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피부 붉은 반점' 성장기 이전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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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종' 출생 직후 급속 확산… 눈·코·턱 주위 등에 생겼을 땐 방치 안돼

아기 피부에 생기는 붉은 반점 모양의 혈관종은 '크면서 없어지겠지' 하고 방치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많다. 흉터, 감염, 통증을 줄이기 위해 혈관 전용 레이저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아기의 얼굴이나 피부에 원인을 알수 없는 피부종양이 생기면 부모들은 몹시 괴로워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기에게 태어나자 마자 닥친 낯선 질환이라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기의 피부에 생기는 붉은 반점을 혈관종이라고 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출생 직후에 급속히 확산된다. 흔히 혈관종은 '기다리면 없어지겠지'하고 질환을 방치했다가 크게 후회하는 일이 많다. 특히 얼굴 등 노출된 피부에 생긴 혈관종은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될 수도 있어 정서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능적 장애 없어도 심리적 부담 유발
혈관 전용 레이저 초기 시술 효과적
포도주색 반점 어릴때 치료 서둘러야


아기 피부에 생기는 붉은 반점은 크면서 좋아지는 혈관종 종류도 있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 이런 붉은 반점들은 나이가 들면서 없어지는 혈관종과 나이가 들수록 더 짙어지는 혈관기형의 일종인 포도주색 반점으로 크게 분류된다.

·혈관종

혈관종은 신생아 10명 가운데 1명꼴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양성종양이다. 태어날 때는 없거나 아주 미미하게 있다가 생후 1~3개월 사이에 급격히 커진다. 돌이 지나면 대부분 더 이상 자라지 않고 10살 이전에 저절로 없어진다. 혈관종은 아기가 크면서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그대로 둘 경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종의 60%는 주로 얼굴이나 목에 생긴다. 눈 주위에 생기면 시력이 저하되어 약시나 사시가 될 수 있으며, 입술 주변에 생기면 헐거나 음식물 섭취에 문제를 야기한다. 코, 턱, 목 등에 생기면 숨을 쉬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몸의 접힌 부위나 생식기 주변에는 궤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기능적 장애를 일으키지 않아도 특히 얼굴에 있는 혈관종은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서둘러 치료 받는 것이 좋다. 혈관종을 방치하거나 너무 늦게 치료를 하게 되면 자연 치유되더라도 흉터를 많이 남기게 된다.

혈관종 치료는 1세까지의 성장기 동안 많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여 영구적 변형을 막고, 생명이나 기능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있다. 또한 혈관종에서 잘 발생할 수 있는 궤양을 예방하고 흉터, 감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혈관종에서 혈관 전용 레이저 사용은 초기 병변, 얕은 병변, 궤양성 병변, 퇴행 후 남아있는 병변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병변이 크거나, 심한 변형이 예상되거나, 생명이나 기능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 약물이나 주사제 처방이 필요하다. 질환 주변의 피부에 약물을 바르거나, 주사제를 놓거나, 약물 복용 등이 필요하다.

아기는 출생 후 한 달 이후부터는 급속한 성장기에 들어간다. 따라서 혈관종이 발견되면 성장기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갓 태어난 아이의 얼굴과 목 등에 붉은 반점이 있으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포도주색 반점

우리나라에서 종종 혈관종으로 오인해서 불리는 포도주색 반점(화염상 모반)은 혈관종과는 차이가 있다. 포도주색 반점은 나이가 들어도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다.

신생아의 0.3%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얼굴, 몸의 한쪽 편으로 신경절을 따라 붉은색 반점이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포도주색 반점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지속되다가 성인이 되면서 색은 짙어지고 붉은 반점 내에 작은 뾰두라지 같은 것이 발생한다. 피부 아래쪽 연조직의 비대도 발생한다.

이마나 눈 주위에 혈관종이 발생되면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이 동반되므로 매년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질 등의 신경학적 이상 유무도 살펴봐야 한다. 올 초에 중국에서 8세 여자 아이가 간질에 시달리다 대뇌 반구가 혈관종에 침식돼 머리 일부분을 자른 '반두아'(半頭兒)의 안타까운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혈관종이 사지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정맥기형이 동반될 수 있고 침범한 사지의 둘레와 길이가 커질 수 있다.

포도주색 반점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성장하면서 그 크기도 커지고 색도 짙어지기 때문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주색 반점은 여러 번의 혈관 전용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시키는데 필요한 치료횟수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혈관종과 혈관기형을 현대적으로 분류한 미국의 물리칸 박사는 "혈관이상을 가진 환자는 의학적인 유목민이다"라고 했다. 특수한 분야의 질환이다 보니 전문가를 만나지 못해 어려서부터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긴 말이다.

뷰티스피부과 서면점 오창근 원장은 "지역의 혈관종 환자들이 이전까지 마땅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서울로 올라갔다. 이제는 시간적 경제적 불편을 감수하면서 굳이 서울로 올라갈 필요가 없으며 지역에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뷰티스피부과 서면점 오창근 원장· 센텀신세계점 이재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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