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필의 Pop's World] 조지 해리슨만이 아는 '표절의 진실'
흔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한다. 하지만 과하면 표절로 이어진다. 대중음악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표절 사건을 꼽으라면 1970년대에 일어난 조지 해리슨 건을 들 수 있다. 비틀스가 해체한 직후인 1970년 조지 해리슨은 3장으로 된 솔로 앨범 'All Things Must Pass'를 발표했다.
대중음악사 가장 충격적 사건
표절은 아티스트의 양심 문제
특히 이 작품에 수록된 싱글 'My Sweet Lord'는 비틀스 멤버 최초로 영국과 미국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간결하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조지 해리슨의 힌두교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한 코러스가 압권인 노래였다. 존 레논은 이 곡을 듣고 "나는 신이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노래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의 걸 그룹 시폰스의 1963년 히트곡 'He's So Fine'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결국 조지 해리슨은 원곡의 권리를 가지고 있던 브라이트 튠스 뮤직에 의해 제소를 당했고,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조지 해리슨의 완패였다. 1976년 미연방법원 리처드 오웬 판사는 조지 해리슨이 고의적으로 베낀 것은 아니지만 '잠재의식에서' 원곡을 따라 노래를 완성했기 때문에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My Sweet Lord'가 아니라 에드윈 호킨스 싱어즈의 'Oh Happy Day'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해리슨의 주장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8만7천달러라는 거액을 원작자에게 지불해야만 했다.
비틀스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 첫 발을 내딛은 조지 해리슨에게 표절 판결은 커다란 타격이었다. 해리슨은 판결 직후 발표한 노래 'This Song'에서 "이 노래는 어떤 저작권도 침해하지 않았죠"라며 억울함을 표출했다. 자서전 'I Me Mine'에서도 "대중음악의 99퍼센트가 다른 노래들을 생각나게 하는데 왜 법정은 이를 무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비틀스의 매니저였던 알렌 클라인이 돈을 노리고 'He's So Fine'의 권리를 가지고 있던 브라이트 튠스 뮤직을 인수한 것이다. 한때 동고동락했던 친한 동료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은 해리슨은 결국 'He's So Fine'의 저작권도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다.
법적인 판결은 끝났지만, 과연 표절의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할 길은 없다. 오직 그 노래를 만든 조지 해리슨만이 알 것이다. 표절을 아티스트의 양심 문제로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법보다 양심이 앞서야 한다. 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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