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윤 대통령 욕설에 자조적 댓글…"뭐가 문제? 그가 옳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도중 빚어진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 미국인들이 의외의 반응을 내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AFP, ABC 등 외신들은 '마이크에 담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비속어 비판이 회자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들을 잇따라 보도했다.
AFP는 문제의 대목을 'How could Biden not lose damn face if these f****rs do not pass it in Congress?(이 XX들이 그것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바이든이 어떻게 체면을 잃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 번역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It would be so humiliating for Biden if these idiots don't pass it in Congress(이 바보들이 그것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바이든에게 매우 창피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것은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달린 미국인들의 반응이다. 한 미국인은 "뭐가 문제인가, 그(윤 대통령)가 옳다"고 댓글을 달았으며 또 다른 미국인은 "의회 공화당원들은 이미 미국 국민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일부 미국인들은 바이든의 공약에 공화당 의원들이 '무조건 반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데 이 맥락을 윤 대통령이 정확히 지적했다는 것.
미국 한인매체인 '애틀랜타K'의 이상연 대표도 23일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순방과 관련한 현지 언론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는 미국 주요언론들이 한미 정상의 만남을 보도하는 기사는 쓰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이 환담을 나눈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미국 의회를 비하하는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보도는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이 대표는 미국 현지 SNS나 커뮤니티 반응도 체크해 봤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미국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 "한국에도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있다",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비속어를 사용해서 한다" 등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방의회나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은 관련 기사에 "한국 대통령이 맞는 말을 했다"고 자조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