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형식 '천편일률' 수상자 신세대 취향 일색

방송사의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요란한 홍보와는 달리 이들 프로는 내용도,형식도 유사하고 대부분 10대와 20대 취향의 가수들로 채워져 마침내 폐지론까지 제기된 것.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29∼31일 저녁 황금시간대 공개 생방송을 통해 가요대상 행사를 내보낸다.

'2002 10대 가수 가요제'란 타이틀을 내건 MBC의 경우 강타,보아,비,성시경,신화,윤도현밴드,이수영,장나라,god 등 젊은 가수 9명이 후보에 포함됐고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가수로는 태진아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SBS '2002 가요대전'의 경우도 강타,김현정,박효신,베이빅복스,성시경,신승훈,쿨,보아,왁스 등 전원이 신세대 취향의 가수들로 채워졌다.

다만 KBS의 '2002 가요대상' 후보군에는 다른 방송사보다 많은 30개 팀을 선정했는데 코요테,비,박지윤,장나라,윤도현밴드 등의 신세대 가수 이외 태진아,현철,현숙,김국환,최진희,송대관 등의 중년가수들을 곁들였다.

문제는 이들 방송사의 가요대상 시상식이 주로 후보 가수들이 차례로 나와 히트곡을 부르고 장기자랑을 펼치는 식으로 내용과 형식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점.

방송사 관계자들은 '각 방송사가 음반판매량과 네티즌,시청자 투표 등의 방식으로 후보를 뽑기 때문에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들 방송의 가요대상 시상식은 각종 상의 남발로 상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는 데다가 천편일률적인 내용으로 시간 떼우기식 전파낭비에 불과하다는 거센 지적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이하 대개련)은 '심각한 전파 낭비,소수 기획사의 나눠먹기,대다수 음악인들의 소외를 초래하는 불공정한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은 중단돼야한다'며 폐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개련'은 대중음악의 다양한 장르에 대해 시상을 세분화하고 방송사들이 투명한 선정기준 아래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을 공동으로 주최할 것을 대안으로 내놓아 귀추가 주목된다.

김호일기자 tokm@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