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불이 바람 타고 날아다녔다” 산청 산불 피난민 ‘망연자실’
“바람이 부니까 ‘확’하고 시뻘건 불이 솟구치는데, 겁이 나서 몸이 굳었다.”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청 산불’이 발생한 시천면 내 점동마을에 거주하던 이정옥(78) 씨가 화재 당시 대피 상황을 회상했다. 23일 오전 산청군 단성면 단성중학교 임시대피소에서 만난 이 씨는 “밭일하다가 보니 저 멀리 뒷산에 연기가 나는 게 보여서 산에 불이 난 걸 알았다”며 “1~2시간 만에 우리 동네까지 불이 넘어오는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르던지 불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같은 마을 주민인 조철환(80) 씨는 “물 좋고 공기 좋은 우리 동네를 삽시간에 연기로 뒤덮는데, 80(나이) 평생 산불로 집 놔두고 대피하는 건 처음”이라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다 내팽개쳐 두고 아내 손잡고 도망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시천면 덕산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 10여 명은 “두려운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선생님과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가자는 대로 따르다 보니 지금 여기(대피소) 와 있다. 여기서 친구들 선배들 만나 조금 안심이 된다”고 했다.21일 산청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근 마을에 지내는 255세대, 347명이 임시대피소로 피난했다. 이들은 22일 선비문화연구원으로 대피했다가 불이 확산하자 더욱 안전한 지역으로 분산됐다.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동의보감촌휴양림에 47명, 휴롬빌리지 70명, 단성중학교 100명, 단성초등학교 27명, 덕천강체험휴양림 59명, 산엔청복지관분관 30명, 단성당산마을 경로당 9명, 신안면 엘리제모텔 5명 등으로 나눠 피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대피 인원이 가장 많은 단성중에는 체육관 내 가로세로 각 2m 정도의 정사각형 모양 천막이 35동 설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담요와 생수 등 필수 구호 물품을 받아 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삼삼오오 모여 각 동네 근황을 묻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생기가 없이 침울한 표정이었으며 일부는 천막에서 멍하니 앉은 채로 취재진 질문에 “할 말 없다”며 복잡한 심정을 보였다.지난 21일 오후 3시 20분께 발생한 산청 산불은 진화율 75%를 보이다가 확산하면서 이날 오전 9시 기준 30%로 떨어졌다. 23일 오전 7시 기준 피해 규모가 1329ha에 이르며 정부가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주택·사찰 15채가 전소하고 산불 진화대원 4명이 사망, 중상자를 포함해 부상자도 6명이 나왔다.
경남 산청·하동서 산불…산청은 대응 2단계 발령
경남 지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21일 오후 3시 25분께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와 소방 당국은 진화 헬기 20대, 진화 차량 24대, 인력 201명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진화율은 오후 6시 기준 20% 정도다. 현장에는 평균 풍속 2.5m/s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습도는 20% 수준이다. 또한 화선은 약 7.2km, 산불영향구역은 약 80ha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산불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오후 6시 10분께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2단계는 피해 면적이 30~100ha 미만, 진화 시간이 24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산림청장이 발령한다. 산청군은 산불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점동·국동마을 주민 160여 명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또 인근 주민과 등산객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도 발송했다. 이에 앞선 오후 2시 50분께 하동군 옥종면 궁항리 한 야산에서도 산불이 났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은 진화 헬기 8대와 진화 차량 21대, 진화 인력 192명을 투입해 발생 2시간 20여 분 만인 오후 5시 15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산림 당국은 산림보호법 제42조에 따라 두 지역 산불 발생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할 경우 대형산불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동시다발 대형산불 원인은… 불똥 날아가는 '비화'
영남 지역에 동시다벌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고온 건조한 봄철 서풍에 ‘비화’(飛火) 현상까지 더해져 막대한 피해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맘때 백두대간 동쪽에서 발생하는 봄철 산불은 일단 번지가 시작하면 대형산불로 이어지기 일쑤다. 산불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지형·기상(기후)·연료(수종)’ 등 산불환경인자 3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고동저’(西高東低)의 지형적 특성에다 ‘남고북저’ 기압 배치로 인한 강한 서풍이 급속 확산과 대형화의 토대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고온 건조한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 기후급변은 대형 산불 예측조차 허를 찔리게 했다는 지적이다. 통상 봄철에는 남쪽엔 고기압, 북쪽엔 저기압이 자리한 기압계가 유지되면서 서풍이 분다. 서풍은 백두대간을 넘어 하산하면서 온도가 상승하고 지형이 가파른 동쪽은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분다. 이로 인해 백두대간 동쪽의 기온은 크게 오르고 대기는 순식간에 건조해진다. 이에 더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2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가 이 같은 봄철 기후적 특성을 부추기는 강한 에너지로 작용, 역대급 산불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바싹 마른 화약고나 다름없는 봄철 산림에 작은 불씨라도 던져지면 도화선에 불이 붙어 뇌관이 폭발하듯이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봄철 강풍은 산불 확산 속도를 올리는 것은 물론,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 현상도 유발한다. 비화는 마치 도깨비불처럼 수십∼수백m 건너까지 불씨를 옮기는 까닭에 산불 진화에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기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실험 결과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이 불면 확산 속도가 26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 발생 당시 영남 내륙 곳곳에는 순간최대풍속 10m/s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병두 박사는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봄철 서풍과 결합하면서 대형 산불의 양상을 바꿔놓고 있다”면서 “작은 불씨라도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는 불씨 사용 금지를 강제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4명 목숨 앗아간 영남 산불, 모두 실화였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난 산불이 모두 입산객의 부주의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산청군에서는 진화대원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23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는 모두 17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2.51㏊가 소실됐다. 지난해는 279건의 산불이 발생해 131.94㏊가 불에 탔다. 피해 면적만 놓고 보면 지난 석 달 동안 이미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산림 당국은 올해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자 지난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 산불위험지수가 ‘높음’ 상황이니 대형산불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후 사흘간 전국 각지에서 30여 건이 넘는 산불이 나 진화에 고충을 겪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입산객 부주의 때문으로 밝혀져 인근 주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산림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발생해 산불 3단계가 발령된 경남 산청군 산불은 인근 주민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발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천면의 한 농장 주가 잡초 제거를 위해 작동시킨 예초기에서 불씨가 튀었고, 이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주변을 태우며 확산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의 원인도 성묘객 실화로 확인됐다. 의성군 관계자는 “괴산리 야산 산불은 성묘객 실화에 따른 것으로, 화재 발생 난 후 실화자가 직접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발생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농막에서 용접을 하다 튄 불씨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화인을 추정 중이다. 이들은 진화부터 마치고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산 106번지 일대에서 난 산불도 한 문중 묘지를 관리인이 계곡 수로 작업 후 소지하고 있던 과자봉지를 태우다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인재로 인한 산불이 잇따르자, 감시와 계도 등을 통해 산불을 막아 보려 했던 지자체 고심도 깊어진다. 김해시 김진현 공원녹지사업소장은 “지금은 매우 건조한 시기”라며 “쓰레기와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 등을 하지 말고 산불예방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코스피 먹통' 부른 거래소 전산장애 검사 저울질
금융당국이 코스피 7분 먹통 사태를 일으킨 한국거래소 전산장애 사태(부산일보 3월 19일자 14면 등 보도)의 검사 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당국은 필요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발생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오전 발생한 거래소 전산장애로 인한 주식 중단 사태로 한국 주식시장의 대외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는 것은 물론,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의 전산장애와 관련한 상황을 파악하고, 검사 필요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감원은 유가증권시장 거래가 모두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는 금융당국이 당연히 살펴봐야 할 큰 사건이라고 보고 검사 형식이 필요할지, 시기가 언제가 좋을지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의 매매거래 시스템 등을 살펴보고 넥스트레이드(NXT) 출범 이후 시스템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제출받는 것도 필수적이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11시 37분부터 7분간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 오류로 코스피 주식거래매매 체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동안 전산 장애로 개장 전후 일부 종목의 거래가 멈추는 경우는 있었지만, 정규장에서 코스피 종목 전체 거래가 멈춘 것은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먹통 사태’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대체거래소인 NXT 출범과 함께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기존의 로직(의사결정 순서)인 ‘자전거래방지 조건 호가’가 거래소 시스템 안에서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코스피 전 종목 거래가 정지된 것은 한국 자본시장의 대외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문제라는 게 시장 반응이다. 오는 31일 NXT 거래종목이 800개로 확대되는 만큼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진단과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거래 중단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이 된 종목은 동양철관이었는데, 동양철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손해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거래소는 필요하다면 손해 배상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췄지만 최근 발생한 전산 사고에 대한 배상 사례가 없고 개인 스스로 피해 입증을 하기란 어려워 보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진행한다면 피해 규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검사는 원칙적으로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금융감독원이 진행한다. 다만 전자금융거래법은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나 전자금융업자의 전자금융업무와 그와 관련된 재무상태를 검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사로 정의되는 한국거래소의 전산사고와 관련해서는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검사를 진행할 근거가 있다. 금감원은 앞서 2014년에도 거래소의 거래시스템 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진화율 70%’ 울주·김해 산불은 진화 가닥
이틀째 이어진 울산 울주군과 경남 김해시 산불이 만 하루를 넘기면서 잦아드는 모양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3일 낮 12시께 산불 현장 인근에서 “오후 3시께 주불을 진화하고 일몰 전 잔불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낮 12시 기준 진화율은 70%다. 이번 산불에 영향권에 든 구역은 170ha에 달한다. 그러나 총 화선 12km 중 10.5km에서 불길이 잦아들면서 진화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앞서 이날 오전 이날 오전 울산과 김해 산불은 각각 대응 단계가 3단계, 2단계로 한 단계씩 격상됐다. 전날 밤부터 야간 헬기 투입이 중단되면서 대응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러나 날이 밝고 헬기투입 등 본격적인 진화 작업이 시작되면서 불길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울주 화재 현장에는 헬기 12대와 특수진화대·공무원·소방대원 등 2331명이 동원돼 주불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이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 인근 4개 마을에는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진화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전날 대피했던 98가구, 주민 148명은 모두 귀가한 상태다.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이날 오후 2시 기준 진화율이 70%를 기록했다. 산불영향구역은 70ha다. 전날 오후 2시 5분께 시작된 김해 산불은 밤사이 확산하면서 오전 한때 진화율이 20%까지 떨어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헬기 9대가 투입되고, 산불진화대원·공무원·소방대원 등 524명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진화에 가닥을 잡았다. 김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산불 인명피해는 없다. 두 지자체는 완전 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잔불과 바람 영향으로 완전 진화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가 쪽 불은 거의 소진됐다. 고산지대 방향으로 불이 번지고 있지만 불이 난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있어 확산 속도는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해시 관계자 역시 “잔불과 바람이 어떻게 작용할지 몰라 향후 상황을 확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 산불 현장과 인접해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부산울산고속도로 장안IC~청량IC 구간 통행은 이날 오전 9시 재개됐다.
[속보] 울산 울주군 산불 확산···산불 3단계 발령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이 21시간 넘게 지속되자, 산림 당국이 산불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렸다.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12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108-1번지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이날 오전 9시에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예상되는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으로 이틀 내 진화가 어려운 상황일 때 발령된다. 또한 산불 대응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광역 단위 모든 인력과 헬기 등이 동원된다. 산림청은 현재 헬기 7대와 진화대원 719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산불 현장과 9.9km 떨어진 온산 기상관측소에는 최대 초속 2.5m의 남동풍이 불고 있다. 한편 산불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부산울산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대부분 통행이 가능해졌다. 한국도로공사와 울산경찰청 등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부울고속도로 장안IC~청량IC구간 양방향 차량 통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산불 지점과 인접한 온양IC 인근 1km 구간은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어 양방향 각각 3개 차선 중 3차선만 통제된다.
산청 산불 진화율 30% 유지…연무 많아 헬기 투입 지연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의 기세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산림·소방 당국이 일출에 맞춰 소방 헬기를 재투입했다. 경남도와 산림청 등은 23일 오전 9시 브리핑을 열고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산불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시천면 산불은 하동군 옥종면 일부까지 확산됐으며, 경남도와 산림청을 중심으로 소방청·경찰청·군 부대·기상청 등 유관기관이 협조체계를 구축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9시 기준 진화율은 30% 정도로, 소방 당국이 밤샘 진화에 나서면서 불길을 최대한 억제함에 따라 전날 오후 7시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방·산림 당국은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도광역산불전문진화대, 소방, 군인 등 2049명을 투입해 오전 일찍부터 진화 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일출에 맞춰 헬기 33대를 재투입하려 했지만, 현재 현장에 연무가 많아 늦어지고 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투입하려 했지만, 연무가 많아 지연되고 있다. 기상이 좋아지는 대로 헬기 총 33대를 동원해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체 화선은 40km로 ,이 중 28km를 진화하고 있다. 화재 영향 구역은 1329ha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북북동풍이 불고 있으며, 바람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산 정상부 등에는 여전히 8m/s의 강풍이 불고 있다. 기온은 6.8도, 습도는 69% 수준이다. 불길이 확산하면서 산불 현장 인근 주민 461명은 동의보감촌 등으로 대피했다. 또한, 이번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불 현장에 고립돼 이들 중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는 10m/s 이상의 강풍이 불며 불길이 넓게 퍼진 데다 순간적으로 역풍이 불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주택과 사찰 등 시설 15동이 전소됐다. 산불이 잡히지 않고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22일 오후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 차원의 신속한 수습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내린 조치다. ‘대형 산불’로 인한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는 이번이 역대 6번째다. 또한,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되면서 산림청장은 현행법에 따라 23일 오전 8시부로 산불진화 통합지휘권을 경남도지사에게 위임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밤샘 진화 작업을 벌여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주력한데 이어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등 가용 가능한 공중·지상 진화 자원을 총동원하여 주불 진화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서도 산불 2단계 발령···진화율 20%로 떨어져
경남 김해시 한림면 산불이 확산하면서, 산림 당국이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23일 김해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분께 한림면 안곡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계속되면서 밤사이 진화율이 50%에서 20%로 떨어졌다. 이에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7시에 산불 대응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산불 2단계는 예상되는 피해 면적이 50ha에서 100ha 미만일 때 발령된다. 날이 밝으면서 야간 시간에 중단됐던 헬기가 투입되는 등 본격적인 진화 작업이 시작됐다. 현재 헬기 12대, 장비 40대, 진화대원 등 508명이 현장에 투입돼 불을 끄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발생한 피해 면적은 30ha 정도다. 또한 생림면 나전마을 98가구 148명이 마을회관에 대피 중이다.
양산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인근 2곳 공장과 야산 태워
경남 양산 두부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공장을 전소시키고 인근 산으로 옮겨붙었다.22일 오후 4시께 양산시 용당동 당촌저수지 인근 두부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두부공장을 전소시킨 뒤 공장과 붙은 야산으로 옮겨붙었다.불이 나자, 양산소방서는 소방차 18대 등 소방 장비와 4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양산시 역시 산불 진화 차량 5대와 4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 화재가 발생한 지 2시 30분인 6시 30분께 주불을 잡았다. 현재 시와 소방서는 잔불을 정리 중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특히 산불 현장에는 나동연 양산시장이 직접 나와 현장을 지휘하는 등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시는 산불이 난 인근 지역인 용당동 주민들에게 창문 폐쇄와 지역 우회 통행 등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두부공장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주 로또 1등 13명 당첨금 21억여원…부산서도 3곳
이번주 로또복권 1등 당첨번호는 ‘17, 18, 23, 25, 38, 39’로 나왔다. 1등 당첨자는 13명으로, 21억 9309만 원(세전) 씩을 받는다. 22일 동행복권에 따르면 이날 추첨한 1164회 로또복권은 1등 번호가 ‘17, 18, 23, 25, 38, 39’이며 2등 보너스 번호는 ‘22’다. 1등 당첨자는 전국 13명인데 부산에서도 3명이 나왔다. △남구 대연동의 비에이치(BH)복권 △동래구 수안동 대영당안경원 △중구 창선동2가 프로토베팅샵이다. 이들 3곳은 2등 당첨자도 각각 1명씩 나왔다. 이외 경기 3명, 서울 2명, 인천 1명, 광주 1명, 강원 1명, 전북 1명, 경북 1명이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76명으로 각 6252만원씩을 받게 된다. 또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3470명으로 137만원씩을 받는다. 당첨번호 4개를 맞힌 4등(고정 당첨금 5만원)은 17만 45명, 당첨번호 3개가 일치한 5등(고정 당첨금 5000원)은 280만 7095명이다.
김해 한림면 산불 4시간 만에 큰불 잡혀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화재 발생 4시간 만에 잦아드는 모양새다. 김해시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5분께 한림면 안곡리산 106번지 일대에서 난 산불은 이날 오후 6시께 주불이 잡히며 진정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잔불이 남아 있고 바람의 영향 등을 가늠할 수 없어 완전 진화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 산림과 관계자는 “오후 6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50% 정도, 풍속은 3.6m/s를 기록하고 있다”며 “바람의 영향에 따라 잔불이 다시 살아날 수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야간 진화 작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안곡리산에서 한 문중 묘지를 관리하던 60대 A씨가 계곡 수로 작업 후 소지하고 있던 과자 봉지를 태우다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지금까지 임야 약 15ha가 소실됐으며 소방 비상 대응 1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는 소방헬기 3대, 소방차 35대, 소방대원·공무원 등 180여 명이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같은 차량 앞뒤로 연이어 들이받아… 부산 40대 만취 운전자 입건
부산에서 만취 상태로 SUV 차량을 들이받은 승용차 운전자가 같은 SUV 차량을 연이어 들이받았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 등 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40대 운전자 A 씨를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일 오후 11시 58분께 부산 동구 좌천동 한 도로에서 후진을 하다가 30대 B 씨가 몰던 SUV 차량 앞쪽을 들이받았다. B 씨는 인근 경찰서에 신고하기 위해 1km 정도 주행했는데, A 씨는 유턴 신호를 기다리던 B 씨 차량을 다시 뒤에서 추돌했다. 사고 여파로 B 씨 차량이 밀리면서 앞쪽에 정차 중이던 택시까지 추돌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이 사고로 A 씨 차량에 탄 동승자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측정한 A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였다. 경찰은 A 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 통학버스 승하차 갈등, 교장 무혐의로 마무리
부산에서 사설 통학버스 승하차장을 둘러싼 갈등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에게 고소를 당한 초등학교 교장(부산일보 2024년 8월 23일 자 2면 등 보도)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직무유기죄·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업무방해죄·아동방임죄 혐의로 고소당한 동래구 한 초등학교 교장 A 씨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혐의가 없다고 설명하며 “교장 행위가 범죄 성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부산 동래구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사설 통학버스 하차 지점을 놓고 초등학교와 갈등을 벌인 끝에 학교장 A 씨를 고소했다. 당시 아파트 주민들은 기존 사설 통학버스 하차 지점은 통학버스 규격과 맞지 않고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안에 통학버스 하차 지점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학교는 다른 학생들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며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교육단체는 입장문을 내 이번 경찰 불송치 결정을 환영하면서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도 보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부산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모든 학생과 교직원 안전을 위해 내린 교장의 합리적 결정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난 것은 마땅하다”면서도 “학생 700여 명이 안전을 위해 허용을 하지 않은 교장이 고소까지 당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승하차 지점에 대한 갈등은 학교 안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대신 학교 밖 기존 구역에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지역 교육 당국은 경찰과 지자체 등에 도로 폭 확대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산청군 시천면 산불, 올해 첫 ‘대응 3단계’ 발령
21일 오후 3시 25분께 발생한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이 올해 첫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와 소방 당국은 진화 헬기 20대, 진화 차량 71대, 인력 304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는 평균 풍속 2.5m/s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습도는 20% 수준이다. 또한 화선은 약 9.5km, 산불영향구역은 약 120ha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4시 20분에 1단계에 이어 6시 10분에 2단계를 발령했지만, 산불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오후 6시 40분께 산불 3단계로 확대 발령했다. 올해 산불 3단계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불 3단계는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대형 산불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될 때 산림청장이 발령한다. 또한, 3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지휘권이 경남도지사로 인계됐다. 이에 경남도는 18개 시군 광역산불전문예방진화대 400명에 대해 동원 명령을 내렸으며, 산청양수발전소에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해 대응에 나섰다. 산청군은 산불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점동·국동마을 주민 160여 명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또 인근 주민과 등산객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도 발송했다.
통영 출신 중견 무용가 강미희 별세
중견 현대무용가 강미희 미야(美野)아트댄스컴퍼니 대표가 2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1세. 경남 통영 출신의 고인은 다섯 살 때 춤에 입문해 열두 살에 일본 신문사 초청으로 국제무대에 설 정도로 일찌감치 재능을 발휘했다. 이런 그를 눈여겨본 엄옥자(국가무형유산 승전무 예능보유자) 선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통영에서 부산으로 데려와 함께 살며 춤을 가르쳤다. 대학 시절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남정호 선생의 경성대 시절 제자가 되어 현대춤을 배웠다. 졸업 후 현대무용단 줌 창단 멤버로 활동하던 중 일본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전위무용가 다나카 민을 만나 공동체 생활을 하며 ‘부토(舞踏)’ 춤을 배우는 등 무용단체 마이주쿠 단원으로 활동했다. 국내로 돌아온 고인은 1996년 미야아트댄스컴퍼니를 설립하고, ‘자유로운 춤’, ‘치유의 춤’을 추며 생활 속에서 일반인들도 함께 움직이는 몸짓 프로그램 전파에 애쓰며 자기만의 춤 세계를 구축해 왔다. 또한 고인은 접촉 동작을 활용한 즉흥 춤 프로그램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의 피해자는 물론, 보호관찰소에서 교육 명령을 받은 성폭력 가해 남성들까지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동작 치유, 춤 치유에 적극 나섰다. 그가 춤 인생 대부분을 보낸 부산을 떠나 고향 통영에 정착한 것은 2017년 무렵. 통영에서도 고인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신체 표현 수업을 진행했는가 하면, 서울과 부산 등을 오가며 개인 춤판과 즉흥춤 축제에 참여하는 등으로 활동해 왔다. 빈소는 부산 금정구 부산영락공원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통영화장장이다.
경남 김해서도 산불…생림면으로 확산 중
22일 오후 2시께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산 106번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 불은 한림면 안곡마을에서 생림면 나전리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당국 등은 진화인력 50여 명과 장비 10여 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해시 산림과 관계자는 “현재 가용 인력이 부족해 불이 확산 중”이라며 “현장 인근 진입을 피하고 연기 흡입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주 산불 대응 3단계 발령…산불영향구역 105ha 달해
울산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림당국인 23일 오전 9시부로 산불 대응 단계를 3단계로 전환했다. 전날인 22일 낮 12시 12분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23일 오전 9시 기준 65%다. 울주군 관계자는 “해가 진 뒤 헬기를 투입하지 못한 데다 밤사이 잔바람이 계속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불길이 확산해 피해 면적은 늘면서 진화율이 약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산불로 피해가 예상되는 산불영향구역은 105ha로 늘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화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양달·돈터 등 2개 마을 주민 80명은 온양읍사무소와 음달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다.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에 달하며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한다. 당국은 특수진화대·공무원·경찰·소방 등 1940명과 헬기 12대를 동원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 현장과 인접해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부산울산고속도로 장안IC∼청량IC 구간 통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재개됐다.
“소수가 독점한 건물, 조각투자로 모두의 자산으로” [심준식이 만난 블록체인 히어로즈]
[편집자주]블록체인 특구 부산의 가능성과 미래를 전망하는 ‘심준식이 만난 블록체인 히어로즈’ 연재를 시작합니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온미디어의 심준식 대표가 이 분야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들의 리더들을 만나 도전정신과 비전을 조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부산이 아시아 디지털자산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 그 단상에서 피어난 아이디어 2018년의 어느 가을날,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미팅을 마친 허세영 대표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때 공장과 창고가 즐비했던 이 거리는 이제 힙스터들의 성지로 변모해 있었다. 세련된 카페와 편집숍, 그리고 미디어 스타트업들로 가득 찬 골목은 활기찼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했다. 허 대표는 이 순간을 루센트블록의 창업 계기로 꼽는다.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주말마다 성수동에서 소셜벤처 활동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었다.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의 기술력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 “2015~2016년 성수동은 아직 공장 부지였어요. 소셜벤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동네가 활기를 띠더니, 유명 브랜드들이 하나둘 입점하기 시작했죠. 크래프터스, 무신사 같은 큰 회사들이 지금 그곳에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고요.” 허 대표는 동네가 ‘핫’해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주목했다.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들이 떠나게 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현상은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혜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는 없을까? 부동산 가치 상승의 혜택이 소수의 부자들에게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조금씩 참여할 수 있다면?” 이 단순한 질문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씨앗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비전이 형성된 순간이었다. ■“몇십만 원으로 강남 부동산을 소유한다고요?” 2018년, 허세영 대표는 루센트블록의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는 약 3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디어는 혁신적이었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높았다. “처음에 변호사에게 사업 계획을 설명했더니, ‘자본시장법을 어떻게 풀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 자본시장법이 뭔지도 몰랐죠.” 허 대표는 웃으며 회상했다. “금융 규제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어요.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죠.” 부동산을 ‘토큰화’해서 쪼개 판다는 개념은 당시 한국에서는 생소했다. 게다가 법적으로도 회색 지대에 있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쪼개는 이 방식은 증권법, 부동산법, 그리고 블록체인 규제가 교차하는 복잡한 영역이었다. “저희는 엔지니어와 개발자들로 구성된 팀이었어요. 갑자기 복잡한 금융 규제와 씨름하게 된 거죠. 매일같이 새로운 장벽에 부딪혔고, 때로는 정말 불가능해 보였어요.” 그러나 허 대표와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금융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규제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합법적인 모델을 만들어갔다. 3년 반의 노력 끝에 2022년 4월, 마침내 ‘소유’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다. “소유라는 이름에는 저희의 철학이 담겨 있어요.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미션처럼요. 누구나 부동산을 소유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잖아요. 특히 좋은 상권의 상업용 부동산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불가능한 영역이었죠.” 루센트블록의 플랫폼은 이런 장벽을 허물었다. 최소 10만 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서비스는 한국 최초의 STO(증권형토큰) 플랫폼으로서 부동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 ■단 몇 시간 만에 완판: 혁신의 증거 루센트블록의 첫 프로젝트는 부산의 유명 카페 체인 건물을 토큰화한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첫 프로젝트가 수십억 원 규모였는데, 공모가 시작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마감됐어요. 저희도 깜짝 놀랐죠.” 이 성공에는 비밀이 있었다. 루센트블록은 단순히 부동산을 쪼개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과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설계했다. “우리는 매출 연동형 임대료 모델을 도입했어요. 기존의 고정 임대료가 아니라, 임차인의 매출이 올라갈수록 임대료도 상승하고, 그에 따라 투자자의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죠. 이렇게 하면 건물주와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됩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는 브랜드의 팬으로서 특별한 혜택도 주었다. “투자한 분들은 해당 브랜드의 전국 매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소비자, 임차인, 건물주가 모두 윈-윈하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죠.” 두 번째 프로젝트도 비슷한 성공을 거뒀다. 수원 행궁동에 위치한 이 건물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도시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오래된 숙박시설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케이스예요. 어반플레이라는 회사와 협업해서 아트 갤러리, 디자인 숍, 카페 등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었죠. 단순히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이러한 성공 사례들은 루센트블록의 모델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하는 비즈니스임을 증명했다. 허 대표는 이를 통해 더 큰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부동산을 넘어선 비전: 소유의 민주화 허 대표의 비전은 단순히 '부동산 조각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좁게 보면 부동산 토큰화지만, 넓게 보면 ‘소유의 민주화’에요. 지금까지 대자본가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좋은 자산에 일반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이는 단순한 투자 기회 제공을 넘어,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더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접근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산의 불평등은 계속 심화되고 있어요. 좋은 자산은 이미 자본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이 집중되는 구조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플랫폼은 작은 자본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겁니다.” 허 대표는 이 모델이 부동산을 넘어 다양한 자산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미술품, 와인, 고가의 수집품… 이런 대체투자 자산들도 결국 소유권을 나눌 수 있어요. 더 나아가 지적재산권이나 로열티 수익 같은 무형자산도 토큰화할 수 있죠.”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블록체인은 중개자 없이 가치를 안전하게 이전할 수 있는 기술이에요. 이것이 소유권을 쪼갤 수 있는 기술적 바탕이 됩니다. 저희는 복잡한 법적,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서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어요.” ■창업가의 내면: “매일이 도전이다” 루센트블록이 외부에서 볼 때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창업자의 내면은 늘 고뇌와 도전으로 가득하다. 허 대표는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수백 회 이상 기차를 타고, 때로는 새벽 시간까지 일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CEO로서의 삶은 영화처럼 화려하지 않아요. 매일이 위기이고, 매일이 도전입니다. 규제를 넘기 위한 법적 도전, 기술 개발의 어려움, 인력 채용과 유지, 자금 조달… 해결해야 할 문제가 끝없이 밀려오죠.” 특히 블록체인과 금융이 융합된 영역은 전례가 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저희는 법과 규제의 경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어요. 때로는 규제 당국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영역이죠. 그럴 때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크다. “30명의 직원들이 저를 믿고 함께하고 있어요. 그들의 생계와 커리어가 걸려 있죠. 그리고 저희 플랫폼에 투자한 수많은 고객들… 이 모든 분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요.” 그럼에도 그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 자본주의가 만든 불평등을 자본주의의 도구로 해결하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이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결정의 지혜: 경청하고 행동하라 허 대표는 의사결정에 있어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저는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의 이러한 접근법은 겸손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지혜에서 나온다.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둘 다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이기 때문이에요. A안, B안 모두 각자의 장점과 단점이 있죠. 그럴 때는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중요한 결정 앞에서 그는 ‘4분면 우선순위’ 접근법을 활용한다. “모든 일을 4가지로 분류해요.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이렇게 구분하면 어떤 일에 리소스를 집중해야 할지 명확해집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법 덕분에 그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 상황을 헤쳐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방법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의사결정 방법이 있어도, 결국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70%의 확신이 들면 행동하세요. 100%를 기다리다 보면 기회는 사라집니다.” 그는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라”는 조언을 전한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아요. ‘언젠가 해야지’라고 미루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시작하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요.”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허 대표가 창업가와 리더들에게 꼭 추천하는 책이 있다. 바로 일본의 사업가 이나무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다. “이 책은 단순한 비즈니스 서적이 아니에요. 인생의 목적과 일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죠. 특히 저에게 깊은 영감을 준 부분은 ‘전력투구’의 자세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그는 이 책에서 말하는 전력투구의 마인드셋이 창업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나무리는 70대의 나이에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을 맡아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시켰어요. 그가 보여준 집중력과 헌신, 그리고 목적의식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허 대표는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성공 방법론이 아닌,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지금 디지털 시대에는 많은 정보와 기회가 있지만, 정작 왜 일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놓치기 쉬워요.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부산과의 만남: 블록체인 특구의 가능성 루센트블록은 최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부산 블록체인 특구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허 대표는 이 협력이 단순한 지역 사업 확장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부산은 대한민국 블록체인 특구로서 어떤 실험도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어요.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고 검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입니다.” 특히 그는 비단의 김상민 대표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님은 단순히 부산만 바라보지 않고 글로벌 비전을 가지고 계세요. 지역 블록체인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그 비전에 저희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루센트블록은 부산에서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 “부산의 특색 있는 상업 부동산을 토큰화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에요. 또한 비단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 화폐 모델도 구상하고 있죠.” 허 대표는 부산이 가진 독특한 장점에 주목한다. “부산은 항구도시로서 개방성과 역동성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블록체인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 강점이죠. 이런 환경에서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부산이 단순히 한국의 블록체인 허브를 넘어, 아시아의 디지털 자산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싱가포르, 홍콩 같은 도시들이 아시아의 금융 허브 역할을 했다면, 부산은 디지털 자산의 허브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루센트블록이 그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금융의 미래: 전통과 혁신의 조화 블록체인과 토큰화는 금융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허 대표는 이 질문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사람들은 종종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들이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생각해요. 서로 융합하면서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죠.” 그는 전통 금융기관들도 이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거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행들도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하고 있잖아요.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디지털화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허 대표가 생각하는 금융의 미래는 고객 중심의 ‘효율성’ ‘편의성’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는 방향이다. “궁극적으로 금융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도구여야 해요. 복잡한 기술이나 용어 뒤에 숨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루센트블록이 이런 미래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저희가 하는 일은 단순히 부동산을 토큰화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의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금융 민주화'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 허세영 대표의 창업 여정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교훈을 공유한다. “창업을 시작할 때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어요. 규제의 벽, 기술적 한계, 시장의 회의적인 시선… 이런 장애물들이 너무 커 보였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었어요.” 그는 ‘창업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타트업은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성공했을 때의 임팩트가 크기 때문이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허 대표는 소유라는 서비스가 단순한 투자 플랫폼을 넘어,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길 바란다. “자산의 소유권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산된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공정해질 수 있어요. 이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비전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한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닙니다. 이 기술은 중개자 없이 가치를 안전하게 이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에요.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된 루센트블록과 비단의 협력은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허세영 대표의 도전은 계속된다. 허세영 대표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으로 일했다. 2018년 루센트블록을 창업해 부동산 토큰 증권 플랫폼 소유를 론칭했으며, 현재 대전에 본사를 둔 30인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90년생으로, 미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한국에 들어온 지 약 10년 된 글로벌 마인드의 젊은 CEO이다.
거제시장 재선거 선거 운동 첫 주말…초반 주도권 경쟁 ‘후끈’
4·2 재보궐선거 본선 첫 주말, 시장 재선거를 치르는 경남 거제는 초반 기선을 제압하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목전에 두고 정국 긴장감이 최고조인 데다, 거대 양당에 만만찮은 전력의 무소속까지 가세하면서 밋밋했던 여느 재보선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다. 곳곳에서 익숙한 멜로디의 흥겨운 선거송이 울려 퍼지고, 힘찬 구호와 함께 연설이 시작되면 행인들 눈과 귀가 유세차량으로 쏠린다. 상기된 여야는 재선거 최대 승부처가 될 흔들리는 중도층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 지도부가 가세한 출정식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린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 사흘째인 22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 장평오거리에서 주말 이른 아침에도 일터로 향하는 조선소 노동자들과 하루를 시작했다. 이어 동부면, 남부면, 일운면 등 민주당 약세 지역 공략에 집중했다. 뒷날엔 주일 예배행사와 거제면 숲소리공원, 상동동 독봉산웰빙공원을 거쳐 지역 최대 주거단지인 상문동 일대를 누비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변 후보는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 소속 전 시장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재차 부각하며 “반헌법 탄핵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 시민들께서 분명히 판단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확대를 중단하고, 내국인 채용을 늘려야 조선업도 살고,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며 “남은 기간 신명 나게 싸워 반드시 승리하고, 실천과 성과로 시민께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거제시자원봉사센터에서 무료 급식 봉사 준비로 주말을 맞았다. 새벽부터 정성스럽게 준비한 밥과 반찬으로 가득 채운 식판을 나르며 어르신 한 분, 한 분과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안부를 물었다. 오후에는 출정식을 열었던 고현시장 사거리를 다시 찾아 집중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3일은 한화오션 사업장을 배후에 둔 아주동을 중심으로 각종 축제현장을 누비며 바닥 민심 다잡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옛) 대우조선해양 동종업종 매각 반대, 상선과 특수선 분리매각을 시민과 함께 막아내기 위해 싸운 정치인이 누구였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거제는 지금 대형 국책사업인 공항, 철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시작됐다. 상상도 못 하는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후보, 선심성 포퓰리즘 대신 정책으로 시민에게 다가서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무소속 진영도 지역 곳곳을 꼼꼼히 훑어 나갔다. 민주당 출신 현직 거제시의회 부의장으로 팽팽한 양간 구도에 균열을 낼 변수로 꼽히는 김두호 후보는 ‘젊고 실력있는 시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조선, 관광, 복지, 교육, 문화, 소상공인, 지역경제 등 시민 삶과 밀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민생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며 “거제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만들어내겠다”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던진 황영석 후보는 ‘사회적 약자가 행복한 럭키 거제’를 슬로건으로 3대 아젠다와 이를 구체화한 40개 공약으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황 후보는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 사는 것이 행복한 거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초년생 등 속여 1400억대 챙긴 보험설계사들
미래에셋생명 등 소속 법인보험대리점(GA) 보험설계사 97명이 사회초년생 등 보험계약자들에게 1400억 원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질러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유사수신에 가담한 보험설계사와 GA에 무관용 원칙에 따라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히 조치하고 이들이 저지른 위법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사수신 연루 의혹이 제기된 2개 GA를 긴급 현장 검사한 결과, 이들 GA 소속 설계사 97명이 보험영업을 빌미로 사회초년생 등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406억 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하고, 약 342억 원을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체 가담 보험설계사는 28개 GA에 1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설계사 출신으로 대부업체 PS파이낸셜 대표인 총책은 2022년 1월 GA A사를 직접 설립해 산하 설계사 조직을 유사수신을 위한 4단계 피라미드 조직처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에셋생명 산하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소속 설계사 조직과 함께 같은 형태로 가담했다. 이들 GA 소속 보험설계사들은 보험 가입 고객들에게 단기채권 투자상품, PS파이낸셜의 대출자금 운용상품 투자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고객 투자금의 최대 3%를 영업·관리자수당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계약은 고객이 대부업체 대표에 자금을 직접 대여하는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됐고, 투자금도 대부업체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목표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 등에게는 특별 보너스 수당을 지급하고 신규 영업자를 데려오면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등 보험 판매 독려를 위한 프로모션을 유사수신에 그대로 차용했다. A사 소속 실적 1위 설계사는 보험계약자 자금 약 360억 원을 모집해 유사수신 모집 수수료로 약 11억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보험설계사는 월급관리 스터디, 재무설계상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사회초년생에게 접근, 기존 보유 적금을 해지 후 유사수신 투자를 권유했다고 금융당국은 지적했다. 보험설계사들은 과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상품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대부업체 대표 개인 계좌로 투자금이 송금되는데도 보험영업 외에 높은 수수료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데 사로잡혀 영업활동 중 알게 된 고객정보(DB) 등을 활용해 기존 보험 고객들에게 자금 투자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이번 유사수신에 가담한 보험설계사 등 관련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등록취소와 인적 제재, 과태료 부과 등의 형태로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히 조치하고, 위법 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GA와 대부업체를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처럼 운영, 조직적으로 대부업을 영위한 A사 소속 임원·설계사 등을 중징계하고, 수사기관 고발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A사 대표의 법인자금 유용 부분은 횡령 등 혐의로 별도 고발할 예정이다.
한·일 공동 제작 예능·드라마 일본 TV서 첫 선
한국과 일본이 손발을 맞춘 콘텐츠가 늘고 있다. 한일 제작사가 함께 만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일본 TV 방송에서 잇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23일 방송가에 따르면 CJ ENM과 일본 TBS가 공동 제작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무한루프’가 24일 밤 TBS에서 첫 방영된다. 콘텐츠 공동제작 업무 협력을 시작한 CJ ENM과 TBS가 함께 제작한 첫 파일럿 예능이다. 엠넷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아이랜드2’에서 나온 이즈나 멤버 코코 등 6명의 참가자가 육각형 방에 갇혀 여러 미션을 풀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양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공동 기획 제작에 나선다. CJ ENM 관계자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점 호응을 얻고 있다”며 “‘무한루프’는 이러한 도전과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콘텐츠 제작사 SLL과 일본 TV 아사히와 함께 제작한 드라마 ‘마물’은 다음 달 18일 아사히 TV 전파를 탄다. 양사가 공동 기획·제작한 첫 번째 작품이다. 배우 아소 쿠미코와 시오노 아키히사가 주연으로 나선다. 이 드라마 시나리오는 신은영 작가의 원안 ‘손길’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각본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일본 리메이크를 맡았던 세키 에리카가 담당했다. 총 연출은 타키 유스케와 니노미야 타카시가 함께 맡았다. 한국의 진혁·최보윤 PD도 이 드라마의 1, 2화를 연출했다. SLL 박준서 제작부문 대표는 “‘마물’ 공동 제작을 시작으로 한일 양국의 장기적인 콘텐츠 협업이 가능한 기반을 만들어 새로운 IP 발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영화 ‘신문기자’를 만든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과 함께 콘텐츠 공동제작에 나선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일본 콘텐츠 스튜디오 바벨 레이블과 협업을 시작하고 웹툰, 웹소설, IP 영상화를 협력하고 드라마, 영화 신규 공동개발을 시작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 장세정 영상CIC 대표는 “글로벌 스튜디오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시장에서 K콘텐츠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수현 ‘넉오프’ 공개 보류… 진실공방 계속
디즈니플러스가 배우 김수현 주연의 신작 드라마 ‘넉오프’ 공개를 보류하기로 했다. 김수현과 고(故) 김새론의 과거 교제 논란이 확산하며 진실 공방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23일 방송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측은 ‘넉오프’ 공개를 보류하기로 했다. 김수현이 주연으로 나선 이 드라마는 올해 4월 공개를 목표로 제작 발표회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수현이 ‘눈물의 여왕’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방송가에선 ‘넉오프’뿐 아니라 김수현이 출연한 프로그램 편성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김수현이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굿데이’는 23일 방송 예정이던 6회를 결방했다. 앞서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 등에 김수현의 하차를 요구하는 의견이 쏟아지자 “김수현 씨 출연분은 최대한 편집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결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수현은 2016년부터 당시 미성년자였던 고 김새론과 6년간 교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 10일 이같이 주장한 뒤 논란이 불거졌다. 김수현 소속사는 애초 김수현과 김새론의 교제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김새론씨가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교제했다”고 밝힌 뒤 가로세로연구소 측과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 부럽지 않아요” 김해 축구단 인기 ‘후끈’
경남 김해시청축구단이 이름을 바꾸고 K3리그 역사를 새롭게 쓴다. 김해시청축구단은 오는 29일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재단법인 김해FC’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 출발을 알린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운동장 리셉션장에서 김해FC 출범식을 가진 후 대전코레일FC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펼친다. 김해FC 출범식에서는 구단주인 홍태용 김해시장이 손병철 단장에게 구단기를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김해시에서 재단으로 업무가 이양되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의미에서다. 이어 2025시즌 유니폼 공개, 기념 서명, 현판 제막 순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오후 2시에 시작되는 김해FC 홈 개막전에는 최대 1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전망이다. 이미 개막 후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확보한 김해FC는 대전코레일FC를 상대로 3승 사냥에 나선다. 특히 이날 김해FC 출범을 기념하는 개막전에는 푸짐한 경품이 제공돼 눈길을 끈다. 재단은 현장에서 추첨을 통해 캐스퍼 승용차 1대와 손흥민 사인 유니폼 등 30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김해FC 관계자는 “축구는 세계인 모두가 즐기고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동적인 힘을 가진 스포츠”라며 “이번 출범식과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김해FC가 전국적인 명문 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FC 모태가 되는 김해시청축구단은 2008년 창단했다. 2020년 K3리그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는 등 그동안 우수한 성과를 내 실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손현준 감독과 선수 34명이 소속돼 뛰고 있다.
"양산 황산공원 근린공원 될까?" 이달 판가름
경남 양산시가 부울경 지역 최대 수변공원인 낙동강 황산공원 활성화를 위해 추진(부산일보 2024년 1월 15일 자 11면 보도) 중인 도시관리계획상 근린공원 지정 여부가 이달 중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는 이달 중 경남도에서 황산공원 230만여㎡ 중 약 82%인 188만여㎡ 부지를 도시관리계획상 근린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양산시는 경남도 도시계획위 심의에서 황산공원의 근린공원 지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남도 도시계획위 심의에 앞서 경남도 관계자와 여러 차례 협의와 자료를 보완했기 때문이다. 황산공원이 근린공원으로 지정되면 황산공원에 대한 사업 규제 완화로 개발사업 추진 때 시설 설치가 종전보다 쉬워지게 된다. 실제 낙동강 변에 있는 황산공원은 개발제한구역과 하천구역으로 지정돼 이중 규제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규모에 따라 시설별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행정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그러나 근린공원 지정 때 단체장 재량으로 시설물의 용도변경이나 장소 이전 등이 가능해진다. 공원 개발을 종전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시에서 황산공원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시는 황산공원 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해 침체한 주변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2년 10월 낙동강 하구 지역 5개 자치단체와 낙동강협의회까지 구성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산시는 2027년까지 720억 원을 들여 100인승 규모 전기 유람선 도입을 비롯해 수상 레포츠센터와 편의시설 등이 있는 플로팅 하우스 설치, 황산공원과 낙동강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교통수단이자, 관광용인 곤돌라 설치를 추진 중이다. 양산시는 또 2028년까지 국비 등 226억 원을 투입해 황산공원 13만 6000㎡ 부지에 ‘낙동 선셋 바이크파크’를 조성한다. 이 사업은 황산공원에 바이크 피크닉 존과 바이크 힐링 존, 펌프 트랙 존을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 양산시는 오토캠핑장 증설(50면 이상)과 어린이놀이시설 확충, 플라링기구와 드론 공원을 추진 중이다. 황산공원에는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낙동강 자전거길,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 5만㎡의 황산 숲, 가족형 미니 기차, 산책로 등이 설치돼 부울경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양산시는 2023년 하반기 개발제한구역이자, 하천구역인 황산공원을 도시관리계획상 근린공원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관련 용역 발주와 함께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양산시는 행정절차 추진 과정에서 상위법(공원녹지기본계획 등)과 부합되지 않은 것을 찾아낸 뒤 이를 개선했고,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를 위해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애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늦어졌다. 양산시 관계자는 “황산공원이 근린공원으로 지정되면 인허가 때 행정절차가 현재보다 쉬워져 시가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을 종전보다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위 1% 부동산 자산 30억원…5년간 5.4억원 상승
상위 1% 부동산 자산을 가진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30억 원으로, 최근 5년 새 5억 원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수도권의 부동산 자산 규모가 비수도권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23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자산이 상위 1%인 가구의 기준선은 30억 원이었다. 이는 표본 가구를 실물자산(부동산 금액) 순으로 나열한 뒤, 각 가구의 가중치를 고려해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의 부동산 자산을 산출한 결과다. 즉, 지난해 기준 상위 1% 부동산 부자가 되려면 최소 3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2019년 부동산 상위 1%의 기준선은 24억 6000만 원이었다. 5년 새 5억 4000만 원이나 올라간 것이다. 부동산 자산 상위 5%의 기준선도 2019년 11억 2000만 원에서 2024년 14억 1000만 원으로 2억 9000만 원 상승했다. 반면 부동산 자산 기준으로 한줄로 나열했을 때 딱 한 가운데인 중위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2019년 1억 6000만 원에서 2021년 1억 8000만 원으로 2000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0∼2022년 부동산 급등기와 이후 조정기를 거치면서 자산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서울, 특히 강남권에서 집값이 치솟으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자산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평균 부동산 자산에서도 이같은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자산 5분위가 보유한 부동산 평균 금액은 수도권에서 13억 6544만 원, 비수도권에서 10억 7211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자산 5분위는 2019년 8억 6235만 원에서 지난해 10억 7211만 원으로 2억 976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당 조사가 3월 말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강남권 부동산 상승세가 더해진다면 차이는 더욱 심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체 자산 평균 금액을 시도별로 보면 전국 평균(5억 4022만 원)보다 높은 지역은 서울, 세종, 경기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종이 7억 6663만 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서울과 경기는 각각 7억 6173만 원, 6억 5945만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평균 금액이 가장 낮은 시도는 충남(3억 5915만 원)와 전남(3억 6586만 원)이었다.
김해공항 진입도로에서 택시 사고… 청사 외벽 ‘쾅’
김해공항 국내선 진입도로에서 택시가 청사 외벽을 들이박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택시 기사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이 크게 다쳤다.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진입도로에 진입한 택시가 국내선 청사 기둥과 외벽을 들이박았다. 이 사고로 택시를 몰던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 승객인 60대 여성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중견 현대무용가 강미희 미야(美野)아트댄스컴퍼니 대표가 2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1세.경남 통영 출신의 고인은 다섯 살 때 춤에 입문해 열두 살에 일본 신문사 초청으로 국제무대에 설 정도로 일찌감치 재능을 발휘했다. 이런 그를 눈여겨본 엄옥자(국가무형유산 승전무 예능보유자) 선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통영에서 부산으로 데려와 함께 살며 춤을 가르쳤다. 대학 시절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남정호 선생의 경성대 시절 제자가 되어 현대춤을 배웠다.졸업 후 현대무용단 줌 창단 멤버로 활동하던 중 일본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전위무용가 다나카 민을 만나 공동체 생활을 하며 ‘부토(舞踏)’ 춤을 배우는 등 무용단체 마이주쿠 단원으로 활동했다.국내로 돌아온 고인은 1996년 미야아트댄스컴퍼니를 설립하고, ‘자유로운 춤’, ‘치유의 춤’을 추며 생활 속에서 일반인들도 함께 움직이는 몸짓 프로그램 전파에 애쓰며 자기만의 춤 세계를 구축해 왔다. 또한 고인은 접촉 동작을 활용한 즉흥 춤 프로그램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의 피해자는 물론, 보호관찰소에서 교육 명령을 받은 성폭력 가해 남성들까지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동작 치유, 춤 치유에 적극 나섰다.그가 춤 인생 대부분을 보낸 부산을 떠나 고향 통영에 정착한 것은 2017년 무렵. 통영에서도 고인은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신체 표현 수업을 진행했는가 하면, 서울과 부산 등을 오가며 개인 춤판과 즉흥춤 축제에 참여하는 등으로 활동해 왔다.빈소는 부산 금정구 부산영락공원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통영화장장이다.
BTS 정국, 84억 규모 주식 탈취 피해…"지금은 원상회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27)의 명의를 도용해 그가 소유한 84억 원 규모의 주식을 무단으로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2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정국은 입대 직후인 지난해 1월 그가 소유한 하이브 주식 총 3만 3500주를 탈취당했다. 당시의 하이브 주가로 환산하면 피해 금액은 약 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탈취범은 정국의 명의를 도용하여 증권 계좌를 무단 개설한 후 하이브 주식을 무단으로 이동하고 매도했다. 당시 3만 3000주는 새로 개설한 계좌로 이전했으며 나머지 500주는 제삼자에게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이날 "회사와 아티스트는 해당 범죄 행위를 인지한 즉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 및 원상회복 조치 등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방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범인은 현재까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또 빅히트 뮤직은 "법적인 조치와 별개로 아티스트 개인정보 및 기기 관련 정보 보안 강화 대책도 마련해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정국은 2024년 제삼자에게 넘어간 주식 500주를 반환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달 제삼자가 정국에게 주식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알려졌다.정국은 2023년 12월 입대해 육군 현역으로 복무 중이며 오는 6월 전역한다.
"머스크, 13번째 자녀 양육비 지원 줄여"…양육권 소송에 '보복' 주장 제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13번째 자녀를 출산한 여성이 양육권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양육비 지원을 줄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미국 연예매체 피플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머스크의 자녀를 출산했다고 밝힌 보수 진영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26)의 변호사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이후 일론 머스크는 보복 차원에서 자기 자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였다"고 21일(현지시간) 주장했다.이어 "동시에 그는 애슐리의 입을 막고 그의 행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에 긴급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다만 "판사는 그 긴급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아직 계류 중"이라며 "애슐리는 발언권을 지키기 위해 이 신청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와 관련해 변호사는 "머스크는 자신이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조항)의 전사라고 자처하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삶을 동일한 원칙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덧붙였다.피플 측의 논평에 머스크의 대변인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세인트 클레어는 지난달 14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5개월 전에 아기를 낳았다. 일론 머스크가 아빠"라고 밝혔다.이후 피플지는 세인트 클레어가 머스크를 상대로 친자 확인 및 양육권 청구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가 출산 당시 곁에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지금까지 단 3번 아이를 만났고, 아이의 양육이나 돌봄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또 세인트 클레어의 변호사는 머스크가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머스크가 낳은 것으로 알려진 자녀는 총 14명이다. 머스크의 14번째 자녀 소식은 13번째 자녀 소식이 알려진 지 2주만에 전해졌다.지난달 28일 머스크와 함께 세 자녀를 두고 있던 머스크의 회사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39)는 엑스를 통해 머스크와 네 번째 자녀를 얻었다고 밝혔다. 머스크 역시 해당 글에 이모티콘을 달아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머스크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기관 축소와 지출 삭감, 대규모 공무원 해고 등을 주도 중이다.
[포토뉴스] 다시 시작된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지난해 부산에 맨발 걷기(어싱) 붐을 일으킨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가 올해 22일 부산 기장군 임랑해수욕장에서 다시 시작됐다.‘맨발걷기 좋은 도시 부산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5>임랑’ 행사가 22일 오후 임랑해수욕장에서 2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세븐비치 어싱 챌린지는 부산의 7곳 해변을 맨발로 걸으며 몸과 마음에 힐링을 채우는 ‘부산발 국민 건강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4월 해운대에서 첫 행사를 시작으로 광안리, 다대포, 송정까지 이어졌으며 부산은 우리나라 특광역시 최초로 ‘맨발 걷기 좋은 도시’를 선포했다. 이미 2만 명가량이 동참한 챌린지 행렬은 올해 임랑을 출발해 일광, 송도로 연결된다.
"피해액 30억 추정" 아파트 관리비 횡령 후 '잠적' 경리직원…16일 만에 덜미
1500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관리비 수십억 원을 빼돌리고 잠적한 40대 경리직원이 1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광주 광산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A 아파트 경리 직원 B(48) 씨를 전날 경기도 부천시의 한 거리에서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B 씨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등 7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해당 아파트에서 25년에 걸쳐 경리 업무를 해 오던 그는 잔액 증명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의 눈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측은 경리 직원인 B 씨가 지난 5일 출근하지 않고 돌연 잠적한 이후 횡령 사실을 발견해 당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또 앞서 확인한 피해 금액은 7억여 원이었지만 이후 조사에서 B 씨의 횡령 금액이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에 추가 피해 사실과 증거 자료 등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B 씨를 대상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횡령 자금 사용처를 확인하고 피해 복구를 위한 은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또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도 신청할 예정이다.
[독자의 눈] 봄나물, 중금속 오염 조심해야
[독자광장] 젊은층 경로효친 의식 고취를
[독자광장] 여전히 후진적인 화장실 이용 문화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대치맘’ 열풍, 왜 주목받나?
[사설] 18년 만에 연금개혁 여야 합의… 정치 복원 계기되길
[사설] 특별건축구역 지역 건축가 참여, 부산 건축 성장 기회다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 후보자 4명 등록 완료…경선 확정
다음 달 2일 치러지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 신임 대표이사 선출 후보 등록이 완료됐다. 총 4명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부산공동어시장은 20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어시장 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정현 전 부산시 수산정책과장, 정연송 전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 박세형 전 노량진수산시장 대표이사, 정의석 세진물산 대표가 후보자로 등록했다. 임정현(63) 후보는 부산시 수산정책과장을 지냈으며, 2021년에는 부경대 산학협력단 교수로 재직했다. 2023년부터는 화신사이버대 산학협력단장을 맡고 있다. 정연송(65) 후보는 2015년과 2019년에 각각 제19·20대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을 지냈다. 정 전 조합장은 경남 거제시장 출마를 위해 2022년 대형기선저입망수협 조합장을 사퇴한 바 있다. 2022년 7월부터 제5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을 맡았다. 최근엔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 도전하기도 했다. 박세형(72) 후보는 어시장 중도매인협회장,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 노량진수산시장 대표이사를 지냈다. 정의석(54) 후보는 현재 세진물산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신임 어시장 대표이사 선임에는 수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졌다. 수협중앙회는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달라는 어시장 요청을 받고 오랜 고심 끝에 참여를 결정, 지난달 223억 원의 출자를 집행하면서 어시장 최대 주주가 됐다. 특히 최종후보자를 확정하는 추천위원회는 어시장 6개 출자수협이 1명씩 추천한 위원에, 부산시, 해양수산부, 학계가 1명씩 추천한 외부 인사 3명을 더해 9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에서 후보를 확정 지으면 6개 수협이 총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기존 수협 조합이 6곳이라 3 대 3으로 의견이 나뉘면 지분율이 가장 높은 수협중앙회 영향력이 가장 커진다. 지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6개 수협 지분율은 수협중앙회가 19.4%, 기존 출자 수협 5곳이 16.12%씩이다. 향후 추천위원회는 오는 28일 서류심사와 31일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어시장 지분을 공동 소유한 6개 출자수협(수협중앙회·대형선망·대형기선저인망·서남구기선저인망·부산시·경남정치망)이 투표를 통해 선임하게 된다. 각 수협은 소유한 지분율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지며, 대표이사 최종 선정은 다음 달 2일 이뤄진다.
열차 승객 노트북·태블릿 7번 훔친 베트남인 검거…가방에서 슬쩍 다음역 하차
열차 안에서 승객들의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등을 상습적으로 훔친 베트남인이 검거됐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최근 열차 안에서 승객 노트북 등을 수차례 훔친 베트남인(남, 20대)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피의자는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9일 동안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열차 안에서 7차례에 걸쳐 노트북, 아이패드 등을 포함 106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베트남인은 열차 안에서 승객들이 짐칸, 통로 물품보관대, 선반 및 객실 뒤 공간 등에 캐리어나 가방 등을 놓고 자리에 앉으면 범행을 해왔다. 승객 모르게 가방 안에서 물건만 슬쩍 꺼낸 후 다음 역에서 하차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최근 열차 내에서 연쇄적으로 절도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 특별수사팀을 꾸려 용의자를 특정해 추적 수사했다. 그런데 20일 오전 9시 35분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 제1307열차에서 태블릿 PC 등이 있는 가방을 훔친 후 열차 내 화장실에서 피해자의 가방을 뒤지는 것을 철도특별사법경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KTX 등 열차 내 절도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로 캐리어나 휴대전화 등이 피해품으로 접수되고 있으므로 열차 이용 시 캐리어 등 물품에 대한 주의와 피해가 발생할 경우 즉시 신고(1588-7722)해달라”고 당부했다. 열차 내 절도 사건은 2022년 130건에서 2023년 163건, 2024년 148건 등이 발생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베트남인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추가 여죄를 밝히는 등 엄중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김경수 만나 단식 중단 촉구…“살아서 싸워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13일째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김 전 지사는 “체력이 되는 한 버텨보겠다”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김 전 지사를 만나 “충분히 의지는 전달이 됐을 텐데, 살아서 싸워야 한다. 너무 건강을 심하게 해치면 다음 투쟁이 어렵다”며 단식을 만류했다. 이날 만남에는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함께 참여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도 “(눈으로) 봐도 안 좋아 보인다”며 김 전 지사를 향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9일부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13일째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국민들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탄핵심판을) 빨리 끝냈어야 하는데, 계속 길어지고 있다”며 “의료진들이 잘 체크하고 있고, 아직은 건강이 상할 정도는 아니다. 체력이 되는 한 좀 더 버텨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와 김 전 지사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저번 주 정도 종결될 것이라고 다들 예측했는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지연돼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고, 김 전 지사는 이 대표를 향해 “국가적으로 여러 가지 위기에 놓여 있다. 대표님께서 국민들을 잘 하나로 모아달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모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의 단식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란 사태가 종결되고 사후 처리하는 과정이 아니고 여전히 내란 사태가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앞으로 싸울 일이 더 많고 해야 할 일이 더 많으니 그만하시면 좋겠다”며 단식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경남 사천시 야산서 산불…대응 1단계 발령
경남 사천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긴급 진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오후 2시 45분께 사천시 곤명면 성방리 산 198-5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헬기 14대, 진화 차량 23대, 진화 인력 500여 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오후 4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30% 수준이다. 현재 기상 상황은 기온 16도, 풍속 3.9m/s, 습도 32% 정도며, 산불 영향 구역은 27.8ha다. 사천시는 재난 문자를 통해 산불 발생을 알렸으며, 인근에 있는 주민 등에게 대피를 당부했다. 산불 최초 발생 원인은 인근 주택 화재 비화로 추정된다.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 되는 대로 정확한 발생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대표 지역 축제, 부산 벡스코에 총출동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채로운 지역 축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제5회 대한민국 대표 축제 박람회’가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박람회는 ‘축제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3일간 이어진다. 2021년 처음 시작한 박람회는 올해 5회째 열린다. 홍보에 치중한 유사 박람회를 넘어 축제를 독립된 산업으로 키우고, 지역 경제 산업을 한 단계 발전하게 만들 토대를 마련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3회 박람회 때는 4만 6380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올해는 전국 시도 지자체와 기업 등 100개 업체가 참가해 부스 226개를 꾸린다. 박람회 첫날인 21일 개막식이 열리고, 참가 지자체와 축제 관련 기업이 상호 교류를 하도록 컨벤션홀에서 바이어 상담회도 마련했다. 여행 플랫폼, 여행사, 축제 관련 기관 등 15곳이 바이어로 참여한다.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시군 축제 홍보와 각종 이벤트도 진행한다. 행사 기간에 ‘지자체 홍보관’, ‘여행 산업관’, ‘정보관’, ‘체험관’ 등을 운영한다. 지자체 축제뿐 아니라 여러 업체나 여행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축제 포스터와 지역 마스코트 등 여러 콘텐츠도 소개한다. 각종 놀이나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박람회 둘째 날인 22일에는 ‘대한민국 베스트 축제 어워드’와 ‘지역 대표 마스코트’ 시상식을 진행한다. 지난해 제3회 박람회에선 ‘대한민국 베스트 축제 어워드 대상’에 대구시와 화성시, 콘텐츠 부문 최우수상엔 부산시가 선정됐다. ‘마스코트 콘테스트’엔 화성시 공룡 캐릭터 ‘코리요’가 뽑혔다. 같은 날 오후 2시 가족 참관객을 위한 ‘핑크퐁과 튼튼쌤의 댄스파티’ 공연도 열린다. 마지막 날인 23일엔 서포터즈 시상식과 함께 행사를 마무리한다. 이번 박람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등록이 가능하다. 다양한 지역 축제에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사망 4명·부상 6명·이재민 263명’ 산청 산불…특별재난지역 선포(종합)
경남 산청군에서 올해 처음으로 ‘산불 3단계’가 발생한 가운데 진화 작업이 결국 3일째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산불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으며, 이재민은 263명이 발생했다. 정부는 산불이 난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23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틀째 산불이 잡히지 않자, 정부 차원의 신속한 수습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내린 조치다. ‘대형 산불’로 인한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는 역대 6번째다.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건 21일 오후 3시 20분께다. 산림청은 산불의 확산을 막고 신속한 진화를 위해 당일 오후 4시 20분께 ‘산불 1단계’를, 오후 6시 10분 ‘2단계’를 각각 발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길이 잡히지 않자 결국 이날 오후 6시 40분께 최고 등급인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1단계는 예상 피해 규모가 30ha 이하, 2단계는 100ha 이하, 3단계는 100ha 이상일 때 산림청장이 발령한다. 산림·소방 당국은 집중 진화 작업에도 불길은 잡히지 않자 22일 오전부터 가용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산불 억제에 나섰다. 진화 헬기가 불을 끄기 위해 동원한 이동식 저수조에는 산불 지연제까지 희석해 살포했다. 지상과 공중에서 동시에 진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날 오전 한때 진화율은 75%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20%대 습도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데다 상 정상부를 중심으로 11~15m/s의 강풍이 불면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험준한 산악지형 탓에 불길을 잡는 데 애를 먹으면서 오후 7시에는 진화율이 30%까지 떨어졌다. 잦아들던 연기는 다시금 대규모로 피어올라 산은 물론 인근 마을을 뒤덮었다. 화선(불줄기)과 화재영향구역도 대폭 늘었다. 22일 낮에는 화선 18km, 산불영향구역 290ha 정도였지만, 오후 7시에는 화선 31km, 화재영향구역은 652ha 정도로 확대됐다. 인명·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22일 오후 3시께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 화재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하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불 현장에 고립됐다. 당시 현장에는 10m/s 이상의 강풍이 불며 불길이 넓게 퍼진 데다 순간적으로 역풍이 불어 이동로가 막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립된 이들 중 5명은 자력으로 하산했지만, 화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곧바로 남은 4명에 대한 수색에 나섰으며, 오후 5시께 7부 능선 부근에서 숨져 있던 산불진화대원 2명을 발견해 시신을 수습했다. 이어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 등을 통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간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8시께 화재 현장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발견된 시신은 불길에 휩싸여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태로, 경찰은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병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앞서 21일에는 대피하던 주민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진료를 받았다. 또한 산불로 주택 7채가 불에 타는 등 26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으로 긴급 대피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 이재민은 “처음에는 거리도 좀 있고 바로 불길이 잡힐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불길이 갈수록 커졌고 확산하면서 심상치 않다고 여겼다. 모두가 불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제발 빨리 진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 '역풍' 견제하는 부산 與 의원들
‘4·2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보수와 진보 진영의 이념 경쟁으로 확전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부산 국회의원들이 ‘거리두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부산 여야 민심도 비등해지면서 ‘역풍’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부산교육감 선거에 정치권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지역구 시·구의원들의 행동 단속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지역 의원들의 후보 출정식 참여 등 돌발 행동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이념보단 정책 경쟁이 핵심이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린 이번 부산교육감 재선거 과정이 과도하게 이념화됐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 것이다. 헌법에 정당은 교육감 선거에 관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 후보 출정식에 전한길 씨가 참여하는 등 고조되는 선거 분위기에 의원들이 휩쓸리지 말자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의원들은 부산교육감 후보 출정식이나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된다”며 “부산교육감 경쟁 구도가 탄핵 정국 속 여야 대결로 흘러가면서 ‘우리 의원들이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시·구의원들도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만큼, 실수가 없도록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찬 자리에서 부산 핵심 현안인 부산글로벌허브도시조성특별법(글로벌 특별법)도 거론됐지만, 정치권 차원의 논의가 중단된 탓에 이렇다 할 대응 방향은 오가지 않았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을 필두로 부산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전방위 글로벌 특별법 추진 설득전을 펼치고 있지만 민주당의 무관심에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박 의원은 “부산 발전을 위해선 글로벌 특별법 통과가 필수적인데, 민주당은 미온적인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K부산은행, 제4인뱅 유력 소호뱅크에 전격 합류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BNK부산은행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KSB) 합류를 전격 결정했다. 한국소호은행은 유력 경쟁 주자였던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참여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최근 ‘독주 체제’를 굳힌 곳이다. 제4인뱅의 정식 인가가 이뤄지면, 부산은행은 인터넷은행에 출자한 첫 지역 은행이 된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KCD)는 20일 부산은행이 한국소호은행에 투자 의향을 밝혔고, 곧 투자확약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소호은행에는 BNK부산은행을 포함해 우리은행, NH농협은행, OK저축은행이 참여했고, 비은행 금융사로는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가, IT기업은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이 참여를 공식화한 상태다. 한국소호은행은 BNK부산은행 참여로 정부가 내세운 주요 인가 조건인 ‘비수도권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자금 공급 능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이번 제4인뱅 심사에서 비수도권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에 대한 자금 공급 계획을 중점 평가할 계획이다. 제4인뱅 신청인은 비수도권 고객에 대한 연도별 자금 공급 목표치와 향후 5년간의 구체적 이행계획, 건전성 관리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BNK부산은행은 “이번 컨소시엄 참여는 지주사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규 시장 진출과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상생 금융 추진을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막을 들여다 보면, BNK부산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는 지난달 KCD 측 제안 이후 급물살을 탔다. BNK부산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제4인뱅 참여를 놓고 고민을 해 왔다”면서 “컨소시엄별로 각각 특징들이 있고 강점이 있는데, KCD를 필두로 한는 한국소호은행과의 협업 모형이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BNK부산은행은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KCD의 캐시노트 핵심 서비스와 연계해 부산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KCD의 핀테크 기술과 BNK부산은행의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KCD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경영 관리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다. BNK부산은행으로서는 지역은행의 주요 고객층인 개인사업자의 신용 평가에 있어 매우 주요한 지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호 KCD 대표는 “BNK 부산은행의 합류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더욱 강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전국을 아우르는 강력한 금융 네트워크와 지역 기반 금융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상공인들이 보다 쉽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25~26일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까지 의사를 밝힌 곳은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이다. 유력 주자였던 더존뱅크 컨소시엄과 유뱅크 컨소시엄이 참가 계획을 철회하거나 잠정 보류 의사를 밝혀 한국소호은행의 독주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부고속도로서 승용차·트럭 추돌… 50대 운전자 숨져
경부고속도로에서 승용차와 트럭이 추돌해 1명이 사망했다. 2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밤 0시 40분께 경남 양산시 경부고속도로 하북정교 근처에서 부산 쪽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1t 트럭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50대 남성 A 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트럭 운전자 60대 남성 B 씨와 동승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수습으로 한때 고속도로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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