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송천 범람 집단 피해 원인·보상싸고 마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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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곳곳에 세운 철제구조물이 원인'

부산 해운대구 반송천이 지난 10일 태풍 에위니아에 동반된 폭우로 범람,인근 20여 가구가 침수됐다.

태풍 에위니아에 동반된 폭우로 반송천이 범람,하천변에 위치한 20여가구가 침수돼 부산지역 유일의 집단 이재민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주민들은 임시도로와 다리를 만들기 위해 반송천을 따라 곳곳에 세워둔 철제구조물이 하천 범람의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원인규명과 피해보상을 둘러싸고 공사업체와 주민들간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1동 혜성병원 뒤편 주택가 20여가구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밀려들어온 흙탕물에 미처 손쓸 틈도 없이 안방과 거실을 내주고 말았다. 불과 10여초 사이에 일어난 일로 범람한 하천물은 현관 위 50㎝ 가량 차올랐다.

특히 반송1동 치안센터 인근 축협마트 지하1층에 세들어 있던 식당 3곳에는 어른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식당 손님들과 종업원들이 한동안 고립돼 불안에 떨었다.

피해 주민들은 비가 잦아든 11일 하루종일 고인물을 퍼내고 침수된 전자제품과 살림살이를 청소를 했으나 주거지가 완전 복구작업이 지연돼 친척집으로 옮겨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다. 또 일부 주민은 해운대구청이 지정한 식당에서 끼니를 떼우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범람의 원인에 대해 상류에서 떠내려온 침대시트,고사목 등 엄청난 양의 각종 부유물들이 반송천 한 가운데를 따라 박혀있던 철제 H빔 구조물들에 걸려 물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20여m 너비의 반송천중 절반 가량은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각종 구조물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축협마트 지하 1층에서 구미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마연옥(66·여)씨는 "내가 이곳에 뿌리내리고 산지 10년이 넘었지만 이 정도 비에 반송천이 범람한 적이 없었다"면서 "아무 대책도 없이 하천위로 다리공사를 하다 졸지에 물이 넘친 것이므로 적절한 피해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시도로 공사를 맡고 있는 K개발측은 "공사 시작전 집중호우를 대비해 하천바닥을 1m씩 준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워낙 한꺼번에 쏟아진 폭우에 역부족이었다"고 해명했다. 박진국기자

gook72@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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