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아침 '공복' 운동은 좋다 ?
바쁜 낮 시간을 피해 이른 새벽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살을 빼려면 공복 운동이 좋다는 소리에 일부러 빈 속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연 공복 상태의 운동은 어떨까. 우선 인체는 밤새 자는 동안 활발한 신진대사가 이뤄진다. 잠에서 깰 아침쯤이면 이미 몸 안의 에너지는 거의 바닥난 상태이다. 이런 조건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채 운동을 하면 인체는 평상시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대신 지방과 단백질의 분해를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방의 연소가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복 운동의 체중감량 효과를 주장한다. 실제로 아침 운동은 저녁 운동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처럼 여겨지며, 심지어 보디빌더들이 급성으로 몸을 만들 때 공복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체는 영양분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의 연소가 이뤄지면 자체적으로 위험을 감지해 에너지를 최대한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 또 이후 들어오는 영양분은 이런 상태에 대비해 몸 안에 최대한 축적시키려고 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지방 축적이 더 활발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아침을 챙겨 먹어야 비만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지방뿐 아니라 단백질의 연소도 근육의 분해를 가져와 운동 후 피로를 더 많이 느끼게 할 수 있다. 더구나 근육량이 감소하면 같은 활동에도 에너지 대사가 줄어들기 때문에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반감된다. 똑같이 먹고 자더라도 근육질의 몸매가 살이 덜 찌는 이유다.
그리고 아침 기상 후에 근육이 깨는 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운동을 하면 근육들이 운동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므로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공복 운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주된 근거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공복 운동의 효과를 얻으려면 우선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빈 속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눈 뜨자마자 밥을 먹는 것은 부담스러우므로 과일, 주스, 미숫가루, 시리얼 등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 운동은 30분 전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적합하다. 대개 숲이나 공원을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아침에는 근육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맨손 체조 등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몸에 미리 신호를 보내는 것이 좋다.
이종화 동아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