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재활 치료'로 말끔히
오래전부터 앓아오던 무릎관절 통증과 관절 변형으로 최근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았던 방모(65)씨.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이후 관절을 움직일 때 일부 통증이 남아 있었다. 거동도 불편해 별다른 재활치료를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 누운 채로 지냈다.
무릎 수술 환자 10만명당 187명 배 늘어
수술 후 운동 소홀하면 보행에 지장
가벼운 조깅·수영 도움… 무리는 금물
그런데 수술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관절 통증이 여전히 심한 데다 무릎관절도 뻣뻣했다. 관절 운동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걷기가 오히려 더 힘들어져 병원을 찾았다.
인공관절 수술 환자 최근 급증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무릎 연골은 대개 55세 이후 약 70%가량, 65세가 넘으면 거의 90% 이상이 닳는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유병률은 여성은 15%, 남성은 5% 정도.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는 10만명당 187명가량으로 최근 수년 사이 수술 수가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중 여성 환자의 비중이 남성에 비해 10배 높아 압도적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릎관절 수술의 회복기간은 의술의 발달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수술이 잘되었다는 말만 믿고 안일하게 지내다가는 무릎이 뻣뻣해지는 등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우리 신체는 대부분 장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관절의 고정 상태가 약 5주 정도 계속되면 원래 근육의 40%가량이 감소돼 근력이 약해진다. 근력 약화는 삽입한 인공관절을 빨리 닳게 하여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근육과 신경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운동신경과 균형감각도 둔해진다. 이로 인해 넘어지거나 낙상할 가능성이 높아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운동을 멀리하면 결국 관절 내 윤활작용이 감소돼 퇴화가 더욱 빨리 진행할 수 있으며, 인대와 뼈의 강도 역시 약해진다. 이처럼 관절을 너무 오래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의 기능 회복이 더뎌져 일상생활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수술 목적, 재활로 최종 마무리
무릎관절 수술이 처음 시도됐던 초기에는 수술 부위가 잘 아물도록 최대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였다. 함부로 움직이다 수술 부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조기에 활동하는 것이 관절운동 회복과 관절 주변 근육의 근력 회복에 더욱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런 개념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금은 수술 이후 체계적인 재활 과정은 필수적으로, 수술의 비중이 80%라면 재활은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재활치료는 관절운동 범위의 회복, 관절 보호를 위한 근육 강화, 신경과 근육의 조절기능 및 균형감각 회복이 목적이다.
재활치료는 크게 수술 직후 1주일까지의 보호기, 이후 다시 1주일간의 관절운동과 근육강화기, 수술 2주일 이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보행기로 나뉜다. 수술 이후 2주일 정도는 대개 입원 생활로 병원 내 치료시설을 이용한다.
보호기 때에는 보행기나 목발을 이용해 체중을 부분적으로 의지하며 걷거나, 엎드린 뒤 가능한 범위 내에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다리의 힘을 키우고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또 발목 밑에 베개를 두고 허벅지 근육에 힘을 줬다 뺐다 하며 수축이완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관절운동과 근육 강화기에는 보호기 때보다 조금 강도를 높인다. 목발 하나로 걷거나 허벅지 근육이나 무릎을 쭉 펴면서 힘을 줘 근력을 키운다.
수술 2주일 정도가 지나 일상생활로 복귀한 뒤에는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하더라도 대략 3∼6개월 정도는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권장된다.
동아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화 교수는 "재활치료는 수술 부위의 회복을 위해 적당한 수준의 운동 부하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너무 의욕이 강하면 과부하로부터 오는 2차적 손상을 입기 쉬운 반면, 너무 소심하면 사용 제한 등으로 인한 관절운동 제한 및 근위축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운동으로는 수영 등 수중 운동이나 가벼운 조깅, 스트레칭이 좋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축구 농구 등 격렬한 몸놀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 받은 다리를 꼬거나 돌리는 등 회전시키는 것은 좋지 않으며, 쪼그려 앉는 자세도 관절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양변기, 식탁, 침대 등의 사용은 좋지만 너무 낮은 의자에 앉는 것은 피한다. 또 계단을 내려갈 때는 수술 받은 다리부터 내려가고, 올라갈 때는 정상적인 다리부터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도중이나 운동 후 관절에 열이 나면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곽명섭 기자 kms01@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