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두 학문 통합 보단 '연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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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과학/김영식

한국 청소년들이 생애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인생의 기로는 아마도 문과와 이과의 선택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견고한 장벽은 바로 이 억지스럽고 가혹한 선택으로부터 상당 부분 기원한다는 것이 '인문학과 과학'(김영식)의 기본 전제다. 그가 보기에는 객관적-주관적, 발견-해석 등 두 학문에 덧씌워진 구분도 잘못된 것이다. 특히 일반인은 '문과인'이고 과학기술과는 상관없다는 통념을 '미신'이라고 맹비난한다. 일반인도 과학을 이해하려 애써야 하고, 과학자도 기능인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방점은 인문학자들의 성찰에 놓인다. 과학기술의 세상에 살면서 그것을 무시한 채 오히려 과학기술이 세상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인문학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문학의 위기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탐구와 반성에서 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학과 인문학은 대립이나 보완 관계가 아니라 층위가 다른 학문이고, 그래서 '통합'보다는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 저자 자신이 두 세계를 섭렵하고 화학과 교수였다 동양사학과 교수로 자리를 바꾼 석학이다. 돌베개/1만2천원. 최혜규기자 i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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