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함부로 먹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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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땐 반신마비·심근경색 부작용'

가짜시알리스는 알약 표면에 C10, C20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그외 숫자는 가짜다. 또 비아그라가 낱알이나 병(통)으로 유통되는 것도 가짜다.

# 부작용 1

40대 중반의 한모씨는 얼마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새벽에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약을 먹고 하루가 지났는 데도 음경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탱탱 부은 상태로 발기가 지속돼 응급수술을 받고서야 해결됐다. 지속 발기증은 심각할 경우, 세포가 괴사되어 영원히 발기력을 상실할 수 있는 위험한 증상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한씨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 부작용 2

지난 추석 명절 전날에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이동식 성인용품 차량에서 구입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했다. 그러나 약을 먹은 다음날부터 엉덩이 부위가 쿡쿡 쑤시더니 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할 정도가 됐다. 근육통이 너무 심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눈에도 통증과 함께 충혈되는 부작용을 보여 이튿날 서둘러 병원을 찾아갔다.


·가짜약 제조과정 불투명, 품질관리 안돼

관세청의 집계에 따르면 연간 100억원 상당의 발기부전 치료제 위조품이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부산세관에서 적발한 위조품이 최근 4년간 341억원으로 가장 많아 2위를 차지한 인천세관의 무려 8배에 달했다.

이에 부산시약사회(회장 옥태석)는 회원 약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 '2008년도 약사 연수교육'을 통해 가짜 발기부전제 구별법과 위조의약품 근절교육을 실시했다.

정품의 발기부전제의 경우도 가벼운 부작용은 보고되고 있다. 얼굴 붉어짐 현상이나 가슴 두근거림, 심한 두통, 비뇨기계 이상, 소화불량 등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가짜 발기부전제의 부작용은 정품 발기부전제의 부작용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짜 발기부전제는 성분 함량이 일정하지 않고 특정 성분들이 정품보다 몇 배나 더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최악의 경우 반신마비 심근경색 뇌졸중 등 상상 이상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발기부전제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백내장, 녹내장, 망막혈관 파열, 반신마비, 안면마비, 원형탈모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신고되기도 했다.

또 언제,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전혀 알 수 없고 제조환경도 열악해 품질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예상치 못한 다른 의약품 간에 상호작용을 일으켜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포장지와 홀로그램으로 진위 구별

저렴한 가격에 은밀히 유통되고 있는 가짜 발기부전제는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병의원에서 비뇨기과 전문의의 정식처방을 받지 않고 약국이 아닌 곳에서 구입했다면 모두가 가짜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짜와 정품을 구별하기 위해선 포장상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발기부전제는 낱알이나 병 포장은 없다. 한 알 단위로 유통되거나 수십정이 들어있는 병이나 통으로 포장돼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가짜이다.

한국릴리에서 판매하는 시알리스는 최소 포장단위가 2정으로 알루미늄(PTP) 포장이며 병이나 통 포장은 없다.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역시 최소 포장단위는 2정이다. 2정씩의 알루미늄 포장이 4개가 들어있는 박스 포장은 정품이지만 낱알이나 병 포장은 가짜다.

다음으로 홀로그램(정품표식 로고)의 색상변화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시알리스는 포장지에 찍힌 'Lilly' 로고가 보는 각도에 따라 자주색과 녹색으로 바뀌지만 위조품은 색의 변화가 없다. 비아그라의 경우도 'Pfizer' 로고가 90도로 세울 때와 45도로 비스듬히 세울 때 푸른색과 보라색으로 각각 다르다.

제품표시에도 차이가 있다. 시알리스의 경우 정품은 알약 표면에 C10과 C20(C5 출시 예정)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때문에 C50, C50+, C100, C200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모두 가짜다.

이번 교육을 주관한 부산시약사회 옥태석 회장은 "가짜 발기부전제는 함량이 일정하지 않아 효과가 아예 없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거쳐 도매상을 통해 정상유통되고 있는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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