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20년동안 이 날을 기다렸다'
男 농구 연장접전 끝 中에 102-100 역전승
한국 남자농구가 중국의 만리장성 벽을 넘고 20년만에 아시아경기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1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농구 결승에서 중국과 전후반 90-90으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102-100으로 이겨 감격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남자농구는 지난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이충희,박수교,신선우 등이 주축이 돼 중국을 꺾고 처음 우승한 이후 20년만에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야오밍과 배티어 등을 앞세운 중국은 지난 86년 서울대회에서 우승하고 90년 베이징,94년 히로시마,98년 방콕대회에서도 금을 따내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렸지만 한국에 패해 좌절했다.
한국은 이날 서장훈(15점6리바운드) 김주성(21점4리바운드)이 중국의 장신 센터 야오밍(226㎝·23점22리바운드)을 비교적 잘 묶고 '중국 킬러' 전희철 현주엽(이상 20점)이 맹활약한 덕에 기대 이상의 결과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경기내내 한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시종 끌려다녔다. 1쿼터에서 야오밍을 막지못해 18-25로 뒤졌다. 2쿼터에서 중국에게 3개의 3점슛을 허용하면서 끌려간 끝에 전반을 36-49로 13점이나 뒤진 채 마감했다.
3쿼 터들어 김주성의 골밑 돌파와 전희철의 미들슛이 살아난 한국은 62-67 5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센터 서장훈과 김주성이 야오밍을 막으면서 파울 4개로 트러블에 빠져 막판 수비의 허점이 우려됐다.
4쿼터 초반 중국의 속공을 잇따라 허용하며 73-86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한국은 현주엽의 속공과 골밑돌파로 1분을 남기고 81-88로 따라붙은 뒤 김승현의 연속 가로채기와 현주엽의 연이은 골밑슛,문경은의 3점포로 90-90 동점을 만들어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전에 들어간 한국은 점프볼에서 김승현의 재치로 공을 따낸 뒤 서장훈이 3점슛을 터뜨려 93-90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현주엽과 문경은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101-95로 앞선 뒤 중국의 추격을 잘 막아 2점차 승리를 엮어냈다.
한편 한국 여자농구는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막판 갑작스런 슛 난조에 발목이 잡혀 76-80으로 역전패,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8년만의 아시아 정상 복귀를 노렸던 한국은 이로써 은메달에 그치며 98년 방콕대회 동메달에 이어 또 한번 금메달을 놓쳤다. 김수진기자 kscii@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