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도착 30분내 혈전용해제 주입 '초스피드'
입력 : 2009-02-06 00:00:00 수정 : 2009-02-06 15:26:20
동아대병원 '뇌졸중센터' 개설
혈전용해제 주입은 뇌졸중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진은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실시하는 뇌혈관 중재술 시술 장면. 지난 3일 오후 11시 동아대병원 응급실에 40대 남자 환자가 이송됐다. 오른쪽 팔다리에 마비가 있고 발음이 어눌해 뇌졸중(중풍)이 의심되자 당직자는 급히 비상벨을 눌렸다. 비상벨을 누르는 순간 뇌졸중센터 의료진의 휴대폰에 일제히 'Code RED' 메시지가 떴다. 최고의 경계태세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가 뜨면서 원내의 스피커를 통해 의료진을 호출하는 긴급방송도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방사선과 CT 촬영실에 신경외과 신경과 방사선과 소속의 의료진 6명이 집결했다.
·시간과의 싸움-응급구조시스템 완비 의료진은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가장 먼저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런 다음 환자의 증세와 상태를 확인한 다음에 뇌 CT나 MRI 영상촬영을 했다.
검사결과를 나오는 동안 의료진은 보호자와의 면담을 통해 환자의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과 심장 당뇨병 등 질환여부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혈액검사와 영상자료를 토대로 막힌 뇌혈관을 개통하기 위해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것인지 여부를 전체 의료진이 모인 가운데 결정했다.
다행히 막힌 뇌혈관 사이즈가 크지 않아 혈전용해제 투입으로 막힌 뇌혈관을 뚫었다. 만약 뇌경색 부위가 큰 경우에는 뇌출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뇌혈관 중재술을 실시해야 한다.
이 환자는 응급실에 도착한 지 20분만에 무사히 뇌혈관 개통술을 마치고 병실로 옮겨져 다음날 퇴원했다.
'1339'와 핫라인 구축 24시간 대기
신경·신경외과·재활의학과 등 협진
응급조치 지연 따른 반신마비 예방·혈전용해제 투입 빠를수록 치료성적 좋아뇌졸중은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중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특별히 생명을 건진다고 할지라도 응급조치가 늦어지면 반신마비 등 치명적인 장애를 남긴다.
위급상황에서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최소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3시간이다. 뇌졸중 환자에게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혈전 용해제의 주입도 발병 3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2~3% 정도만이 이 치료를 받고 있다.
혈전용해제는 투입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 성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대병원 뇌졸중팀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부산응급의료정보센터(1339)와 핫라인을 구축했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 발생하면 1339가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동아대병원 뇌졸중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의료진을 즉각 준비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동아대병원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24시간 365일 MRI를 가동시키는 선진적인 뇌졸중 치료 시스템을 완비했다. 그 결과 혈전용해제 사용 빈도가 기존에 6%에서 15%로 급증했다.더불어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모든 검사를 마치고 혈전용해제 주입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47분에서 28분으로 줄었다. 국내 대학병원급 뇌졸중팀이 보통 45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가장 빠른 대응속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뇌졸중학회가 권고하는 60분 이내의 치료 소요 시간에 비추어 보아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유럽학회서 첨단 이송체계 발표 예정
동아대병원은 지난달 29일 환자의 뇌혈관 상태를 하루만에 알려주고 처방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가 이루어지는 뇌졸중센터(소장 허재택 신경외과 교수)를 개설했다. 이 센터는 전국에선 처음으로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의료진이 협진을 통해 뇌졸중 환자들을 한곳에서 치료한다.
이달말에는 뇌졸중 환자를 전문 간호사와 의료진이 72시간동안 집중 관찰하고 최신 모니터 시스템을 이용해 환자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뇌졸중 집중 치료실'이 가동된다.
동아대병원 뇌졸중팀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1339와 핫라인을 구축해 뇌졸중 환자를 이송받은 후에 뇌혈관 개통술 소요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이는 성과를 얻었고 그 결과를 2008년 신경과학회에 발표해 최우수 발표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 유럽뇌졸중학회에서는 응급실에서 전담 진료진에게 비상상황을 즉각 연락하는 첨단 진료이송 체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차재관 뇌졸중센터 부소장은 "혈전용해제 주입이 1분 늦어질 때마다 치료성적이 1% 떨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뇌졸중은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5분 이내에 응급실에 의료진이 도착하고 25분 이내에 혈전용해제 투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