨을 잊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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