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元 旦(으뜸 원/새벽 단)
새해 첫날이다.물론 음력 정월 초하룻날과 관련된 것이기는 하나,새해 첫날을 칭하는 말은 원단 이외에도 세수(세수) 신원(신원) 신일(신일) 원일(원일) 정단(정단) 등 여러 가지가 있다."수""원""정"에 모두 "으뜸""처음"이라는 뜻이 있음은 물론이다.
원의 갑골문은 사람이 갓을 쓴 모습을 하고 있다."머리"라는 뜻이 강조된 것이다.유추해서 원은 원로(원로) 원수(원수) 원흉(원흉) 등에서처럼 어떤 집단의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이와 같은 뜻이기는 하나,"처음""시초" 등과 관련된 단어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원년(원년) 원조(원조) 등이 그 예이다.
단은 지평선을 가리키는 일에 태양을 뜻하는 일이 더해져서 이루어진 문자이다.곧 지평선 위로 태양이 떠올라 세상이 밝아져가는 아침을 나타낸 것이다.새해 첫날이라 하면 의미상으로는 원단보다 원일이 정확하겠지만,일반적으로는 해가 새롭게 떠오르는 아침을 강조해서 원일보다 원단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한편,한일병탄후 일제가 양력설을 쇠도록 강제하면서 신정(신정) 구정(구정)이라는 묘한 단어가 생겨났다.정에 첫날 즉 설날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구정이라고 하면 "낡은 설날""옛날의 설날"로 인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으뜸 중의 으뜸인 새 천년의 첫날,원단을 맞이하여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의 가정에 태양처럼 찬란한 영광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