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날' 하루 해가 짧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이모저모

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33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에 장난감과 옷,액세서리 등 어린이 용품을 나눠 갖는 장난감 교환전이 열려 어린이들이 신나게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재찬기자 chan@

제84회 어린이날을 맞아 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부산일보 공동주최로 제33회 부산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5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잔치에는 1만5천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줄타기 시범 숨죽이고 관람

○…영화 '왕의 남자'로 아이들에게까지 유명해진 남사당패 줄타기 공연은 행사 초반 큰 인기.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줄타기꾼 '얼음산이'가 고수와 농을 주고받으며 외줄을 걷자 앉아서 구경하던 아이들이나 아빠의 어깨 위에 무동을 탄 아이들이나 모두 숨을 죽인 채 주목하는 모습. 줄타기꾼은 "덩쿵" 추임새와 함께 뒤로 걷기,엉덩이를 삐죽삐죽 흔들며 걷기,한 발로 걷기 등을 선보이며 아이들의 눈길을 온통 사로잡았다.

○…읽은 책을 나누는 도서교환전 부스는 쇼핑 카트나 가방 여러 개에 가득 책을 짊어지고 온 아이들로 북새통. 큰형이 읽던 책 12권을 가져와 도서교환권과 새 책 한아름으로 바꿔간다는 이건형(9·인지초 3년)군은 "지난해 행사에도 왔지만 올해는 직접 참여하고 나누는 교환전이 있어 더욱 즐겁다"며 함박웃음.

○…아이들이 직접 장난감이나 신발 등을 고른 뒤 '교환권'을 수줍게 내미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길. 자신이 다니는 유치원에다가 싫증난 장난감이나 신발을 미리 내고 교환권을 받아온 아이들은 이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직접 골라 사느라 분주. 아이들이 '시장놀이'에 나서면서 교환권 또는 500~1천원에 살 수 있는 장난감,옷,신발 등은 불티나게 팔려 일대가 잘나가는 장터를 방불.

교환한 책 들고 독서 삼매경

○…아시아드 주경기장 트랙도 이 날만큼은 아이들 차지. 교환전 부스 앞에 철퍼덕 주저앉아 막 교환한 책이나 장난감을 골똘히 보는 아이들로 트랙은 순식간에 놀이터 겸 도서관으로 변모. 트랙 위를 누비는 '키다리 아저씨'나 인형 옷 캐릭터,만화 주인공 복장을 재현한 코스프레 도우미들도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느라 분주.

○…경찰특공대의 대테러 시범에도 '시선 고정'. 폭발물 탐지견 '통통이'가 한 어린이가 직접 숨긴 폭발물 모형을 단박에 찾아내자 박수가 쏟아져. 경찰특공대가 오색 연막탄과 함께 천정에서 줄을 타고 기관총을 쏘는 모습으로 쏜살같이 내려오자 어린이들은 연방 환호성.

잔디밭 꼭짓점댄스 장관 연출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월드컵 응원을 위한 '꼭짓점 댄스'. 경성대 동아대 응원단의 시범과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의 강습에 맞춰 어린이와 부모들 수천명이 아시아드주경기장 잔디 위에서 꼭짓점 댄스를 즐기는 장관을 연출. 행사 내내 통제되던 주경기장 잔디도 이때만큼은 개방돼 4년 전 월드컵 4강 진출의 영광을 되살리게 하기도.

○…어린이날 큰잔치의 또다른 주인공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이 2주간 맹훈련 끝에 꼭짓점 댄스 강습을 벌였고 부산은행 지역봉사팀과 부산시자원봉사센터 봉사자,동아대 학군단 등이 행사장 곳곳에서 기쁜 어린이날을 위해 종일 땀방울. 한국복지재단 부산지부는 주경기장 입구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름표를 달아주는 미아방지 캠페인을 벌이기도.

최혜규기자 iwill@busanilbo.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