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곳 중 19곳이 공실이라니… 텅 빈 부산 행복주택 상가
19일 오전 부산 서구 아미동 ‘경동 포레스트힐 행복주택 아미’의 상가동은 마치 빈 건물을 연상케 할 정도로 스산했다. 공실인 상가 유리창 안으로는 휑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고, 유일하게 문을 연 편의점 1곳만이 몇 없는 손님을 받고 있었다.극심한 경기침체에 고물가,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부산지역 행복주택 내 상가들이 무더기 공실로 방치되고 있다. 전세금 떼일 염려 없는 행복주택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지만, 단지 내 상가들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구상 단계서부터 상업시설 비율을 줄이고 주거시설을 늘리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19일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분양했던 행복주택 3곳(시청앞 2단지, 아미4, 일광)의 단지 내 상가 72개 호 가운데 61개 호가 공실인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특히 지난해 7월 분양한 경동 포레스트힐 행복주택 아미(아미4 행복주택)의 경우 20개 호의 상가 중에 편의점 1곳을 제외한 나머지 19개 호가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일광 행복주택은 11개 호 중 2개 호만 운영 중이고, 입지가 우수해 청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시청앞 행복주택 2단지 역시 41개 호 중 8개 호만 채워져 있다.그나마 주인을 찾은 단지 내 상가들도 편의점이나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등 지역 상권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든 단순 업종들이 주를 이뤘다. 단지 내 상가의 무더기 미분양이 장기화된다면 입주민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행복주택의 이미지도 악화될 우려가 있다. 공실로 놔둘 바에야 행복주택 내 상업시설 비율을 줄이고 주거시설을 늘린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입주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행복주택 단지 내 상가라고 해서 주변에 비해 임대료가 크게 저렴하지는 않다. 시청앞 행복주택을 제외하면 여전히 접근성이 좋지도 않다”며 “신축 대단지 아파트 상가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곳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부산도시공사는 행복주택을 분양할 때마다 관련 법규나 지구단위계획, 사업성, 과거 사례 등을 종합해 단지 내 상가 규모를 결정해왔다. 하지만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단지 내 상업시설 비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최근에는 관련 용역까지 실시하기에 이르렀다.도시공사는 ‘BMC 공동주택 단지 내 상가 적정규모 검토 용역’을 통해 500세대 이하, 500~1000세대, 1000세대 이상 등으로 구간을 나눠 제각기 다른 상가면적 비율을 적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또 행복주택이 위치한 상권을 조사해 유동 인구에 따라 적정한 상업시설 비율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가 미분양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고 아직까지 공사의 정책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추후 행복주택 상가를 분양할 때 관련 용역 내용을 반영해 상가비율을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 미분양 상가는 내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추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고, 상가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앵커시설을 유치하도록 공사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올해 자동차 리콜 514만대 ‘역대 최대’…10대 중 8대 ‘현대차·기아’
올해 국내에서 제작 결함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가 내려진 자동차가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테스트 보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22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시정조치에 들어간 차량은 총 1684종, 514만 2988대로 집계됐다. 작년(169만 1870대)의 3배 규모로 종전 최대치였던 2022년의 324만 7296대를 훌쩍 넘어섰다.제작사별로 보면 현대차그룹이 현대차(245만 6959대)와 기아(161만 7725대)를 합쳐 총 407만 4684대로 전체 79.2%를 차지했다. 이어 수입차인 BMW코리아가 7.0%(35만 8212대), 테슬라코리아가 4.1%(21만 136대)였다. 르노코리아(2.6%·13만 3760대)와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2.3%·11만5천933대)도 각각 10만대를 넘겼다.결함 부위별로 살펴보면 제동장치가 213만 529대로 가장 많았고 전기장치(120만 2928대), 동력발생장치(44만 7572대), 동력전달장치(28만 1763대) 등의 순이었다.올해 국내에서 자동차 리콜 규모가 급증한 것은 단기적인 상황 요인과 장기적인 추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현대차그룹의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제작 결함이 다수 발견되면서 리콜 규모도 자연스레 커졌다는 분석이다.올해 현대차그룹의 리콜 비중(79.2%)은 2013년(89.5%·92만 8242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5년(2019∼2023년) 동안 현대차그룹 비중은 평균 61.3%였다.차종별로 그랜저(34만 8651대)와 싼타페(20만 3793대)가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문제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고, 쏘나타(하이브리드 포함)는 에어백 제어장치 오류로 31만 2744대가 리콜됐다. 기아에서는 K5(하이브리드 포함)가 HECU와 에어백제어장치 오류로 21만 283대, 12만 2178대가 차례로 조처됐다. 스포티지, 쏘렌토, 포르테 등에서도 결함이 다수 발견됐다.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인기 차종이 많이 리콜돼서 규모가 자연스레 늘어났다"며 "반대로 인기 차종이 안 걸린 해에는 리콜 대수가 적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자동차의 전장화, 전동화 등 과정에서 제작 결함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자동차가 옛날처럼 단순한 기계 부품이 아니라 전기·전자의 융합 제품이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해졌다"면서 "소프트웨어 등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실제로 2010년대 후반 10만대를 밑돌던 전기장치 결함 차량은 2020년 18만 7560대, 2021년 70만 7088대를 거쳐 올해 120만 2928대를 찍었다. 지난 3월 아이오닉5·6, EV6 등 현대차·기아 전기차 16만 9932대는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 오류로 역대 최대 전기차 리콜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11월 현대차 11만 9774대, 기아 5만 8608대도 같은 오류로 리콜됐다. ICCU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충전·전력 관리를 담당하는 핵심 전자 제어 시스템이다.
식재료 상승에 환율 급등까지…내년 먹거리 물가 더 오르나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식재룟값 상승과 강달러(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내년에도 식품·외식 가격 인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지류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수입 단가가 더 높아져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11월 127.5로, 1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지수는 지난 2월 117.4까지 떨어졌다가 9개월 만에 8.6% 올랐다.주요 품목군 가운데 유지류 가격 지수는 한 달 만에 7.5% 상승했다.유지류 중 팜유 가격은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올랐고, 대두유는 각국의 수입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했다. 해바라기유와 유채유 가격도 공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비싸졌다. 이 밖에 버터, 치즈 등 유제품 가격도 각국의 수요 증가로 상승세다. 지난달 유제품 가격 지수는 지난 1월과 비교해 17.9% 올랐다.초콜릿 재료인 코코아와 커피도 이상 기후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t(톤)당 1만 2107달러(약 1757만 원)로 전달보다 41.4% 올랐다. 이는 연초 대비 183.2% 상승한 것이다. 로부스타 커피는 t당 5046달러(약 732만 원)로 한 달 전, 연초와 비교해 각각 8.4%, 67.6% 올랐다.식품업계는 원료를 비축해두고 쓰기 때문에 이 같은 식자재 가격 상승 영향은 3∼6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지금의 원룟값 상승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50원을 넘어서면서 식품·외식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수입 가격이 올라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식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이에 환율이 오르면 수입가격이 올라 원가 압박이 커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2022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재룟값과 함께 환율이 치솟으면서 식품·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식품업계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 움직임이 시작됐다.동아오츠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를 이유로 내년 1월 1일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린다고 예고했다. 오리온은 이달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부로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인 식품산업과 30∼40%를 차지하는 외식산업에서 물가 인상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환율로 인한 수입 재료 가격 상승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식품·외식업계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입을 모았다.식품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수입 가격이 급등하고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당연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 인상은) 연쇄적이고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고,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진다면 원가가 오르고 내수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처음 본 여성 신체 만지고 목걸이 빼어 달아난 50대 남성 잡고 보니…
처음 본 여성 신체를 만지고 금목걸이를 빼앗아 달아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동종 전과로 복역 후 이달 초 출소한 이 남성은 사회 복귀 불과 보름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범행 직전 민원 제기를 위해 한 지구대를 찾았는데, 당시 인상착의를 기억한 현장 대원들 기지가 신속한 검거 단서가 됐다.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2시 33분 112로 ‘처음 만난 남자가 가슴을 수 회 만지고, 목걸이를 따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곧장 인근에 있던 미수지구대 1팀이 출동했고,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했다.이후 인상착의를 확인한 대원들 머릿속에 순간 한 남성이 스쳐 지나갔다. 불과 50여 분 전, 지구대를 찾아온 민원인 A 씨였다. 마침 복장도 동일했다.이를 토대로 추적에 나선 대원들은 A 씨가 자주 배회하던 서호동 일대 탐문을 통해 주거지를 파악했다.이어 주변을 수색하던 중 귀가하던 A 씨를 발견해 긴급 체포했다. A 씨 품에선 피해자에게 빼앗은 금목걸이가 나왔다.조사 결과 A 씨는 동종 범죄로 유죄가 선고돼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3일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누범기간 중 저지른 범행이라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커 발견 즉시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주 4·3 사건 비공식 희생자 첫 재심… 74년 만에 ‘무죄’ 판결
제주 4·3 사건 피해자지만 공식적인 희생자로 인정받지 않았던 수형인 중 처음으로 재심을 받은 고 한상용 씨가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 박재성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열린 재심 선고공판에서 제주 4·3 피해자인 한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 씨는 1949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남로당원을 도왔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체포돼 1950년 2월 광주지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만기 출소한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제대로 걷지 못한 채 살다가 2017년 사망했다. 한 씨 아내가 물질 등을 하며 삼남매를 포함한 가족 생계를 꾸렸고, 가족들도 연좌제와 사찰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고인은 평소 고문 등 트라우마로 4·3 피해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유족들은 제주 4·3 희생자 신청 절차를 잘 몰랐고, 한 씨가 정식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로 재심 개시를 요청했다. ‘희생자 미결정 일반재판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재심 대상이 된 한 씨는 재판 사각지대로 여겨졌다. 제주 4·3 군사재판 수형인 총 2530명 중 1479명은 올해 8월 기준 제주지법 제주4·3사건전담재판부 등에서 진행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씨 유족은 뒤늦게 4·3 희생자 신청을 해 재심 개시 결정 이후인 올 8월에야 공식적인 4·3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제주지법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그동안 4·3 관련 조사나 연구 결과를 볼 때 한 씨가 불법 구금이나 고문을 받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른 수사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검찰은 “유족의 진술 청취 외 다른 심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4·3 위원회 희생자 결정 심사에 준하는 객관적 조사를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항고했다. 재판도 제주도가 아닌 광주에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검찰 항고에 법원은 한 씨 재심 관할 법원은 광주라고 판단했다. 광주에서 열린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고, 한 씨는 4·3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지 74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산 실내빙상장 화재로 100여 명 대피
부산 북구 스케이트장에서 불이 나 100여 명이 대피했다. 불은 배전함 일부를 태운 뒤 꺼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오후 2시 47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 한 실내빙상장 옥외 배전함에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배전함 일부를 태운 뒤 10여 분 뒤인 이날 오후 3시께 진화됐다. 이번 불로 빙상장을 이용하던 100여 명이 대피했고,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명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선관위, '국힘 내란공범' 현수막 허용…'이재명 안 돼'는 불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란 공범' 내용을 담아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 게시는 허용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은 안 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에 대해선 게재 불가 방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11일부터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불참 정연욱도 내란공범이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다. 정 의원은 이에 맞서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게시하려 했다. 하지만 선관위로부터 돌아온 답은 '게재 불가' 방침이었다. 선관위는 해당 현수막들이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달리했다는 입장이다. 사전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254조는 평상시에도 적용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는 대선에 입·후보 할 것으로 충분히 예견되는 특정인(이 대표)이 대통령직에 적임자가 아니라는 의미로 인식될 수 있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는 일반 국민이 대선 입·후보자로 예상할 수 있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의원을 '내란 공범'으로 표현한 조국혁신당의 현수막은 총선이 4년 뒤 예정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정 의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이중잣대 선관위"라고 선관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 구속 촉구” 농민 단체 트랙터 상경 행렬…경찰 대치로 극심한 정체
농민 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등을 타고 상경 투쟁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3시간째 대치하고 있다. 21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농 소속 트랙터 30여대와 화물차 50여대는 이날 정오께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을 시도하던 중 서초구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트랙터 3∼4대는 현재 서울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연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막기 위해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과천대로 양방향을 통제하며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서울 방향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하차해 도로로 이동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농은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촛불집회 장소로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서울경찰청은 극심한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전날 '제한 통고'를 했다. 앞서 영남과 호남에서 출발한 이들은 지난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농업 4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뒤 전날 경기 수원시에 도착한 상태였다. 전농은 경찰의 결정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한 심각한 기본권 침해라며 계획대로 행진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평 "尹, 헌재서 살아 돌아오면 훌륭한 지도자 될 것"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21일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살아 돌아오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 내분 수습에 관하여'란 제목의 글을 적었다. 신 변호사는 글에서 "윤 대통령이 과연 헌법재판소에서 살아 돌아올 것인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문을 열고 "그런데 탄핵소추 이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윤 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되찾게 되면 그가 운영하는 정부는 그 전과 많이 다를 것"이라며 "어떤 의미로든 고난과 시련을 겪고 일어서는 사람은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그의 성품 자체가 원래 바탕이 선하고 또 자신 안에 갇힌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과정에서 배우는 교훈을 적극 활용해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을 갖추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탄핵소추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해 '이지메'가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윤 정부에서 왜 지금 이렇게 배신자가 속출한 것인지에 관해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윤 정부 패착의 키포인트는 인재 등용과 관리를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윤 정부에 헌신해 온 국민의힘 배현진·김재섭 의원에게 국정 참여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며 "이들을 일방적으로 배신자 취급하며 배척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가뜩이나 적은 의석으로 고민하는 국민의힘이 이런 식으로 옹고집을 부리며 더욱 수축해 버린다면 그 당의 미래는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못된 한동훈 체제에서 마치 자기 세상이 온 양 온갖 호기를 부리며 위세를 떨치던 사람들은 정리해야 마땅할 것"이라며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기획부총장을 겨냥했다. 마지막으로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무너지면 보수가 무너지고, 이것은 또 국정의 큰 파행을 초래할 것"이라며 "부디 옥석을 잘 가려 당 내분을 슬기롭게 잘 수습해 나가기를 빌 따름"이라고 적었다.
1월 '전기차 판매 절벽' 없앤다…내년 보조금 연초 확정 전망
정부가 매년 1월 재현되는 ‘전기차 판매 절벽’ 해소 차원에서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내년 1월 초 확정할 방침이다.22일 환경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23일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정안’ 업계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년에 견줘 빠른 일정이다.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2월 6일 입법예고를 거쳐 같은 달 20일에 확정됐다.환경부가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환경부가 보조금을 늦게 확정하면서 매년 1월마다 '전기차 판매 절벽'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작년 1월과 올해 1월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710대와 1653대에 그쳤다. 2월에는 각각 1만 7848대와 3583대, 3월에는 1만 7966대와 2만 225대 팔렸다는 점에서 보조금이 확정될 때까지 구매를 미뤘다고 볼 수 있다.환경부는 별다른 이견이 나오지 않으면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연말 또는 내년 초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내년 전기승용차의 경우 기본가격이 5300만 원 미만이어야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앞서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발표하면서 2025년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찻값을 '5300만 원 미만'으로 올해(5500만 원 미만)보다 200만 원 더 낮추겠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전기차 보조금 액수도 줄어들 예정이다. 내년 환경부 예산에는 전기승용차 국고 보조금 단가가 1대당 평균 300만 원으로 올해(400만 원)보다 100만 원 적게 책정됐다. 전기화물차 보조금 단가도 1대당 평균 1000만 원으로 올해보다 100만 원 줄었다.
'전부' 준다던 이공계 장려금, 내년 30여곳만…서울대도 빠졌다
정부가 내년부터 모든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학생인건비를 지급하겠다며 도입한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을 첫해에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학이 최대 3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고한 학생인건비 통합관리기관 목록에 따르면 연구생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연구개발기관단위 대학에는 가천대 등 25개 대학만 이름을 올렸다.학생인건비 통합관리제는 연구개발(R&D) 과제 인건비를 개별 교수가 관리하는 대신 연구책임자 계정으로 관리하거나 연구기관 단위로 통합 관리하는 제도다.국가 R&D에 참여하는 이공계 석사 80만 원, 박사 110만 원 인건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 사업에 참여하려면 대학은 학생인건비 통합관리제 중에서도 기관단위를 택해야 한다.하지만 서울대, 경북대 등 주요 국립대를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 상당수가 이번에 공고된 연구개발기관단위 관리기관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들 대학이 사업을 지원받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과기정통부 측은 기관단위 관리를 신청한 대학들이 더 많지만, 일부는 보완이 필요해 이번에는 요건을 만족한 25개 대학만 공고에 포함됐으며 내달 보완을 마무리하면 내년 2월에 재지정해 더 많은 대학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완 중인 대학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업 지원을 받기 위해 기관관리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대학이 34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만큼 추가 선정을 거쳐도 실제 사업 지원을 받는 대학은 30여 곳에 머무를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60여개 대학의 참여를 전망하며 국회에 400억 원 예산 증액을 요청했지만, 예측보다 참여가 저조한 결과를 받아 든 셈이다. 이에 따라 증액 없이 내년도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 사업 예산인 600억 원으로 예산 지원이 가능한 웃지 못할 상황이 됐다.과학계는 대학의 참여 저조 이유로 많은 연구자가 기관단위 통합관리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던 점을 꼽는다. 이 관리제는 상대적으로 R&D 과제를 많이 맡은 연구자의 인건비를 떼어 재배분할 수 있는 만큼 연구자들의 불만이 컸던 터라 올해까지 이를 도입한 대학이 4대 과기원을 제외하면 10곳에 불과했다.이외에도 인건비 배분 등을 맡아야 하는 대학 산학협력단이 이를 감당할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신청이 저조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대학들을 설득하는 한편 통합관리기관 신청 기회를 늘려 더 많은 대학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완이 필요한 대학들은 한 달 정도 보완하면 문제없이 지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관리기관 신청은 1년에 한 번이었지만, 내년에는 분기별로 신청을 받고 바로 지정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행범 혀 깨물어 옥살이한 10대 소녀… 60년 만에 재심 길 열려
60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최말자(78) 씨가 결국 재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8일 최 씨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 등 최 씨가 주장한 재심 청구 사유에 신빙성이 있다며 법원이 이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최 씨가 검찰에 처음 소환된 1964년 7월 초순경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 1964년 9월 1일까지 불법으로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사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원심은 최 씨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릴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반대되는 증거나 사정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사실조사를 했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 후 2심에서 최 씨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새로운 사정이 드러나지 않으면 재심 청구는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씨에게 60년 전 판결처럼 중상해죄가 인정될지, 정당방위로 무죄에 해당할지는 실제로 재심이 진행되면 본안 재판에서 다시 다투게 될 전망이다. 최 씨는 1964년 5월 6일 오후 8시께 경남 김해 한 마을에서 사건에 휘말렸다. 당시 18세였던 최 씨는 밤길을 걷던 중 노 모(당시 21세) 씨와 마주쳤고, 노 씨는 최 씨를 덮치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최 씨는 입안에 들어온 노 씨의 혀를 깨물며 저항했다. 노 씨의 혀가 1.5cm 정도 잘리자 최 씨는 성폭력 피해자가 아닌 중상해 가해자로 몰렸다. 검찰은 최 씨를 구속했지만, 정작 노 씨는 강간 미수가 아닌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됐다. 수사기관은 “둘이 결혼하면 간단히 끝나지 않느냐”고 했고, 재판부도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결혼을 권했다. 최 씨는 1965년 1심 재판에서 중상해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노 씨에겐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속수사를 받은 최 씨만 6개월 동안 구치소 생활을 한 셈이다. 최 씨 사건은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형법학 교과서 등에서 다뤄졌다. 법원행정처가 법원 100년사를 정리하며 1995년 발간한 ‘법원사’에도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최 씨는 사건 56년 만인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으나 부산지법과 부산고등법원은 “반세기 전 사건을 성차별 인식과 가치관이 변화된 지금의 잣대로 판단해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심리 끝에 최 씨 주장이 맞는다고 볼 정황이 충분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불법 구금에 관한 일관된 최 씨 진술 내용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고, 그 진술에 부합하는 직·간접의 증거들, 즉 재심 대상 판결문, 당시의 신문 기사, 재소자인명부, 형사사건부, 집행원부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일련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사정들이 제시됐다”며 재심 청구를 바로 기각할 게 아니고 법원이 사실 조사를 거쳐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일본,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업 30% 돌파
일본 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기업 비율이 30%를 넘었다. 21일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올해 6월 종업원 수 21명 이상인 전국 기업 23만 70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0세까지 근무 가능한 곳이 약 7만 5600곳(31.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비 2.2%포인트(P) 증가한 결과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정년이 지난 직원을 재고용하는 제도를 마련하거나 정년 제도를 아예 폐지했다. 정년을 아예 상향 조정한 회사도 일부 있었다. 일본은 기업이 직원에게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보장하도록 권장하는 법을 2021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와 노인 증가로 고령자 기준을 기존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소속 공무직 근로자들의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최대 65세로 연장하기로 한 뒤 부처 산하기관 등 곳곳으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부산행 SRT 열차 동대구∼경주 구간서 고장…후속 열차 줄줄이 지연
부산행 SRT 열차가 고장으로 멈춰 경부선 하행 영남권 구간 고속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21일 SRT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6분께 수서발 부산행 SRT 329호 열차가 동대구역과 경주역 사이에서 고장으로 멈춰 섰다. 고장 여파로 경부선 하행 영남권 구간에서 고속열차 운행이 2시간 넘도록 지연되고 있다. 해당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모두 뒤따르던 KTX 열차에 갈아탄 뒤 목적지로 향했다. 현재 하행선 동대구역~부산역 구간에서는 고속열차가 일반 선로로 우회하고 있다.
"만취상태로 대소변은 기본"...새벽, 전국 최초 ‘주취해소센터’에서 일해보니
[편집자주]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2위 항만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한국전쟁 시기 피란민들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산복도로까지. 부산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내믹 한 풍경이 있는 만큼 부산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직업들도 많습니다. 이외에도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산일보는 이러한 분들을 '기자니아' 영상 콘텐츠에 담고 있습니다. ‘기자니아’는 ‘키자니아(어린이 직업체험 시설)’와 ‘기자’의 합성어로, 기자들이 직접 직업을 체험해 본다는 콘셉트입니다. 체험과 동시에 직업에 얽힌 부산만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담고자 합니다. 영상들은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 혹은 유튜브에 '기자니아'를 검색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연말을 맞이해 술자리를 가지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맘때 술집이 즐비한 거리를 걷다 보면 정신을 잃은 채 만취한 상태로 길에 누워있는 분들을 종종 마주칠 수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보호자와 연락이 닿아 귀가시키면 좋겠지만, 실상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주취자를 상대로 보호자의 연락처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병원 응급실 등에 주취자를 인계하려고 해도 외상이 없는 단순 주취자일 경우 입원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주취자를 경찰 지구대로 데려와 보호하다가 갑작스러운 이상 증세를 보일 경우 신속한 응급 처치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보호자와의 연락이 닿지 않는 단순 주취자들을 술이 깰 때까지 보호하는 '주취해소센터'가 전국 최초로 지난해 4월 부산의료원 응급실 옆에 문을 열였습니다. 이곳에는 경찰 6명, 소방대원 3명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합니다. 이곳에는 주취자가 잠을 잘 수 있는 낙상 방지용 침대 3개가 있습니다. 각종 폭언을 듣는 것은 예삿일이고 주취자들의 토사물까지 치워야 하는 극한 업무 환경입니다. 지난달 29일 금요일, 불금 새벽의 부산주취센터에서 하루동안 근무해 봤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께.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부산의료원 응급실 바로 옆 부산광역시 주취해소센터에 들어섰지만 아직 주취자는 없었습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최광현 경위는 "주취자들이 몰리는 때라는 것 딱히 없다"라며 "해가 뜨고 나서 주취자가 발견돼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케이스가 제각각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오늘 기자에게는 주취자가 센터에 도착하면, 체온을 재고 머리 등에 외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주어졌습니다. 또한 만약 여성 주취자가 오는 경우 여기자인 기자가 이들을 화장실에 데려가거나 병상으로 옮기는 일도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주취해소센터는 개소 이후 1년간 총 537명의 주취자를 평균 4.6시간 동안 보호했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더 많았고, 평일보다 주말 동안 1.35배 많은 인원이 센터를 찾았습니다. 경찰 혹은 소방이 주취자 신고를 받으면 센터 쪽으로 남은 병상이 있는지 문의하게 됩니다. 이때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이 없고 난동을 피우지 않으면 센터로 인계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주의 사항을 듣고 있는 도중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30일 오전 0시 30분께 50대 여성 주취자를 보호할 수 있냐는 문의 전화가 도착했습니다. 지인과 함께 있긴 하지만, 지인이 주취자 집의 비밀번호를 몰라서 집에 데려다 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구급차를 타고 센터에 곧바로 도착했습니다. 소방관과 경찰관과 함께 주취자를 병상으로 들어서 옮기는데, 의식이 없는 상태로 축 늘어져 있다 보니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혈압, 체온, 맥박,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했지만 다행히 이상 없었습니다. 주취자는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도착한 지 약 2시간이 지났을 때,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주취자가 깨어났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술이 깨지 않아 거동이 어려운 상태. 평소라면 센터엔 남성 소방관·경찰관만 있어 주취자 혼자 들어가거나 여성 경찰관 혹은 여성 간호사를 불러야 했을 테지만, 오늘은 여성인 기자가 함께 주취자를 부축해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축 늘어진 주취자를 겨우 변기에 앉혔습니다. 하지만 그 상대로 다시 잠이 들었고, 뒤처리 후 잠을 깨워 다시 화장실 밖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 이병국 소방사는 "이분 정도면 양호한 상태다"라며 "소변을 그대로 누워서 보시는 분들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주취자를 묻는 질문에 최 경위는 "주취자가 토를 너무 많이 해서 하수구가 막힌 경우도 있고, 그냥 바로 대변을 보시는 경우도 있다"라며 "새벽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가 치우는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첫 주취자가 오전 4시 30분께 깨어났습니다. 완전히 의식을 회복한 듯 보였습니다. 센터는 주취자가 완전히 깬 뒤 귀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콜택시를 불러 주취자의 집주소를 확인한 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주취자는 "너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감사함을 표하며 센터를 떠났습니다. 병상의 시트를 갈고, 소독하는 것을 끝으로 첫 주취자 업무를 마무리했습니다. 업무를 마무리하자마자 또 전화가 울립니다. 이번엔 20대 여성 주취자가 경찰 순찰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겉옷이 없는 상태로 목도리와 휴대폰만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짧은 치마를 입고 있어 남성 경찰관이 쉽사리 옮기기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또 기자가 나서 안전하게 병상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외상은 없었으나 추운 날 길거리에 있었던 탓인지 체온이 조금 낮았습니다. 그리고 구토를 한 흔적이 몸 곳곳에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오늘 주취자들 중에서는 건강에 이상이 있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뇌경색 등의 증상이 있어 곧바로 부산의료원 응급실로 옮겨 목숨을 구한 주취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노광철 경위는 "뇌경색 증상을 보이는 주취자가 있었다"라며 "술에 취한 증상과 뇌경색으로 인한 증상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행히 바로 여기서 조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센터가 없었더라면 이 추운 날 주취자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경찰 일선에선 주취자로 인해 업무과중·방해에 시달려 왔는데, 센터로 인해 그 업무를 덜게 됐습니다. 누구나 '기분이 좋아서', '슬픈 일이 있어서' 한잔씩 걸치다 보면 만취 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지인과 가족도 주취자가 되어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취자를 발견한다면 내 가족, 지인이라고 생각하며 꼭 신고해 센터로 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적당한 음주가 선행돼야겠죠. 안전한 음주로 행복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주말 부울경 영하권 강추위… 경남엔 눈 소식도
주말 부울경 지역에 영하권 강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초까지 추위는 이어지겠고, 경남 지역은 영하 날씨에 눈 예보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일요일인 오는 22일 부산 최저기온은 영하 3도, 최고기온은 5도로 떨어져 춥겠다. 부울경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분포를 보면 20일 부울경 최저기온은 영하 6도~3도, 최고기온은 8~10도로, 오전에는 춥지만 낮 최고기온은 올라 일교차가 크다. 낮에는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주말인 21일 부울경 최저기온은 영하 4도~4도, 최고기온 5도~9도로 다소 기온이 떨어지겠다. 22일에는 최저기온 영하 7도~영하 2도, 최고기온은 2~ 6도로 낮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는 강추위가 예상된다. 경남 지역은 눈 예보도 있다. 오는 21일 경남 서부내륙에 1~5cm, 경남 중부내륙에 1cm 내외의 눈이 내리겠다. 21일 경남 내륙 지역에 5mm 미만의 비도 오겠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오는 22일과 23일 부울경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의 기온 분포를 보이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고 전했다.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중부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예상된다. 기상청 공상민 예보분석관은 “찬 대륙고기압이 주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춥다가, 서풍류가 유입되는 등 변수에 의해 기온이 회복됐다가 다시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면 추워지는 현상이 한동안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제시장 재선거 달아오른다…예비후보 등록 첫날 8명 출사표
“거제를 상상만 해도 가슴 뛰는 50만 매력 도시로 열어가겠습니다.” 박환기(62) 전 거제시부시장이 내년 4월 2일 치러지는 거제시장 재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부시장은 20일 오전 예비후보 등록 직후 장목면 하유마을 몽돌해변에서 출마 선언 행사를 열고 국민의힘 후보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다. 여당 주자 중엔 첫 출마 선언이다. 현장에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등 50여 명이 함께했다. 박 전 부시장은 단상 뒤로 보이는 거가대교를 가리키며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경남도청 근무 때 거가대교 침매터널 책임자로 직접 참여했던 바로 그 장소”라며 “갇혀있던 거제가 부울경 광역 경제권에 접속하는 위대한 순간 느낀 감동과 전율을 지금 이 자리에서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공무원 수 1500여 명의 거제시 행정은 국방을 제외한 경제와 일자리, 건설과 교통, 주택과 복지, 환경과 문화, 보건 등 모든 정책과 기능을 관장하는 작은 정부”라며 “무엇보다 행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선거 당선자에게 주어진 임기가 불과 1년 남짓에 불과해 행정 전문가가 아니고선 방대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역세권 개발,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기업혁신파크, 공항 배후 도시건설 등 100년에 보기 드문 대형 SOC 사업들을 기회로 활용하려면 도시계획 전문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기회를 적극 활용해 품격 있고 매력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만드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면서 전문직 공무원 출신이 자신이 그 일에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실제 박 전 부시장은 도시계획을 전공한 토목공학박사다. 이어 1000만 관광도시 구현을 위한 해법으로 ‘규제특례시’를 제안했다. 그는 “말로만 하는 관광은 더 이상 안 된다. 실질적인 토대를 다져야 한다. 핵심은 규제 혁파”라며 “섬이라는 지형적 한계를 넘는 방법은 규제특례시가 유일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거제군에서 공무원을 시작해 19년 정도 거제에서 근무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일했다”며 “거제의 새로운 도약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도록 저의 모든 것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성갑(53) 전 도의원 출마 선언에 이어 여당 소속 박 전 부시장까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거제시장 재선거 열기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거제시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 첫날 여야 3당에서 총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선 박 전 부시장과 함께 권태민(66)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황영석(67) 거제시발전연구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김 전 도의원에 권순옥(70)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백순환(65) 전 거제지역위원장, 옥영문(63) 전 거제시의회 의장이 등록했다. 그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정의당에서도 손한진(72) 전 부산시 공무원이 후보로 나섰다. 관건은 국민의힘 공천과 민주당 내홍 사태 수습 여부다. 지역 사회에선 국민의힘이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만큼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재선거는 지난달 박종우 전 거제시장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재선거 공천 여부와 관련해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홍도 심상찮다. 김성갑 대표, 권순옥 전 사장, 백순환 부의장, 옥영문 전 의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자청, 변광용 전 시장 불출마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변 전 시장을 향해 “지역위나 당원들과 어떤 논의 없이 자신의 입신을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함으로써 지역위 기능을 마비시키는 잘못을 범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선 7기 거제시장을 지낸 변 전 위원장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올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연거푸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마했다. 특히 직전 총선 출마 때 향후 시장 재선거가 생겨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 공언했지만 박 전 시장 낙마가 확정되자 “이번 재선거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점으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지역위원장을 사퇴하고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당선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것이 총선 때 불철주야 헌신한 당원·지지자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한편 거제시선관위는 내년 3월 13‧14일 본 후보 등록에 이어 20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28‧29일 사전투표를 한다. 당선인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지역 엄마들 ‘맘쌤교육단’ 학교로 출동… 내년에도 ‘양성평등정책’ 지속
부산 사상구가 내년에도 양성평등 정책을 펼치며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나선다. 전문교육을 받은 지역 엄마들이 모인 ‘맘쌤교육단’이 학교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하는 등 다양한 정책 시행과 시설 운영이 이어질 예정이다. 부산 사상구청은 2025년 양성평등정책 시행과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평등한 노동 환경, 돌봄 안전망 구축, 폭력 피해 지원, 양성평등 문화 확산, 정책 기반 강화 등 5개 분야에서 38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각종 시설 운영과 정책 실현 등을 위해 총 104억 8600만 원 정도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우선 경제 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 준비됐다. 경력 단절 여성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년 여성 창업 지원과 일자리 정보 제공 등에 나선다. 남성 육아휴직과 자녀 돌봄 휴가 등을 권장 정책 등으로 일과 생활에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도 이어간다. 아동 돌봄 지원도 지속된다. 주례열린도서관 내부 ‘더 자람터’를 포함해 ‘다함께 돌봄센터’ ‘사상아기성장터’ ‘지역아동센터’ ‘공동육아나눔터’ 등을 운영한다. 한부모 가족을 위한 양육비와 교통비 등도 지원한다. 치매노인 보호를 위한 구립요양원 건립을 추진하는 등 성인 돌봄에도 나선다. 성폭력·성희롱, 가정폭력 대응을 강화하는 정책뿐 아니라 임산부, 난임부부를 위한 지원도 할 계획이다. 전문교육을 이수한 지역 엄마들이 참여하는 ‘맘쌤교육단’이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찾아 양성평등 교육에 나서고, ‘아빠가 함께하는 즐거운 토요일’을 운영하는 등 성평등 가족 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사상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지역 여성들을 강사로 양성해 교육에 참여하게 하고, 아빠들도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정책 등을 준비했다”며 “구청 내부를 포함해 사상구 전체에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해시의원 “시 도시개발사업 행정사무조사 특위 제안”
경남 김해시의회에서 최근 시 도시개발사업을 두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시민 불신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정영 의원(더불어민주당·장유1동·칠산서부동·회현동)은 20일 열린 김해시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해시 NHN 데이터센터와 백병원 부지 용도변경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제안한다”며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의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라고 운을 뗐다. 두 사업은 예정된 시설의 유치 실패로 무산됐고, 현재 해당 사업지 2곳은 용도변경 절차를 거쳐 공동주택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NHN IDC & 스마트홈 도시개발사업은 대기업 유치, 500명 고용 창출, 5000억 원 투자·9136억 원 생산 유발 효과 등을 예고했으나 사업 취소로 결국 단순 택지 개발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게 주 의원의 설명이다. 공익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행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백병원 부지 역시 의혹투성이라고 주장했다. 김해시는 1994년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인제학원에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조성 원가에 매각했지만, 인제학원이 사업계획을 접고 2022년 민간사업자에 243억 원의 차익을 내고 넘겼을 때도 묵인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후 해당 부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가 공동주택 설립을 목적으로 용도변경을 요청하자 김해시가 일관되게 거부한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지난해 11월 행정심판에서도 시의 손을 들어줬는데, 지난 11월 돌연 용도를 바꿔 공동주택을 세울 수 있게 해준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주 의원은 “시는 공공의료원 설립의 가시화 등 여건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공공의료원은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며 “게다가 시가 인제학원에 원상회복 청구 소송에서 패소까지 해 공공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소송비용만 떠안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다수 시민이 보편타당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특혜 논란이 이어진다. 향후 유사사례에 대한 방어 논리마저 상실하게 되는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며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문제점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준공…‘대서앙 연어’ 대량 양식 ‘시동’
연간 최대 500t(톤) 규모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첫 육상 스마트 연어 양식장이 부산에 건립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GS건설은 20일 부산 기장군에서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연어 육상 양식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허윤홍 GS건설 대표를 비롯해 부산시, 기장군, 국립수산과학원, 부경대학교, 명선해양산업(주) 등 관련 지자체와 업·단체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데이터(Data) 기반의 첨단 양식 기술을 실증하고, 생산·유통·가공 등 연관 산업을 집적화하는 대규모 양식 단지이다.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내에 조성된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시설에서는 연간 최대 500t(톤) 규모의 연어 양식이 가능하다. 이 시설에는 지난 7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입식한 대서양 연어 발안란 생육이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2년여 간의 양식 기간을 거쳐 오는 2026년 4분기께 양식한 연어를 본격 출하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는 GS건설이 가진 세계적 수준의 수(水)처리 기술을 활용한 순환여과시스템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국민들이 즐겨 먹는 대서양 연어를 연간 500t(톤)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대서양연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지만,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의 준공으로 국내 생산이 처음으로 가능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스마트 양식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는 국내 최초로 폐쇄식 순환 여과 방식(RAS)의 수처리 방식을 활용해 해상이 아닌 육상에서 연어를 양식하는 친환경 양식장이다. RAS는 지하수 또는 해수를 끌어와 고도의 수처리 기술을 통해 오염물질을 정화해 연어를 키우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양식수도 재처리해 깨끗하게 바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사육수의 최대 99%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해상 가두리 양식의 한계로 지적되는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바이러스 등의 해양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청정 연어의 생산이 가능하다. 차갑고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연어를 국내에서 연중 생육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수처리 기술과 함께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 중요한데, GS건설은 자체 보유한 순환 여과 및 담수화 양식시설 처리 특허 기술과 양식장 운영을 위한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스마트 양식이 가능하게 했다. 허윤홍 대표는 준공식에서 "스마트 양식 기술 저변 확대와 함께 해양 특수 플랜트 분야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형 장관은 최첨단 육상 양식장 시설을 점검한 자리에서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과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이번 클러스터가 세계적인 스마트양식의 허브(Hub)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산업계, 학계가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산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는 2019년 정부 주도로 국비와 부산시비를 지원받아 시작됐다. GS건설은 2020년 7월 부산시와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같은 해 설립한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민간투자자로 사업에 참여했다.
[사건의 재구성]굴삭기 묶였던 여성 살인자로…무슨 일이?
“살려주세요.” 2023년 6월께 경남 김해시 한 농장에서 60대 여성 A 씨가 목 놓아 외쳤다. A 씨는 굴삭기에 온몸이 묶인 채 옴짝달싹 못 하고 1시간가량 매달려 있었다. 인적이 드문 외지여서 누구 하나 A 씨의 구조 요청을 듣지 못했다. 자존심이 무너지고 삶에 대해 체념할 때쯤 한 남성이 A 씨를 풀어줬다. 자신을 묶어놨던 B 씨였다. 이들은 1988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가 B 씨의 불륜 문제로 이혼한 사이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수시로 연락하며 가정 대소사를 함께 지내왔다. 굴삭기에 결박되기 한 달 전, B 씨가 이혼의 원인이 됐던 여성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게 들통나면서 서로는 크게 다퉜고 결국 사달이 난 것이다. 이 같은 일을 겪은 A 씨는 며칠 후 뇌동맥류로 쓰러져 병원에서 2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겨우 생명을 건사하고 건강을 되찾은 A 씨는 B 씨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천천히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심지어 남성을 제압할 만큼 힘을 키우기 위해 헬스까지 꾸준히 다녔다. 1년이 지난 올 6월 4일. 살해를 결심한 A 씨는 지인에게 “받은 수모는 돌려줘야지 생각은 다 정리됐어”라며 메시지를 보내곤 B 씨가 있는 농장의 컨테이너로 다시 향했다. 같은 달 8일 저녁. 여전히 퉁명스럽고 불평 가득한 언행으로 대하는 B 씨를 보며 자신이 처방받았던 수면제를 몰래 탄 커피를 건넸고 아무것도 모르고 이를 마신 B 씨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A 씨는 괴로운 마음이 들어 그 자리에서 술을 마셨고 그러는 사이 이튿날 새벽께 B 씨가 깼다. A 씨는 다시 과거 굴삭기에 묶어둔 일을 언급하며 “너도 똑같이 느껴 봐라”라고 다그쳤고, 이에 지친 B 씨는 “마음대로 하라”고 몸을 내줬다. B 씨의 양손이 묶이게 되자 A 씨는 본심을 드러냈다. 목을 잡힌 B 씨는 강하게 저항하면서 몸싸움을 벌였지만 작정하고 공격하는 A 씨를 막을 길이 없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A 씨는 컨테이너 내부에 설치돼 있던 가스 장비를 뽑아 그대로 B 씨의 목에 감아 10분간, 후두가 부서질 정도로 힘껏 졸라 끝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최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마약 수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은 A 씨가 집행유예 기간 중 자중하지 않고 범행한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의 인연을 맺어 왔던 전 배우자인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범행의 수단과 방법, 동기,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수호하고자 하는 최고의 법익이고, 모든 인권의 전제가 되는 가장 존엄한 가치다. 살인죄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
정부가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가 13.6명으로 유행주의보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20일 0시 기준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의원급 300개소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최근 4주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증가했고, 지난 8~14일(50주)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인 8.6명을 넘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 갑작스런 발열과 기침, 인후통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49주 차만 해도 1000명 당 7.3명이었던 환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13~18세 청소년 연령층에서 1000명 당 36.9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해 가장 많았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형은 A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백신과 유사하다. 백신 접종 만으로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도 여전히 유행 중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븡 입원환자는 최근 4주간 1.9배 증가했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00개소를 대상으로 한 표본검사 결과다. 이 기간 입원 환자 1417명 중 0~6세 영·유아 연령층이 전체의 83.9%인 1189명으로 비중이 높았다. 백일해는 9월 말부터 증가세였지만 12월 이후 소폭 감소했다. 48주 차 2248명, 49주 차 2226명의 환자가 나왔다. 7~19세 소아와 청소년 환자가 전체의 86.8%를 차지했다. 소아 연령층에서 유행 중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 환자는 여름철에 가장 많은 1179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최근 감소하고 있다. 49주 차 587명에서 50주 차 449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8월 유행 정점인 1444명이었는데, 최근 4주 60명 내외의 환자가 발생해 줄어드는 추세다.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가 65.8%로 가장 많다. 지난 18일 열린 정부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 2차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동절기를 맞아 호흡기 감염병 유행 시기가 시작된 만큼 아직 인플루엔자, 코로나19 접종을 하지 않은 고령층과 소아 등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쓰고 기침 예절을 준수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산시, “예산 조기 집행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추진 나서
정국 혼란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대내외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안정 TF팀’을 운영 중인 경남 양산시가 20일 티타임에서 예산 조기 집행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나동연 시장 주재의 티타임에 국·소장과 주요 부서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티타임에서 소상공인 지원과 함께 서민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 내수 활성화와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강화하고, 예산 조기 집행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또 종무식과 제야의 종 타종, 천성산 해맞이 등 연말연시 행사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나 시장은 천성산 해맞이의 경우 산 정상부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차량 출입 통제와 셔틀버스 운행, 주차 등 교통 대책 등 안전사고 예방을 철저히 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나 시장은 대설이나 한파, 화재 등 겨울철 재난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동절기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에 대비해 업무 인수인계와 사무실 재배치를 신속히 완료하고, 공직자의 청렴과 품위 유지를 당부했다. 앞서 시는 지난 9일 정국 불안에 따른 서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진 대책 회의에서 ‘민생안정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TF팀은 부시장을 팀장으로, 총괄관리반(반장 행정국장)과 민생경제지원반(반장 경제국장), 취약계층지원반(반장 문화복지국장), 재난안전관리반(반장 안전도시국장) 등 4개 반 20명으로 구성됐다. 총괄관리반은 민생 안정 대응 업무에 대한 총괄, 지원반 간의 업무 조정, 추진 상황을 점검한다. 민생경제지원반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함께 환율에 따른 수출감소 등 중소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즉시 지원한다. 취약계층지원반은 지역 내 취약 가구 긴급복지 지원사업을 비롯해 노인·장애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발굴하고 지원한다. 재난안전관리반은 겨울철 주요 재난 안전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각종 재난과 사고 대비 태세를 확립해 사고 발생 시 신속 대응에 나선다. 나동연 시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공직자가 중심을 잡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시정을 펼쳐달라”며 “2025년 시정 운영과 예산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국민의힘 정당해산 가능할까
[사설] 한 대행, '내란·김건희 특검법' 거부가 능사 아니다
[사설] 꽁꽁 언 세밑 기부… 어려울수록 함께 온정 나누자
[강윤경 칼럼] 87년 체제 끝내고 지방분권 시대 열자
[밀물썰물] 통영의 김홍도
[오금아의 그림책방] 마음에게
[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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