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드라마, 국내 기독교계에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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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드라마 작가 김수현이 쓰는 SBS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화제다. 이 드라마는 의사와 사진작가의 동성애를 본격적으로 다뤘고, 의사(송창의 분)가 가족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 장면을 내보낸 지난 23일 방송분은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도 남자주인공(이민호 분)이 동성애자라고 속여 여자주인공(손예진 분)과 동거하는 내용을 그렸고 진짜 동성애자(류승룡 분)도 등장시켰다.

   때마침 국내 기독교계에서도 동성애 문제를 다루는 논쟁이 전개되고 있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동성애를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는 듯한 표현은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찬반 입장은 선명하다.

   25일 교계에 따르면 보수적인 성향의 교회들을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는 최근 '동성애 미화, 사회를 병들게 한다'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교회언론회는 "동성애가 정상적 성 취향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고 전제하고 논평을 이어갔다.

   교회언론회는 "동성애의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비록 소수라고 하지만 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모호하게 하고 더구나 이를 미화하는 TV프로그램의 방영은 동성애에 대한 동정심을 넘어 심각하게 비호하는 측면이 있다. 동성애를 보편화하고 이를 용인하는 사회는 분명 건강치 못한 사회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가정의 기본은 남자와 여자로 구성되고 그 사이에서 자녀가 태어나고, 하나님이 설계하신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라며 "동성애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하는 논의도 있지만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치료를 통해서 얼마든지 이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기도운동단체인 에스더 기도운동(대표 이용희)도 최근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대로 TV드라마를 방치한다면 이 땅의 많은 청소년에게 동성애는 아름다운 것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항의메일과 항의전화보내기, 시청거부운동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반면 진보적인 재야 신학연구기관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다음 달 7일 서대문 안병무홀에서 미국 시카고 신학대 테드 제닝스 교수를 초청해 '교회와 섹슈얼리티 : 동성애 혐오를 넘어서'라는 주제의 특별강연회를 연다.

   제닝스 교수는 동성애에 관한 신학적 탐구를 하는 '퀴어 신학'의 창시자 격으로, 한국 동성애 인권운동에도 힘을 보태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야곱의 상처 : 고대 이스라엘 문학의 동성애적 설화' '예수가 사랑한 남자' 등의 저서도 유명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국내 신학계의 포용이나 논의는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젊은 신학연구자들의 모임인 'CAIROS'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등과 연대해 동성애에 대한 신학계의 논의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는 성공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하다. 미국성공회의 뉴햄프셔교구는 2003년 최초로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주교로 임명했고 LA교구에서는 지난해 말 동성애자인 메리 글래스풀 여사제가 부주교로 피선된 데 이어 이달 16일에는 부주교로 정식 서품돼 한바탕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성공회에서 가장 큰 이슈는 동성애자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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