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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호 신기록’ SSG 최정 “역전승해 다행…500홈런 욕심 난다”
SSG 랜더스 최정이 지난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불멸의 기록을 썼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통산 최다인 468호 홈런을 뽑아내며, 살아 있는 ‘전설’ 반열에 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최정은 “사직구장 외야 벽이 높아서 홈런을 확신하지 못 했다”며 “그라운드를 돌면서 많은 생각이 스쳤는데, ‘이기는 날 쳐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했다. 팀이 역전해서 기분 좋고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3차전에서 SSG는 0-2로 뒤지다 4-2로 역전, 다시 4-7로 리드를 내줬지만 결국 12-7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최정의 홈런 덕분에 SSG는 5회초 4-7에서 한 점을 추격했고, 다음 타자 한유섬도 백투백 솔로포를 터뜨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최정이 역대 타이기록을 세운 467호 홈런도 역전승을 이끈 동점포였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4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아치를 그렸고, SSG는 결국 6-4로 승리했다.
최정은 대기록 달성을 앞두고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신기록에 2개 차로 다가선 뒤부터 타석에 서는 게 불편했다. 타석에 들어서면 (기념구를 확인하기 위해) 뭔가를 표시한 공으로 바꿨다. 상대 투수에게 미안했다”며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너무 늦지 않게 기록을 달성해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날 최정은 1군 첫 홈런의 순간도 떠올렸다. 그는 2005년 5월 21일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1군 데뷔 첫 홈런을 쳤다. 최정은 “아직 1호 홈런을 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홈런존을 넘겨서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아, 이게 프로의 맛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최정에게 “KBO리그 500홈런 시대를 열 것이다. 600홈런도 칠 수 있다”고 축하를 건넸다.
이에 대해 최정은 “이승엽 감독님은 한국 야구선수 모두가 존경하는 대단한 선수였다.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선 건 가문의 영광이다”며 “600홈런까지는 치지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500홈런은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최정은 이날 홈런으로 올 시즌 10호 아치를 그려, 자신이 보유한 KBO리그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19시즌’으로 늘렸다. 그는 “이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정은 홈런뿐만 아니라 여러 누적 기록에서 신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득점 부문은 24일까지 1386개로 역대 2위 이승엽 감독의 기록(1355득점)과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손아섭(NC 다이노스)이 1330개로 최정 다음으로 많다.
경기 출장도 현재 4위(2185경기)지만 큰 부상 없이 올 시즌을 마친다면 은퇴한 정성훈(2223경기), 박용택(2237경기)을 제치고 이 부문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에 더해 통산 타점도 1476개로 늘려 이 부문 2위 이승엽 감독 기록(1498개)에 22개 차로 다가섰다. 24타점을 추가하면 통산 타점 1위 최형우(1562개·KIA 타이거즈)에 이어 두 번째로 1500타점을 달성한다.
최정은 모두 330차례나 투수의 공에 맞아 ‘이색 세계 1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이 부문 1위는 휴이 제닝스(287개)다.
2024-04-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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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동점과 LG를 위한 ‘롯데시네마’…김원중 9회말 볼넷 남발한 롯데, ‘8연패’ 수렁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결정력과 뒷심 부족으로 8연패 수렁에 빠졌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위기를 자초하며 LG 트윈스에 승리를 헌납했다.
롯데는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2차전 원정 경기에서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전날 선발 전원안타를 내주며 2-7로 1차전을 잃은 롯데는 연패를 끊지 못한 채 ‘루징 시리즈’를 확정했다.
점수만 놓고 보면 아슬아슬한 승부지만 내용 면에서 롯데의 완패였다. 이날 롯데는 연패 탈출 기회를 수차례 잡았지만 역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결국 9회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이 볼넷을 남발하며 LG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롯데는 5선발 이인복, LG는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취점은 롯데가 먼저 뽑았다. 2회초 정훈의 내야안타에 이은 박승욱의 홈런으로 2득점했다. 이어 손호영·정보근의 연속안타와 김민석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학주와 이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빅이닝 기회를 놓친 롯데는 곧장 실점했다. 2회말 3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를 묶어 2-2 동점을 내줬다.
3회말 오스틴과 문보경의 2루타 2방으로 2-3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5회 2사에서 전준우의 솔로포로 다시 3-3 균형을 맞췄다.
5회까지 2실점으로 LG 타선을 잘 막는 듯했던 이인복은 6회 선두 타자 오스틴에게 볼넷을 내준 뒤 문보경에게 투런포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3-5로 패색이 짙던 롯데는 9회초 LG 마무리투수 유영찬의 난조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김민성·이정훈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한 뒤 2사 만루 상황에서 손호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만루 상황에서 절호의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다음 타자 정보근은 흔들리는 유영찬을 공략하지 못한 채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찬스를 못 살린 롯데는 결국 9회말 무너졌다. 김원중이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희생번트를 시도하던 다음 타자들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안익훈을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발빠른 박해민이 홈으로 쇄도하며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이날 롯데는 14안타 6볼넷으로 LG(11안타 5볼넷)보다 많이 출루했지만, 득점권 빈타로 연패 탈출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롯데는 18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LG를 상대로 기나긴 연패 탈출에 재도전한다.
2024-04-17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