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가중평균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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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금리수준 판단할 대표 지표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하(5.25%→2.0%)함에 따라 예금은행의 수신금리 역시 2008년 9월 평균 6.0%에서 2009년 10월 3.5%로 크게 하락하였다. 그러나 대출금리의 경우 같은 기간 중 평균 1.6%포인트 인하에 그치며 예금금리 하락폭(-2.5%포인트)만큼 떨어지지 않아 사람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였다. 오늘은 이러한 금융기관의 전반적인 여수신 금리 수준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손꼽히는 '가중평균금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금융상품금리에 금액 가중치 평균
신규취급액·잔액 구분하여 산출



가중평균금리란?

우리가 은행에 돈을 예금하거나 반대로 필요한 돈을 은행에서 빌릴 때 일정기간 이후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 금리란 이러한 이자의 원금에 대한 비율로서 돈에 대한 일종의 가격이며 경제에서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금리 수준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시장에서 접하게 되는 금리의 종류는 금융기관별, 만기별, 상품종류별로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금리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금리지표, 즉 다양한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평균금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에서는 1996년 7월부터 금융기관의 평균적인 여수신 금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가중평균금리'를 매월 발표하고 있다. 가중평균금리란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금융상품의 금리를 금융상품의 금액 비중으로 가중치를 두어 평균한 금리를 말한다. 참고로 올해 10월 중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는 각각 3.5%와 5.9% 수준이다.

신규취급액기준 vs. 잔액기준

한국은행은 가중평균금리를 크게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으로 구분하여 산출한다. 그달 중에 신규로 취급한 상품의 금리만을 대상으로 평균한 것이 신규취급액기준이고 전월까지 발생한 모든 여수신을 대상으로 할 경우 잔액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지난달까지 대출이 1건(100만원·7%)만 존재하였는데 이달 들어 신규대출(100만원)이 기존보다 2%포인트 하락한 5%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신규취급액기준은 이달의 신규 대출금리인 5%인 반면, 잔액기준은 기존 대출과의 평균인 6%가 된다.

가중평균 수신금리와 가중평균 대출금리

그래프를 통해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 금리를 비교해 보자.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점선) 여수신 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반면 잔액기준(실선) 여수신금리는 다소 시차를 두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잔액기준 수신금리의 하락 속도가 대출금리에 비해 훨씬 더디게 나타난다. 이는 비교적 단기로 이루어지는 대출과 달리 예금은행 수신의 경우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 비중이 높아 신규 예금금리를 낮추더라도 이미 고금리로 유치한 기존예금의 영향이 잔액기준에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신금리의 경우 2009년 들어 잔액기준과 신규취급액기준 간에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 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는 은행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이 호전된다. 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파악하려면 모든 예금과 대출을 포괄하는 잔액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실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포인트에서 2009년 3월 

우 승 준

한국은행 
부산본부 조사역
0.6%포인트까지 크게 하락하여 은행들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규로 취급하는 예대금리차를 확대하여 수익성을 회복시킬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신규취급액기준 예대금리차가 기존의 1.5%포인트에서 2.5%포인트까지 크게 확대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예금은행의 신규 수신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하여 신규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였다.

잔액기준 통계는 예대금리차를 통하여 은행수지에 관한 정보를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반면 신규취급액기준 통계는 최근의 금리동향을 잘 나타내주며, 저축을 하거나 일반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언론 등에서 금리에 관한 기사를 접할 때 앞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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