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실효환율이란 무엇인가
교역 상대국 비중·물가수준 반영한 지표
실효환율(EER:Effective Exchange rate)
환율이란 국가간 화폐의 교환비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외국돈 1단위의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천원/달러라고 한다면, 이는 1달러의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1천원이라는 의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시 원화가 평가절하되었다고 한다. 반대로 하락때에는 원화가 평가절상됐다고 한다. 환율이 상승하였다는 것은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가격, 다시 말해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고 원화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 하락하였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를 원화의 평가절하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환율은 대외교역의 가격경쟁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출업자를 예로 들면 환율이 평가절하될 경우 수출상품의 가격이 싸져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그런데 '원화 약세'라고 할 때 그것이 달러화에 대한 약세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엔화나 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대한 약세에 기인하는 것인지에 따라 한국의 대외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만일 달러화에 대해서만 약세를 보인 경우라고 한다면 대미 수출은 크게 영향을 받겠지만 일본이나 EU 수출 등은 그다지 큰 영향이 없다.
결국 대외교역에 있어서 가격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주요 교역 당사국과의 환율을 포괄하는 실효환율이 필요하다.
명목실효환율 (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
실효환율(EER)은 자국통화와 주요 교역상대국 통화간의 환율 변동을 교역규모로 가중평균하여 작성한 일종의 지수이다.
예를 들어 미·일 2개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실효환율을 산출해보자.
원화가 기준시점과 비교해서 달러에 대해서 50%, 엔화에 대해서 40% 평가절하되고 미국과 일본의 가중치가 각각 0.7과 0.3인 경우, 비교시점의 실효환율은 [0.7×(1-0.5)+0.3×(1-0.4)]×100=53이 된다. 실효환율을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원화의 가치는 기준시점대비 47% 평가절하되어 개별 환율인 달러/원, 엔/원 환율과 상이함을 알 수 있다.
실효환율은 100 이상이면 기준시점대비 원화가 고평가되었음을, 100 이하면 기준시점대비 원화가 저평가되었음을 나타낸다.
주의할 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작성하는 명목환율과 달리 실효환율은 '원화를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개별 환율과 반대로 실효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강세를, 하락하면 원화 약세를 의미한다.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
대외교역 가격 경쟁력에는 명목환율 뿐만 아니라 각국의 물가변동률도 영향을 미친다.
즉 원/달러 환율이 불변이더라도 교역상대국인 미국과 일본 내 물가상승률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한 나라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보다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교역상대국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을 사용하기도 한다.
실질실효환율은 각 교역상대국의 환율을 해당국의 물가지수로 나누어 실질환율을 구한 후 앞에서 설명한 실효환율 작성방식에 의해 산출한다.
한편 실질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과의 명목환율 뿐만 아니라 물가수준(구매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환율의 장기균형수준으로부터의 이탈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위 그림에서 국제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2008년 9월 이후의 환율변동폭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 절하폭(-41.6%)이 실질실효환율 절하폭(-28.3%) 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환율은 단기적으로 물가 등 상대국간 실질구매력 외에도 해당 국가의 리스크를 반영한 국가신용등급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측면에서 실질실효환율에만 의거해 환율의 안정을 기대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