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 사용한 화장품 '탱탱' 어려지는 피부
더워지는 계절, 동안(童顔) 만드는 법
날씨가 더워지면 피부 고민도 늘어난다.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번들거림이나 트러블도 심해지고, 모공도 커져 보이게 마련이다. 자외선으로 인한 색소 침착도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혹시 비싼 화이트닝 제품이나 모공 관리 화장품, 오일 프리 제품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고 기대하는가? 전문가들은 오히려 '화장품 다이어트'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 다이어트부터
아직도 '스킨-로션-에센스-크림'의 기초 4종 세트에 아이크림을 비롯한 각종 기능성 제품까지 5~10가지 안팎의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가? 이미 알려진 대로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은 점성과 탄성만 다를 뿐 결국 다 같은 제품이다. 묽게 만들면 스킨, 끈적하게 만들면 크림이란 말이다. 당연히 중복해서 바를 필요가 없고 1~2가지면 충분하다.
화장수는 세안 후 남은 노폐물이나 이물질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게 좋다. 클렌징 후 화장솜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듯 사용하면 된다. 그 뒤엔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게 로션이든 크림이든 한 가지만 바르면 된다. 일반적으로 건성 피부라면 크림,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가 낫다.
에센스 등 화장품 1~2가지로 충분
방부제 등 유해 요소 면밀히 살펴야
"기능성 제품 가격 대비 효과 낮아"
정성 들여 세안하고 천연비누 이용
중요한 건 피부 상태는 항상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성 피부도 건조한 겨울이나 봄에는 건성이 되기도 한다. 또 건성 피부 역시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잠시 지성으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은 환절기엔 화장품 선택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화장품 다이어트'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방부제와 색소 같은 유해 요소 때문이다. 발암 물질이나 환경호르몬,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의심되는 성분도 적지 않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화장품에 표기된 성분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난 2008년부터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표시하는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의 효과는?
값비싼 기능성 화장품의 효과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부산대병원 김문범(피부과) 교수는 "미백의 경우 색소가 진피층까지 내려갔다면 화장품으로 없애는 건 불가능하고 레이저 시술이 필요하다"며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 대비 효과가 높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고가의 화장품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모공 관리 화장품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알코올 성분 때문에 일시적으로 모공이 좁아져 보이거나 레티놀 성분이 콜라겐 생성을 도와 모공을 약간 줄이는 정도다.
김 교수는 "효과로 본다면 화장품보다는 오히려 약이 싸다"며 "비타민A 유도체인 레티놀 성분의 바르는 약은 몇 만 원대의 가격으로 콜라겐 형성과 주름을 없애는 데 확실한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봄·여름에 많이 찾는 오일 프리(Oil free) 제품도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전혀 오일 성분 같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는 성분도 많다고 경고한다.
화장품 평론가로 유명한 폴라 비가운은 보습제 성분으로 많이 쓰이는 △비타민E △팔미티산염 △스테아르산염 △스테아린산 △아크릴레이트 등을 피지를 악화시킬 수 있는 성분으로 꼽았다. 화장품 광고나 판매자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성분 표시를 보고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고현정처럼 뽀얀 피부를 원한다면
일부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과잉 사용은 피부 노화를 오히려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피부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관리는 노화 예방과 유지 정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피부 관리법은 무엇일까? '피부 미인' 고현정에게서 배우자. 고현정은 세수하는 데만 30분을 투자하고 웬만하면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피부 관리법도 비슷하다. 정성스러운 세안은 메이크업 잔여물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피부 톤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세안제는 되도록이면 합성계면활성제가 없는 수용성 클렌저를 선택한다. 천연계면활성제와는 달리 합성계면활성제는 피지도 유화시킬 정도로 강해 피부 보호막 기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또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고 모공을 넓히는 지름길이다.
노화 방지를 위해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필수다. SPF(자외선B 차단 지수)와 PA(자외선A 차단 지수) 숫자가 모두 표시돼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SPF 지수는 15~30 정도가 무난하다. 너무 많이 발라서 문제가 되는 다른 화장품과는 달리 자외선 차단제는 권장량의 10~50% 정도밖에 바르지 않고 있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는 색소 침착에도 영향을 주고 지루성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등 피부에 있어 모든 방면에서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클렌징 제품 대신 천연 비누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뿐 아니라 보디 제품에 대한 유해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각종 클렌징 제품의 경우 피부에 잠시 머물렀다 곧바로 씻겨 나간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지는 데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에 비하면 단가도 낮기 때문이다.
계면활성제, 방부제, 보존제, 인공 향료, 인공 색소가 들어간 보디 클렌저 대신 천연 비누를 직접 만들어 써보면 어떨까? 천연 비누 만드는 법은 백화점 문화센터나 복지관, 비누 공방 등에서 쉽게 배울 수 있다.
단, 여드름 피부의 경우 비누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비누를 고형으로 만드는 성분 자체가 모공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참고서적=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구희연&이은주·거름),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폴라 비가운·소담출판사)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은
화장품 성분 중에는 발암 물질이나 환경호르몬 등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08년부터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어떤 성분이 좋은 성분인지 나쁜 성분인지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음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유해 성분 20가지의 리스트다.
△디부틸히드록시톨루엔(DHT) △미네랄 오일 △부틸 하이드록시 아니솔(BHA) △소디움 라우릴황산염, 소디움 라우레스황산염 △소르빈산 △아보벤젠(파르솔1789, 부틸메록시디벤조일메탄) △옥시벤존(벤조페논-3) △이미다졸리디닐 유레아, 디아졸리디닐 유레아, 디엠디엠 히단토인 △이소프로필 메틸페놀(이소프로필 크레졸, o-시멘-5-올) △이소프로필 알코올(프로필 알코올, 프로페놀, 이소프로페놀, 러빙 알코올) △인공 향료 △티몰 △트리에탄올아민(TEA) △트리이소프로파놀아민 △트리클로산 △파라벤(파라옥시 안식향산 에스테르) △페녹시 에탄올 △폴리에틸렌글리콜(PEG) △합성착색료(황색4·204호, 적색202·219호) △호르몬류(에스트로겐, 난포호르몬, 에스트라지올, 에티닐에스트라지올) 출처=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