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5년 만에 최대 규모 강진 출근 시간 강타, 700여 명 사상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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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화롄 남동쪽서 규모 7.4
1999년 규모 7.6 이후 최악
건물 붕괴 속출·TSMC 대피령
터널 한 곳에 60여 명 갇혀
일본·필리핀선 쓰나미 경보

3일 대만 동부 화롄시 일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무너지는 건물에서 주민들이 어린이를 구출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이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3일 대만 동부 화롄시 일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무너지는 건물에서 주민들이 어린이를 구출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이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3일 대만에서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강진이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오후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숨지고 736명이 다쳤으며 파손된 건물이 125채에 달하는 등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대만 당국은 갇혀있는 77명에 대한 구조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이 중 60여 명이 화롄시와 쑤아오시를 있는 진원 터널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시간) 대만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MSC에 따르면 지진은 대만 동부 인구 35만 명의 도시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7㎞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EMSC는 애초 지진의 규모를 7.3으로 밝혔다가 7.4로 수정했다. 이로부터 10여 분 뒤에는 규모 6.5의 여진이 이어졌다.

대만 당국은 “지진 규모는 7.2이며 이는 1999년 9월 발생해 2400여 명이 숨진 규모 7.6의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우젠푸 대만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깝고 얕아 대만 전역에서 지진을 느꼈다”면서 “3∼4일 동안 규모 6.5~7.0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잡고 있어 예로부터 지진이 잦다. 1901년부터 2000년 사이 대형 지진이 48차례나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여파로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도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 NHK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해안에서 떨어진 높은 곳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필리핀 당국도 높은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인근 중국도 4단계 중 가장 높은 등급의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중국 저장성에서도 지진의 진동이 감지됐고, 광저우 지하철 일부 노선은 잠정 폐쇄되거나 운행 속도가 제한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강진으로 인해 150㎞ 안팎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가 나갔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만 강진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부 생산시설의 가동을 중단했다. 시장에서는 이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공장이 미세한 진동에서도 가동이 전면 중단될 수 있을 정도로 지진에 취약한 점 등을 감안해 자칫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TSMC는 "회사의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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